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등교, 누구를 위한 것인가
9월부터 경기도 지역 초·중·고교 90%가 시행에 들어간 ‘9시 등교’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지난 6월 의정부여중 3학년 학생들이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정책 제안을 올린 것을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받아들이면서 논란이 시작되었습니다. 9시 등교는 이에 앞선 5월 ‘인권 친화적 학교+너머운동본부’가 초·중·고교생 16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학생이 원하는 교육정책’ 1위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반면 보수 성향의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등교 시간을 정하는 것은 학교장 권리
라며 법적 대응을 거론했습니다.
중·고등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9시 등교에 대한 입장’을 조사한 결과 ‘9시 등교, 찬성한다.’에 대한 입장은 100명 중 30명으로 30%를 차지하며 ‘9시 등교, 반대한다.’에 대한 입장은 100명 중 61명으로 61%를 차지하고 있습니
▲우리학교 1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한 투표결과
다. 또한 ‘9시 등교, 잘 모르겠다.’에 대한 입장은 100명 중 9명으로 9%를 차지하였습니다. 9시 등교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습니다. 9시 등교에 대해 찬성한다는 학생 1은 “아침을 거르는 때가 많았는데 아침도 먹을 수 있고, 매일 아침에 시간이
여유로워서 좋은 것 같아요.” 라고 하면서 기뻐하였습니다. 반면, 학생 2는 “학교에 늦게 가게 되면 늦게 끝나니까 싫어요.”라고 비판적으로 말하였습니다. 9시 등교에 대한 문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학부모 1은 “원래는 딸이 아침을 굶고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학교에 가는 일이 많았는데 9시 등교를 시행하면 아침도 먹을 수 있고, 여유롭게 학교를 갈 수 있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였지만 학부모 2는 “맞벌이 가정 입장에서는 학교에 늦게 가는 아들이 걱정이 될 것 같아요.”라고 학부모 1과는 전혀 다른 입장을 표현하였습니다.
오른쪽 표와 같이 중·고등학생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물론입니다. 중·고등학생의 평균 수면시간은 한국 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 아동 청소년 인권실태 연구 2013 아동 청소년 인권실태조사 통계를 보면 전국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952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초등학생이 8시간 19분 중학생 7시간 12분, 고등학생 5시간 27분으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9시 등교를 시행하면 수면시간이 평균 1시간 정도 늘어날 수 있어 수업시간에 집중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상일고 ○○○양의 하루
반면 맞벌이 부모들은 자녀의 등교 공백시간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일찍 등교한 학생들을 위한 아침 프로그램을 준비하지 않은 학교의 학생들은 학업시간이 줄어들어 성적 부진이란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가 무성합니다. 수능이 오전 8시 20분부터 시작하는 만큼 고3 수험생에겐 생활 패턴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9시 등교 시행으로 수험생의 학습 리듬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9시 등교 정책이 장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제대로 된 검증과 충분한 연구결과를 가지고 시행됐다면 보다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9시 등교 정책이 단지 학생들의 아침 수면시간 보장만을 위한 것이 아니듯 학생들은 9시 등교로 좀 더 여유로워진 아침시간을 자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9시 등교 정책을 시행하는 학교와 경기 교육청은 그 효과와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KYP 인턴기자 이 지 원(cherry00001@naver.com)
기사 작성: 2014-09-25 17:15
(대전=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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