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리얼리즘에 반항한 모더니즘은 혁신이었다. 하지만 모더니즘은 짙은 보수성을 띄며 각각의 개성보다는 전통과 신화를 더 중요시했다. 이런 모더니즘을 벗어나고 싶어 했던 몇몇의 예술가, 철학자들이 모여 문화의 계급을 없애고 예술 각 장르의 폐쇄성 또한 없애려 노력했고, 그 결과로 생겨난 새로운 이념이 바로 포스트모더니즘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1960년대에 시작되어 지금까지도 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시대까지의 보수적인 것들을 타파하고 모든 것을 상대적으로 바라보아 정해진 규칙을 허물어버린 포스트모더니즘은 지금의 경제, 문화, 정치 거의 모든 면에서 발견할 수 있다. 문화면에서의 대표적 예시로 우리나라의 백남준이나 미국의 앤디 워홀을 생각해본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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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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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포스트모더니즘이 알게 모르게 우리 옆에 있는 동안 우리들의 사상, 생각도 많이 변화했을 것이다. 젊은 층일수록 보수보다 진보를 택하는 성향, 인권이 중요시되고 개성을 찾아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재에, 점점 화두가 되어가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하나 있다. 바로 ‘졸혼’이다. 졸혼은 단순히 말하면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을 가지며, 혼인관계는 유지하지만, 부부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념으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새로운 풍속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임하은기자]
졸혼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일본의 스기야마 유미코라는 사람이다. 그녀는 40대에 찾아온 남편과의 갈등 중에 첫째 딸의 제안으로 남편과 따로 살기를 시작하고, 주변의 다른 부부들은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는지 알고 싶어 인터뷰를 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자신들의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부부 생활을 하는 그들의 공통점을 졸혼으로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졸혼시대’라는 책을 써냈다.
이혼보다 좀 더 안정적인 졸혼은 아직 우리나라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일 것이다. 하지만 갈등을 겪는 중년 부부들이 졸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세계적으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만큼 졸혼은 점점 우리 삶에 보편화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고 아울러 결혼이 의무가 아닌 선택이 되어버린 현대사회에서 또 하나의 선택의 자리가 생긴 것이다.
졸혼을 알게 된 사람들 대부분의 생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졸혼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으로, 졸혼을 통해 자신의 삶에 좀 더 깊게 초점을 맞출 수 있고 그와 동시에 상대에 대한 배려를 잃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부정적으로 졸혼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졸혼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기적인 개인주의를 포장하는 말로 들린다며 이미 그렇게 사는 사람들은 많은데 왜 굳이 신조어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물론 두 의견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졸혼이라는 개념을 보기 전에 졸혼이 나오게 된 배경을 먼저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졸혼이 생기는 이유는 물질이 발달한 만큼까지, 아직 우리의 가치나 사고는 그까지 다다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격동하는 사회 속에서 빠르게 문명만 발전되었을 뿐, 우리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 물론 우리가 멈춰진 상태라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사회는 우리들에 욕심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앞에, 멀리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변해버린 사회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불평을 찾아 또 그것대로 희생하지 못하고 회의감에 휩싸여 버릴 뿐이다. 졸혼, 그것은 분명 우리 사회를 말해주는 단어이다. 어쩌면 배려, 어쩌면 현실도피.
이렇게 졸혼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만들어져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 한 번은 생각해보게 되어 오히려 우리들에겐 고마운 일이다. 한 시대가 어떤 갈래, 어떤 구조 안에 있는지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어떤 이성적 바탕을 두고 살아가야 할지 알게 되는 것이다. ‘졸혼’이 우리 사회 전부를 말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작지만 새로운 스타일 하나가 또 하나의 우리 사회의 대변인이 될 수도 있다. 돌아보면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그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한 거대한 사회이념과 상품과 문화 안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임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