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 기자단 4기 김혜원 기자]
지난 18일 우리나라 리얼리티프로그램의 한 획을 그은 나영석 PD는 칸국제광고제(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The Power of Boredom: How Ordinary Can Be Extraordinary]를 주제로 연설을 했다. 삼시세끼는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송, 그저 먹고 놀고 자는 것을 보여주는 방송’으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그가 던졌던 질문은 ‘10일 동안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였다고 한다.
그는 KINFOLK 잡지를 예로 들며 KINFOLK의 잡지에서 말하는 것은 거짓이지만 그것은 거짓임을 숨기지 않는 거짓이며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방송 철학이라고 말했다. 그가 방송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은 사실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판타지이다. 즉 그것은 ‘실재적인 판타지(Realistic Fantasy)’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나영석은 이것을 '감당할 수 있는 판타지(Affordable Fantasy)'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 기자단 4기 김혜원 기자]
판타지는 우리 곁에 있다. 다만 가는 길을 못 찾을 뿐이다. 옷장 속으로 가면, 혹은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는 토끼를 따라서 가면 불현 듯 우리 앞으로 신비로운 세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인간은 늘 다른 세상을 꿈꿨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 세계는 언제나 이 세계를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다. 나영석 PD의 삼시세끼를 보면 시골에서 밥을 해먹는 내용이 전부이다. 그 시골은 지금이라도 차를 타고 가면 된다. 옷장이나 이상한 토끼를 발견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 시골로 가는 길이 그렇게 쉽기만 할까? 거기에는 삶, 혹은 일상이라는 보이지 않는, 그러다 단단한 벽이 가로막혀있다. 나영석 피디가 짓는 세계는 바로 그 벽 너머에 있는 판타지 세계다. 너무 익숙해서 마치 진짜처럼 보이는, 너무 아름다워서 우리의 마음을 사뭇 끌지만 결국에는 가짜인 세계이다.
우리 모두는 몹시 바쁘다. 생계유지, 미래를 위한 공부, 가족에 대한 책임, 직업인으로 사명감 등으로 인해 사람들은 잠시도 쉴 틈없이 움직인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이 같은 프로그램은 간접적인 체험을 하도록 하며 채우지 못했던 일상의 욕구들을 해소시켜준다. 나영석 피디가 만든 진짜같은 가짜 세계는 시청자들에게 ‘의미있는 휴식’의 시간을 준다.
다수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꾸며진 상황과 컨셉 때문에 시청자로부터 외면과 비판을 받았다. 프로그램사에서는 자신들의 프로그램이 조작되지 않은 것이라 주장하고 네티즌은 반박할 증거를 찾는다. 사람들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리얼 논쟁에 열중할 때 나영석 피디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판타지의 새로운 개념으로 정의한다. 현재 나피디는 알쓸신잡과 신서유기가 방영중이고, 올해 안에 삼시세끼 어촌편4가 방영 준비 중이다. 이번에는 또 어떤 판타지를 우리의 일상으로 가져올까?
https://www.youtube.com/watch?v=8zsYsZdrzeA
[The Power of Boredom: How Ordinary Can Be Extraordinary - Cheil Worldwide & CJ E&M]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 = 4기 김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