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이인황 대학생기자]
지난 21년 4월 프리미어리그 6개 구단, 라리가 3개 구단, 세리에 A 3개 구단 등 총 12개 구단이 참가를 확정하였다. 슈퍼리그에 참가한 12개 구단은 유럽 클럽 협회에서 탈퇴하였으며 UEFA에서 직책을 맡은 모든 클럽 관계자들이 사임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이는 각 리그 연맹들의 강렬한 반대와 로컬 팬들,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 축구 레전드들의 절대적 반대로 3일 만에 무산된다.
1. 창설의 배경
축구는 안정적인 수익 보장이 불가능한 스포츠 산업이다. 유럽에서의 공정의 의미는 피라미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여 누구든지 올라갈 수 있고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경쟁으로 이어져 지나친 지출로 귀결된다. 한 시즌만 실수해서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구단은 막대한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없고 부채는 증대된다. 그렇기에 빅클럽들 입장에서 유러피언 슈퍼리그(ESL)의 시스템은 굉장히 반가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의 JP 모건 약 7조 원 규모의 투자로 참가만 해도 3~4000억 원의 수익과 중계권료는 챔스(챜피언스리그)의 2배가량의 돈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슈퍼리그에서 전패를 해도 챔스에서 전승 우승을 한 것보다 더 많은 수익이 보장되었다. 이는 아스널의 감독이었던 아르센 벵거가 2009년에 슈퍼리그가 창설될 것이라고 예견한 것처럼 당연한 수순이었다.
2. ESL의 영향
첫 번째로 독점되었던 권력의 이동이 생긴다. 슈퍼리그가 창설되면 권력은 UEFA & FIFA에서 각 리그의 빅클럽들로 옮겨진다. 이는 돈이 이동한다는 것과 동일하다. 이미 유럽축구연맹과 국제축구연맹은 수익성 증대를 위해 경기 숫자를 늘려가고 있어 선수들과 구단의 부담감이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은 UEFA와 FIFA가 가져가고 있는 시스템에서 ESL의 창설은 온전히 이 수익을 구단들이 가져가게 한다.
두 번째로 시장의 세계화이다. 로컬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닌 축구 구단은 연고주의를 추구해왔다. 하지만 도시 기반 비즈니스는 현재 시장에서는 한계가 있다. 이미 아시아 시장의 진출을 위해 축구 경기의 시간대를 옮기고 유럽 빅클럽들이 프리시즌을 아시아에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는 자명하다. 그러므로 만약 슈퍼리그가 창설된다면 이는 미국 NBA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여 비즈니스 중심형 콘셉트를 따라가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 성공적인 진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슈퍼리그는 슈퍼리그 이외의 팀들의 가치 하락을 가져온다. 2015년도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레스터의 동화 우승 혹은 이탈리아 세리에의 아탈란타의 무서운 성장세 등은 사라진다. 모든 구단이 비슷한 조건에서 비슷한 규모의 지출이 공정하다고 보는 ESL에서 두 구단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리고 국가 자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미 축구는 넓은 보편성을 지닌 최고의 스포츠이다. 이는 국가의 산업 구조에서 큰 기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ESL이 시작된다면 소속 클럽들은 자연스럽게 ESL에 집중하고 리그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 이는 리그 경쟁의 약화로 이어져 수익구조의 쇠퇴 및 감소를 일으킨다. 그렇기에 로컬 팬들은 슈퍼리그를 반대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사람들의 즉각적인 정치적 지지를 얻을 수 있고 수익 감소도 막기 위해서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국가적 차원의 제재를 선언한 것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3. ESL의 미숙함
ESL은 사실 이렇게 일찍 출범될 거라 예견하진 않았다. 모든 전문가들은 슈퍼리그는 언젠가 시도될 거라 하였지만 올해는 아니었다. 시간을 앞당긴 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구단들의 수익 감소 및 부채 증가이다. 각 구단들은 팬데믹에 따른 수익 감소를 이겨낼 수 있는 방안이라 말하며 팬들을 설득하려 했지만, 국가적 차원의 재제와 팬들의 반발로 영국 리그의 구단들이 빠지는 것을 시작으로 결국 3개의 구단만 남게 되어 슈퍼리그는 실패로 수렴하였다. 제도의 개선점이 많았고 5대 리그의 모든 대표 클럽들을 설득한 것도 아니었으며 팬들을 설득할 근거 또한 부족하였다.
4. ESL의 남은 불씨
하지만 모두가 슈퍼리그와 비슷한 프로젝트는 언젠가 다시 시도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자본주의 세계에 살고 있는 현대에서 미국 NBA와 같이 강등이 없어 수익이 보장되며 돈이 몰리는 시스템을 포기할 리가 없다. 이는 유럽 사법 재판소가 7월 31일에 슈퍼리그 창설 멤버들에 대한 징계를 철회할 것을 명령하면서 박차를 가했다. 아직 슈퍼리그에 속해있던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세 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슈퍼리그 창설 프로젝트를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과연 남아있는 3팀의 성명처럼 슈퍼리그라는 최대의 혁명을 이룰 수 있을까? 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까?
앞으로의 ESL의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3기 대학생기자 이인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