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나 웹 서핑을 하다 페이지에 `she/her/hers`와 같은 내용이 적혀있는 것을 발견한 적이 있는가? 바로 영어권 문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성별 인칭대명사(Gender Pronouns)’이다.
많은 사람이 학창 시절 영어 시간에 배운 삼인칭을 나타내는 대명사는 세 개였을 것이다. 여성이면 She, 남성이면 He, 사물이나 동물이면 It. 하지만 요즈음 영어권 문화에서는 자신이 태어난 생물학적인 성별에 따라 무조건 여성과 남성으로 나누어 부르기보다는, 사회적 성별에 따라 호칭을 불러 달라는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20기 홍소민기자]
한국의 경우에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그’라는 호칭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소한 개념일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 여성은 ‘그녀’라고 칭하고 남성은 ‘그’라고 지칭하는 것은 본래 한국에서 사용된 것이 아닌 외국에서 들어온 번역체의 영향이다. 하지만 영어권 문화에서는 성별에 따라 남성과 여성을 지칭하는 인칭대명사가 분명하게 분리되어 있으므로, 타고난 신체적인 성별과 다른 성별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신체적 특징만으로 자신을 남성, 여성이라고 판단하지 말고 해당하는 성별 인칭대명사를 써주기를 부탁하는 것이 바로 성별 인칭대명사이다. 실제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규정하고 싶지 않아 하거나, 규정할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은 중성 인칭대명사 ‘They/Their/Theirs`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왜 굳이 성별 인칭대명사를 사용하는 것일까? 이는 성 소수자들이 겪는 차별과 고통에 맞서고, 그들을 존중하기 위해서이다. 말하자면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왜 굳이 헷갈리고 귀찮게 새로운 인칭대명사를 사용해야 하냐고 불평할 수 있지만, 성 소수자들이 겪는 불편함과 소외감보다는 감수할 가치가 있는 불편함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의견이다.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과 폭력의 대상이 되는 성 소수자들을 지지하고 존중한다는 의미의 성별 인칭대명사. 그런 대명사부터라도, 성 소수자들 또한 같은 사람이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20기 홍소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