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학교, 학생의 말을 귀담아듣는 학교, 학생이 중심이 되는 학교. 마땅히 바뀌어야 하지만 제자리걸음뿐인 학교를 앞장서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서산학생자치연합동아리 ‘너나들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서산학생자치연합동아리 ‘너나들이’는 충청남도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2015년에 만들어졌다. 지도교사인 부춘중학교 오수익 교사와 서령고, 서산여고, 대산고, 서산중앙고, 부석고 등 지역 내 고등학교에서 선별된 1, 2, 3학년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는 회장인 서령고등학교 2학년 조의행 군을 비롯하여 총 22명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까지 주요 활동으로는 ‘우리, 지금 여기 ‘나’로 살기 캠프(2015.12.19.)’와 ‘2016년 제 94회 어린이날 큰잔치 체험부스 운영 및 플래시몹 기획(2016.05.05.)’ 등이 있다.
‘너나들이’는 회의를 할 때 기본적으로 오픈 스페이스(Open Space) 토론 방식을 사용한다. 오픈 스페이스 토론이란 평등한 입장의 참가자들이 개방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서로 의견을 나누는 개방형 집단토론 방식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소외되는 학생 없이 활발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진다.
제 94회 어린이날 큰잔치 행사 준비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4월 13일 ‘뻘바람’에 모인 ‘너나들이’ 학생들은 이날도 오픈 스페이스 토론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벌써 반 년 가까이 함께 활동하며 다져진 서로 간의 신뢰로 안건을 처리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 놀라운 속도와 추진력을 보여주었다. 회의 내용과 차후 계획, 사진, 준비 사항은 네이버 밴드를 통해 온라인으로 공유하여 불가피하게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이라도 활동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면모 또한 보여주었다.
<지난 4월 13일 ‘뻘바람’에서 회의 중인 ‘너나들이’ 학생들의 모습>
철저한 사전 준비와 예행연습을 거친 ‘너나들이’ 학생들은 서산 호수공원에서 열린 ‘제 94회 어린이날 큰잔치’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직접 안무까지 만든 플래시몹도 만족스러웠으며, 팽이, 연필꽂이, 수첩 등 각종 전통 나무 공작품과 함께한 체험 부스, 기계를 가져와 즉석에서 만든 팝콘, 솜사탕도 행사에 참여한 많은 가족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너나들이’가 운영하는 체험 부스를 찾은 아이들>
<솜사탕 기계를 바라보고 있는 가족>
현(現) ‘너나들이’ 회장인 2학년 조의행 군은 “창설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성과는 적지만 천천히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 보다 크고 영향력 있는 단체가 될 것이다. 우리가 서산에 둘도 없는 학생 자치 동아리인 만큼,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 자치 문화 조성과 공익 실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또, 지도교사인 오수익 교사는 “지금 학교에는 학생의 일을 교사가 아닌 학생이 주가 되어 이끌어 나가는 자치 문화가 필요하다. 학교마다 학생회가 있지만 자치의 기능은 아쉬운 실정이다. 그러므로 우리 ‘너나들이’ 학생들이 앞장서서 신호탄을 터뜨리고, 서산을 넘어 전국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현재 많은 학교에서 대부분의 사항을 교사가 정하고 학생은 그 결정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설사 학생이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한다고 해도 큰 틀은 이미 교사가 정해놓고 세부 사항만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는 정도에 그친다. 학생이 주도하여 운영되는 학교는 극소수일 것이다. 우리들은 이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정작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성은 잘 느끼지 못한다. 이런 시점에서 ‘너나들이’처럼 용기를 지니고 소신을 실천으로 옮기는 학생들은 가뭄의 단비나 다름없다. 변화의 빗방울이 이 땅을 모두 적시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 = 3기 김승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