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일,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최양규 교수와 최성율 교수 연구팀은 사람의 뇌를 모방하여 고도로 집적된 뉴로모픽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발표하였다. 이미 상용화가 완료된 실리콘 공정 기술을 이용하여, 사람의 뇌에 있는 신경세포인 뉴런과 뉴런 사이를 연결해 주는 시냅스의 특성을 구현한 것이다.
뉴로모픽 반도체(Neuromorphic chip)는 인간의 뇌 신경을 모방하여 만든 차세대 반도체로 딥러닝 등 여러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반도체이다. 기존의 반도체에 비해 성능은 뛰어나면서도 전력 소비량이 기존보다 1억 분에 1(약 20와트)에 불과하여 미래 반도체 시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때문에 최근에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KAIST 공동연구팀은 단일 트랜지스터를 이용하여 사람 뇌의 뉴런과 시냅스로 구성된 뉴로모픽 반도체를 구현하였다. 다른 뉴로모픽 반도체와 다른 점은 상용화가 완료된 실리콘 표준 공정으로 제작하여 그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는 점이다.
(○ 트랜지스터 : 전류나 전압의 흐름을 조절하여 신호를 증폭 시키거나 스위치(ON/OFF)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 세 개의 단자를 가지며, 한 단자에 의해 다른 두 단자 사이에서
흐르는 전류나 전압을 제어하는 기능을 하는 소자를 말한다. 구조는 밑의 그림과 같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한건호 대학생기자]
뉴로모픽 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인 뇌와 동일하게 어떠한 신호가 통합되었을 때 그 신호 사이의 연결성을 기억하는 시냅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회로를 토대로 구성된 시냅스는 그 집적도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대부분 표준 실리콘 미세 공정으로는 제작이 어려워 상용화가 어려웠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미 상용화가 되어 널리 쓰이는 표준 실리콘 미세 공정 기술로 제작이 가능한 단일 트랜지스터로 앞서 말한 시냅스의 기능을 모방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것을 8인치 웨이퍼에 적용하여 반도체를 제작하였다. 연구팀은 제작한 반도체로 사람 뇌의 기능을 일부 모방하여 글자 또는 이미지, 그리고 얼굴 인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하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기존 뉴로모픽 반도체의 집적도 개선과 생산 비용 문제를 해결하여 뉴로모픽 반도체 하드웨어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8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3기 대학생기자 한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