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블랙박스·SNS 등의 발달로 조사와 검거, 추적이 수월해진 현대 사회에서도 한해 평균 300명 이상의 아동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스포츠 구단이 있다. 바로 야구구단 SK와이번스다.
SK와이번스는 2007년부터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인 ‘스포테이먼트’ 마케팅으로 팬들과 소통해왔다. 2016년에는 ‘희망 더하기’라는 모토로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색다른 캠페인을 진행한다. SK와이번스 홈경기에서 선수들의 유니폼 등판에 선수 이름 대신 실종 아동의 이름을 새긴 채 경기에 출전하는 게 대표적이다.
SK와이번스 관계자는 “실종 아동의 이름을 알리고 팬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실종 아동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기업의 수많은 공헌활동 중 실종 아동 관련 캠페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 “찾기도 힘든데 무엇 때문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 이도 있었다. 나 역시 실종 아동 찾기 관련 홍보물을 보면 안타깝다는 연민을 느끼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희망 더하기 캠페인은 그런 생각을 바꿔놓았다.
지난 6월 23일. LG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프로야구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실종 아동 관련 캠페인, 희망더하기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평소 SK팬인 나도 인천에 들러 관람했다.
SK와이번스는 이날 경기 전 야외 광장에서 아동 실종 방지를 위한 지문등록 캠페인을 실시했다. 그라운드에서는 인천지방경찰청과의 실종 아동 방지 업무 협약 식을 진행하였다.
경기가 시작되며 그라운드로 나오는 와이번스 선수단의 유니폼 뒤에는 실종 아동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선발투수는 정유리 아동, 불펜투수는 이동훈 아동, 포수*1루수는 최준원 아동, 내야수는 모영광 아동, 외야수는 최솔 아동)
이날 SK와이번스는 팀에이스 김광현 선수의 9이닝 완투승으로 10대 2 승리를 가져왔다. 호투를 펼친 김광현 선수는 “제가 완투승을 해서 불펜 투수들의 유니폼에 새겨진 이동훈 아동의 이름이 노출되지 않아 미안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SK와이번스의 희망더하기 캠페인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계속 되었다. 희망더하기 경기에서 사용된 선수들의 실착 사인 유니폼을 구단 사이트를 통해 자선경매에 붙였고, 모인 기금은 캠페인을 공동으로 진행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실종 아동 찾기 기금으로 지원했다.
1차 캠페인을 통해 SK와이번스는 프로야구 팬들에게 실종 아동 찾기에 동참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기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SK구단에서는 8월 3일 2차 희망 더하기 캠페인이 진행 될 것이며 이번 캠페인의 콘셉트는 ‘동참’이라고 예고했다. 희망 더하기 캠페인이 어떻게 계속 진행될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2차 희망 더하기 캠페인이 진행되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으로 향했다.
캠페인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는 경기 시작 전 1루와 외야 게이트에서 미아방지 스마트밴드 360여개를 입장 아동에게 나누어 주었다. SK구단은 A4용지 크기의 종이에 ‘홈인’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캠페인카드 4000장을 입장 게이트에서 나누어 주었다.
27명의 와이번스 선수들만 유니폼 뒤에 실종아동의 이름을 새겼던 1차 캠페인과는 달리 2차 캠페인에서는 김용희 감독의 제안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 전원이 참여 하였다. (김용희 감독, 김원형 코치, 선발투수가 이동훈 아동, 김성갑 수석코치, 조웅천 코치, 불펜투수가 김도연 아동, 박경완, 후쿠하라 코치, 포수 및 1루수가 김하늘 아동, 박진만, 손지환 코치와 내야수가 서희영 아동, 정경배, 김인호 코치와 외야수가 이명화 아동)
경기 시작 전 선수단 전원은 각자 유니폼에 새겨진 실종 아동의 이름을 적은 캠페인 카드를 들고 더그아웃 앞에 자리했고, 관중들은 각자 자리에서 일어나 캠페인 카드를 들고 실종 아동 무사 귀환을 기원했다.
이날 SK와이번스는 선발 투수 박종훈 선수의 호투로 8대 4로 승리했다. 경기 후 박종훈 선수는 “경기 시작 전부터 오늘 이름을 달고 있는 이동훈 아동의 이름을 좀 더 오래 보여줄 수 있게 잘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SK는 화장실·매점·매표소 등의 구장 내 주요 시설에 실동 아동의 정보가 담긴 홍보물들을 비치하여 야구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으며 영상을 제작해 구단SNS·포털사이트·빅보드 등을 통해 상영하고 있다.
경기장을 둘러보며 캠페인에 동참한 롯데 자이언츠 팬 김모씨는 “평소 와이번스의 팬은 아니지만 이번 캠페인을 통해 와이번스가 왜 명문 구단인지 알게 되었다. 앞으로 더 많은 구단에서 이런 캠페인을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기 중 열렬히 응원하던 SK와이번스의 팬 박모씨는 “프로야구 인기가 점점 더해져 가는 가운데 뜻깊은 행사가 진행되어서 기쁘다. 마지막이 아닌 시작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기 후 SK는 구단의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포수 후면석에 희망 더하기 캠페인을 알리는 홍보 보드를 설치하고 빅보드를 이용해 홈경기 마다 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을 홍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K구단은 현장 이외에 희망 더하기 손 글씨 릴레이 온라인 캠페인도 함께 진행한다. 팬들이 자신의 손 글씨를 SNS에 해시태그를 걸어 게시하며 동참하는 것이다. 손 글씨 1000개가 모이면 SK구단에서는 인천 지역 어린이집 10곳의 어린이 들을 대상으로 미아 방지 팔찌를 기부한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최호진기자]
7월 30일 주장 김강민 선수의 손 글씨로 시작된 캠페인엔 8월 9일 까지 총1033명(흐릿한 사진 제외)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끝났다. 캠페인 경기를 관람할 때에는 직접 캠페인에 참여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손글씨 쓰기 릴레이에 참여하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희망 더하기 캠페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포털 사이트와 협력해 실종 아동 찾기, 희망 더하기 배너를 열고 개인별 포스트를 구축해 실종 아동 프로필과 사진 등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SK와이번스는 앞으로도 더 많은 이벤트를 통해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3기 최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