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며 인터넷 서점에서 3주 연속 베스트셀러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영국 맨부커상에서 수상을 한 덕분이다. 노벨 문학상,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Man BookerPrize)은 1969년 영국에서 시작된 문학상으로 영국 연방국가 내에서 출간된 영문 소설 중에서 수상작을 선정한다. 2005년부터 맨부커 국제상(Man Booker Internation Prize)를 추가로 만들었으며 국가와 관련없이 영어로 번역된 최고의 문학 작품에 시상에 한다. 즉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받기 까지에는 '데보라 스미스(Deborah Smith)'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다.
데보라 스미스는 21년 동안 한국에 대해서는 접해본 적 이 없는 영문학도였다. 그녀는 번역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영국의 서점에가서 책을 둘러보던 중 이런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한국처럼 부유한 나라면 문학계가 활발할텐데 알려진 작품이 적구나.' 그래서 그녀는 2010년인 스물 한 살때 부터 한국어를 독학하기 시작했다. 한국 소설을 전문적으로 하는 번역가도 턱없이 부족했고, 특히나 그에게 한국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영어로 파악하기에는 너무 벅찼다.
그녀의 첫 번째 번역은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지 2년째 되어서야 시작했다. 그러나 그 번역은 그녀에게 너무나 불만족스러웠다. 그가 말하기를, "단어를 하나 걸러 하나씩 찾아봐야했던 끔찍한 실력"이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해서 공부를 해나갔다.
그러던 2012년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접하게 된다. 처음 번역한 작품을 회사로부터 퇴짜맞고도 다시 도전할 정도로 애착이 강했다. 결국 그의 이러한 집념은 영어로 번역된 비영어권 작품에게 주어지는 맨부커 인터내셜상으로 보상받았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경이롭다", "이 책이 영어로도 완벽하게 제 목소리를 냈다"며 극찬을 보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정가영 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수상 도중 데보라는 "한국엔 세계적 작가들이 많은데 아무도 몰랐다"고 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이 많지만 영어로 번역하기에는 한국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상을 못 받는 것이 일쑤였다. 예를 들면 매년 노벨문학상에 거론 되는 시인 고은같은 경우이다. 한국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던 어느 영국 젊은이였던 데보라의 이번 수상은 한국문학의 문학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데보라가 맨부커상 수상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 3기 정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