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초, 트위터 트렌드에서 조금 독특한 검색어가 떠올랐다. 바로 '#이게_여성의_자취방이다'라는 해시태그였다. 다른 트렌드와는 조금 다른, 정말 뜬금 없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검색한 내용을 보면, 지금 사회의 이야기와 전혀 다른 내용은 아니었다.
사건의 발단은 자취방을 배경으로 했던 어느 한 남성 사진작가의 작품이었다. 보기 민망할 정도로 살을 드러낸 여성이 세탁기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 그 밑에 작가는 '친구의 자취방에서 방문 촬영을 한 이후 사람과 공간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성과 공간이라는 주제로 사진을 찍게 되었다.'는 내용의 설명을 적어 넣었다.
트위터에서의 반응은 뜨거웠다. 평소 자취하면서 여러 가지 사건들로 불안해 하던 여성들은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전혀 모르는 곳에서 신문 뭉치가 정기적으로 배달되어 오던 사람도 있었고, 남동생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평소에 틀어놓는다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이는 ‘남자가 자취하면 주변에서는 혼자 생활하면 필요한 것들을 조언해주는데, 여자가 자취하면 어떻게 창문을 잘 잠글 수 있는지 등을 조언해준다.’며 씁쓸해하기도 했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원효정기자]
실제로 필자가 ‘여자 자취’와 ‘남자 자취’의 검색어로 직접 검색을 해보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여자 자취를 검색한 결과 보안 문제, 집에 남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등이 검색되었다. 하지만 남자 자취를 검색한 결과 요리법, 인테리어 등이 검색될 뿐이었다. 관련 쇼핑 검색어 역시 비슷했다. ‘여자 자취’ 쇼핑 검색어는 생필품들과 함께 창문 안전 잠금 자물쇠가 검색되었지만, ‘남자 자취’ 쇼핑 검색어는 라면 등과 같은 생활 용품들만 검색되었다.
이렇게 자취하는 여성들이 불안해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 자취방을 ‘상품화’한 한 남성 작가의 사진은 과연 그가 보기에도 아무렇지 않은 행동이었을까? 앞으로 사회에 진출하면서 자취를 할 여성들이 언제까지 불안해하면서 살아야 하는 걸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원효정기자]
남자와 여자가 자취할 때에는 감수해야할 위험도 다르고 시선도 다른 것 같아요.
여성 자취생들에 대한 범죄사건도 적지않죠.
여성들이 불안에 떨며 자취하지 않는 날이 오기를..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