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내린 비로 가을이 한층 깊어졌다. 서울 한복판에서 금방 마주할 수 있고 무소유의 법정스님이 2010년 말년을 보내시다 입적하신 길상사의 가을도 깊어갔다. 길상사는 원래 우리나라 3대 요정 중 하나로 꼽히는 대원각이었다. 대원각의 주인인 기생 김영한이 법정스님의 "무소유" 철학에 감명받아 시주하게 되면서 지금의 길상사로 거듭나게 되었다고 한다. 언덕을 따라 걷다가 제일 끝자락에서 법정스님을 모시고 스님 저서 및 유품을 전시하고 있는 진영각에 이르렀다.그곳에서 생전에 스님께서 평소 앉아서 사색을 하셨다는 소박하고 투박한 닳고 닳은 의자에서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갑지고 고귀한 것이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들어가지 마십시오' 라는 글도 없이 가느다란 나무가지 하나 걸쳐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메세지 보다 강한 메세지가 전달되어 왔다.
[이미지 촬영=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강예린 기자,ⓒ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법정스님은 생전에 많은 책을 쓰셨고, 그중 대표작으로 '열반', '무소유' 등이 있다. 법정스님의 주옥과도 같은 글들은 많은 이들로부터 읽혀지고 지금도 감동의 글로 남아있다. 아직 접해보지 않았다면 독서의 계절 가을에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길상사에서는 매달 1회씩 '맑고 향기롭게'라는 제목으로 선수련회를 여는데 일반인들도 8시간 이상 참선을 하며 산사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템플스테이와 불도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누구나 가볍게 산책하며 마음의 휴식을 얻고자하는 이들에게 언제든지 열린 공간을 허락하고 있다. 만약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 홀로 명상하는 공간인 침묵의 집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바쁘게 사는 우리들에게 꼭 한번 필요한 공간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 3기 강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