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승건 대학생기자]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 해리 케인의 거취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토트넘에 잔류할 것인지, 맨시티로 이적할 것인지와 관련해 여러 관심들이 쏠리고 있다. 20-21 시즌이 끝난 후 이번 리그 2라운드까지, 케인과 토트넘, 맨시티, 그리고 팬들 사이에서 여러 일들이 있었다. 해리 케인을 둘러싼 지난 한 달을 정리해보고, 앞으로 그의 거취는 어떻게 될 것인지 추측해보자.
‘I want to be ronaldo, messi.' 지난해 아마존에서 제작한 토트넘 다큐 ’all or nothing'에서 무리뉴 감독과의 면담 중 케인이 한 말이다. 지금의 상황에 머무르지 않고 메시, 호날두와 같이 꾸준히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커리어를 쌓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요지의 말이었다. 케인의 커리어에 대한 야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케인은 지난 20-21시즌, 리그에서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차지하는 대단한 활약을 보였지만, 정작 팀은 리그 7위에 머물며 어떠한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우승 트로피에 대한 야망이 존재했던 케인은 시즌이 끝난 후, 다니엘 레비 회장과 체결한 신사협정을 근거로 그에게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요청하였다. 케인이 주장한 신사협정의 내용은 이러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이 어떠한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할 시, 케인의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허용하도록 하겠다는 내용.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면서 공격수의 보강이 시급했던 맨체스터 시티가 토트넘에게 약 1600억 원가량의 이적료를 제시하며 케인의 영입을 희망하였고, 케인은 이에 신사협정을 근거로 맨시티로의 이적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레비가 기억한 신사협정은 달랐다. 그가 주장한 내용은 이러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어마어마한 금액의 오퍼가 아닌 이상,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내에서의 이적은 불가하고, 해외리그로의 이적만 가능하다는 요지의 협정이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신사협정은 정식 계약이 아닌, 말 그대로 ‘구두’ 계약에 불과했기에 효력이 존재하지 않고, 케인은 애초에 지난 2017년, 구단과 2024년까지 정식으로 재계약을 맺은 바 있었기 때문에 맨시티로의 이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구단과 케인 간의 갈등이 폭발한 것은 유로 2020이 끝난 후, 해리 케인이 3주간의 휴식을 받은 이후부터였다. 케인은 8월 2일 휴가를 끝내고 소속팀의 훈련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그날 그는 어떠한 사유도 없이 무단으로 훈련에 불참하였다. 이것을 두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적을 시켜주지 않는 구단에 대한 반항 및 이적을 시켜달라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표출한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평소 늘 성실하고 팀에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던 케인이 이러한 프로답지 못한 선택을 하자 전문가들과 팬들 사이에서 많은 비판이 잇따랐다.
침묵하던 케인이 입을 연 것은 5일 뒤였다. 다소 늦은 시기의 해명이었는데, 이 해명은 오히려 대중들에게 의아함을 자아냈다. 자세한 사항은 이야기할 수 없지만, 본인은 절대 훈련에 불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구단 측에서는 훈련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매길 것을 선언한 상황에서, ‘훈련에 불참한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반응들이 대다수였고, 결국 애매모호한 해명을 내놓으며 여론을 뒤집지 못하였다.
이러한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케인은 14일 팀에 복귀하였지만, 훈련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해 개막전 명단에는 제외되었다. 공교롭게도 개막전의 상대는 맨시티였다. 전력의 열세 속에서 토트넘의 승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으나, 손흥민의 결승골이 터지며 맨시티를 1:0으로 잡아내었다. 이렇게 되자 팬들의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케인 보고 있나’. ‘케인 없어도 할 수 있다’라는 식의 반응들이 나오며 팬들의 케인에 대한 여론은 최악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그러한 여론들이 지속되던 가운데, 마침내 지난 22일 열린 울버햄튼과의 리그 2라운드에서 케인은 교체 명단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선발로 출전했던 손흥민이 햄스트링 쪽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여 후반 70분경에 그와 교체되면서, 케인은 팬들로부터 어색한 복귀전을 치르게 되었다.
이적시장 마감일은 31일. 여전히 시간은 남아있다. 맨시티는 케인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토트넘에게 더 큰 금액을 제시하며, 마지막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울버햄튼 전이 끝나고, 케인이 많은 팬들에게 일일이 팬 서비스를 해주는, 다소 과도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의미심장한 팬 서비스를 보여주면서, ‘이것이 팬들에 대한 마지막 인사가 아닌가’하는 의견과, ‘훈련 불참으로 인해 뿔난 팬들에 대한 사과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라는 의견 등이 제시되었다. 레비 회장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여, 현재로서는 케인의 잔류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확신할 수는 없다. 맨시티가 제시할 최후의 제안을 토트넘이 받아들일 것인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7일 후, 케인이 입고 있을 유니폼은 어떤 색일 것인가.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3기 대학생기자 김승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