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기능의 변화는 보통 DNA 염기서열이 변화함으로써 나타난다. 그러나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나타난 유전자 기능의 변화가 유전되는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 있다. 바로 ‘후성유전학’이다. 후성유전학은 “한 세대에 특정하게 나타난 형질이 세대를 거쳐 유전될 수 있다”라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DNA 염기서열 변화 없이 어떻게 유전자 기능이 변화할까?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8기 여다은기자]
후성유전의 원인으로는 DNA 메틸화와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이 있다. DNA 메틸화는 DNA의 염기인 구아닌과 사이토신이 나란히 배열되는 부분(CpG)에서 사이토신 분자 5번 탄소에 메틸기가 결합하는 현상이다. 이 과정이 진행될 경우, 형질이 과하게 발현되거나 발현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히스톤 단백질은 염색사 구성 요소로써 DNA를 감싼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히스톤 단백질에 분자들이 엉겨 붙으면 모양이 변하여 DNA 유전 방식이 변화하게 되는데 이를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이라고 한다.
이제 후성유전의 예시를 알아보도록 하자.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네덜란드를 점령한 적이 있다. 이때 독일군은 네덜란드에 지역 봉쇄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 주민들은 외부와 단절되어 충분한 양의 음식을 섭취하지 못했다. 이때 당시 임산부 역시 기근을 겪어 태아는 충분한 양의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 출생 전에 기근을 겪은 사람은 당뇨, 고혈압, 비만 등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2배 더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일란성 쌍둥이의 개인적 특성이 다른 것도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과 DNA 메틸화에 의한 현상이므로 후성유전의 예시로 볼 수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8기 여다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