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 의한, 학생들을 위한 9시등교.
최근, ‘9시 등교’에 대한 찬반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 대립은 경기도 교육감, 이재정으로부터였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전부터 민주적 교육개혁을 주장하며 여러 공약들을 제시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그는 지난 7월 취임 후, 의정부여자 중학교 (이하 의정부여중) 학생들의 ‘등교시간을 늦춰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의정부여중과 봉담중이 ‘9시등교’의 문을 열었다. 이를 시작으로 경기도 2천 2백여 학교 가운데 90%가 넘는 2천여 학교가 뒤따라 시작하였으며 전북교육청은 다음 달 1일부터, 제주교육청은 내년 3월부터 등교시간을 30분에서 1시간가량 늦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25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여자중학교 학생들이 9시에 맞춰 등교하고 있다. (사진출처 : 한겨레) |
좋은 취지로 시작한 이 정책을 두고 두 집단간의 첨예한 찬반 논란이 대립되고 있다. 기독교 교사들이 모인 중립성향 교원단체인 ‘좋은 교사 운동’의 조사에 따르면 ‘9시 등교’에 대해 학생의 73.9%, 현장교사의 61.2%, 학부모의 56.4%가 찬성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 9시등교의 최대 장점은 ‘여유’다. 정신없이 보내던 아침시간에 여유가 생기면서 보다 충분한 수면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그동안 부족한 시간 때문에 거르던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수면시간도 늘어나면서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났다. 9시등교를 시행하는 학교들을 살펴보면, 오전엔 잠과의 싸움에 비몽사몽하던 전과는 달리, 9시등교를 시행하고 나선 그 학생수가 많이 감소했다고 한다. 9시 등교의 문을 연 의정부여중의 김OO 학생과 한OO학생은 “잠을 더 잘 수 있어서 좋다. (평소보다) 늦게까지 잘 수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매일 아침 새벽같이 나와야 했던 원거리 통학생들도 이 제도를 찬성하고 있다.
물론 반대 측이 제시하는 맞벌이 문제도 부정할 수 없다.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9시등교를 하게 된다면 부모들이 아이들을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에 경기도 교육감 이재정은 "맞벌이 부부들이 출근 후 일찍 학교에 보내는 아이들은 교장, 학부모 교사와 협의를 거쳐 학교에 세이프존을 설치하고 도서관, 음악감상, 동아리 장소 등을 마련해주고 또 일부는 아침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운동을 하는 등 여러 대책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아직 시행 초기라 대책안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점점 더 많은 대책안들이 시행한다면 맞벌이 부모들의 고민도 사라질 것이다.
첫 시행을 시작한지 어느덧 한달. 한달이 지난 지금도 ‘9시 등교’에 대한 찬·반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학생들에 의해서 시작된, 학생들을 위해서 시작된 ‘9시등교’가 서로간의 더 많은 소통으로 9시등교가 가지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에 맞는 대책안들을 마련하여 폐지가 아닌 개선을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길 바란다.
인명여자고등학교 1학년 황혜준기자(hwanghj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