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의 주인공인 허난 가니보는 선천적 거대 결장 증을 앓았던 14세 필리핀 소년이다. 선천적 거대결장증이란 장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가 제대로 분포되지 않아 장에 있는 내용물이 정상적으로 항문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그는 내장을 품에 끌어안은 채 살아와야 했다.
그는 어릴 적 인공 항문 수술을 받았는데 그때 생긴 인공항문이 소년의 장과 함께 체외로 노출되어 있었다. 또한, 소화과정이 원활하지 않은 그의 몸은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하였고 체중 또한 17~18kg에 그쳤다. 이러한 이유로 마닐라 출신의 의사가 제안한 수술 또한 불가능했다. 그 수술은 25kg 이상이 돼야만 했었는데 당시 허난의 체구는 일곱 살 아이와 비슷했다. 도보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였다.
온 종합병원 의료진들은 필리핀에서 보내온 허난의 진료기록과 사진을 보며 그의 건강 상태를 짐작했다. 사진 속 그는 116cm에 19kg인 왜소한 소년이었다.
소년은 1월 25일 한국 땅을 밟고 따뜻한 제주에서 기후 적응을 하였다. 설 연휴가 끝난 2월 2일 온 종합병원에 입원하고 6일에 수술을 받았다.
약 2시간 30분에 걸친 수술은 대단히 성공적이었고 허난의 몸 밖에 있던 장기들도 말끔히 사라졌다. 집도의인 최경현 진료원장은 이번 수술에 대해 '그의 발육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허난은 경찰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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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4기 김수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