[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민경기자]
"사자에 상"은 1946년부터 1974년까지 연재된 하세가와 마치코 원작의 후지 TV계 애니메이션으로, 1969년부터 지금까지 방영 중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쇼와 시대의 일반적인 가정상인 이소노/후구타 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 형식의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의 2356화는 유독 다른 화보다 성차별 논란이 많았던 화이다. 2016년 6월 19일에 방영되었던 2356화 중 '공통의 취미' 편에서는 주인공 사자에의 남편인 후구타 마스오가 사자에에게 같이 장기를 두자고 제안한다. 그러자 사자에는 마스오에게 '옷을 갈아입고 온다'고 하고, 이에 마스오가 "여자는 옷에 너무 신경 쓰니까 별로야." 라는 발언을 했다. 바로 이것이 화제가 된 것이다.마스오의 이 발언이 문제가 되자마자 인터넷 상에서는 이 발언의 여성혐오 여부에 대한 찬반양론이 들끓었다. 먼저 찬성 측의 경우 문제의 발언이 여성을 '옷에만 신경을 쓰는' 듯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는 여성 차별성 발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 측에서는 마스오의 저 발언 정도는 약과이며, 마스오의 아버지인 나미헤이의 뜨개질에 대한 편견, 그리고 아내인 후네를 대하는 태도 등에서 나타나는 여성 차별이 훨씬 더 심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렇다면 사자에 상에서 사자에와 다른 여성 캐릭터는 어떤 방식으로 묘사되는가? 가족을 중심으로 하여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많은 "사자에 상"의 특성상 대부분의 묘사는 가정생활에 중점을 둔다. 우에무라 카츠히코 (1998)에 따르면 "사자에 상"에서 후네와 사자에와 같은 여성 캐릭터는 주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고, 나미헤이나 마스오와 같은 남성 캐릭터는 힘을 사용하는 일과 경제 활동을 담당하는 전형적인 남/여성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과학기술의 발달과 시대상의 변화에 따라 이러한 경향이 점점 줄어드는 경향이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자에 상"의 배경이 되는 쇼와 시기는 점점 확산되는 여성 인권 인식과 이에 상충되는 에도 시대의 여성 차별적인 사고방식이 병존해 있던 시기로, "사자에 상"은 이를 잘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작가인 하세가와 마치코는 여성으로, "사자에 상"을 연재할 당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집필했다. 실제로 이를 증명하는 듯 작품의 배경이 도쿄로 옮겨진 후의 이소노 가의 구성이 실제로 하세가와 마치코의 옆집 가족 구성과 비슷한 것을 시작으로 하여 작중 여러 에피소드의 소재가 하세가와 마치코의 실생활에서 비롯되었다.
이렇듯 쇼와 시대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는 "사자에 상" 이나 당대 시대상과는 반대로 후구타 마스오가 아내인 사자에의 친가인 이소노 가에 거주하는 설정 등으로 보아 나름대로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리려고 한 것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사자에 상"은 당대 쇼와 시대의 전형적인 가정상을 잘 반영한 작품으로 볼 수 있으나, 쇼와 시대에서 헤이세이 시대로의 전환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를 적용하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사실상 이 작품의 최대 맹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하세가와 마치코가 사망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 원작을 진행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쇼와 시대의 여성 차별적인 가정생활을 보여줌으로써 헤이세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4기 김민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