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외국어 고등학교에는 전부터 내려져 오던 독특한 전통이자 행사가 있다. 매년 3월 초 시작하는 선후배 간의 마니또가 바로 그 전통이다. 마니또는 ‘비밀친구’라는 뜻의 이태리어로 제비 뽑기 등을 통해 지정된 친구 몰래 그 친구의 비밀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전북외고에서는 마니또가 새 학년이 시작된 첫 주에 진행된다. 마니또의 대상은 1학년 신입생들과 2학년 선배들로 한 주 동안 각각 1학년은 2학년의, 2학년은 1학년의 마니또가 된다. 전북외고의 재학생들은 전공어별로 반이 나뉘는 외고의 특성을 이용해 각 과별로 나누어 마니또를 진행한다. 1학년 1반 학생들과 2학년 1반 학생들이 서로의 마니또가 되는 식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양원진기자]
학년이 서로 달라 자주 만나기가 쉽지 않아 마니또들이 하는 주된 활동은 선물과 편지를 전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각 반의 대표는 비밀친구에게 줄 선물과 편지들을 모아 한꺼번에 비밀친구의 반에 전달한다. 서로 편지와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일주일 동안 계속된다.
마니또 기간의 마지막 날 두 학년은 함께 모여 서로의 마니또가 누구였는지 공개한다. 그리고 각자의 마니또와 함께 점심을 먹고 2학년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며 마니또를 끝낸다.
이런 행사를 통해 전북외고 학생들은 선후배 간에 서로를 알게 되는 시간을 갖는다. 2학년 선배들은 신입생들에게 학교생활에 관한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며 학교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신입생들은 마니또를 하며 서로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쌓는다. 윤소정 학생(전북외고 18)은 마니또를 “마니또를 통해 선후배간의 유대관계가 돈독해지는 것 같고 마니또를 통해 여러 정보를 공유하면서 학교에 대해 더 알려줄 수 있어서 좋다”라고 평가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양원진기자]
학생들이 마니또를 하면서 주고받는 선물은 주로 과자와 짧은 쪽지 또는 긴 편지들이다. 몇몇 학생들은 과자 말고도 학용품이나 립밤, 핸드크림 등 다양한 선물들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매일 선물을 주고받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이 된다는 불만들도 종종 나온다. 이에 처음부터 선물은 하지 않고 서로 편지만 주고받는 방식으로 마니또를 진행하는 반들도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양원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