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튜어트 밀은 자신의 저서 자유론에서 그 어떤 의견이든 자유롭게 표출될 수 있고 똑같은 비중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주장의 담긴 내용들이 빛을 발할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이토록 자유를 절대적 권리로 규정하는 까닭에는 개인의 개별성을 보장하고자 함이 있다. 개별성은 행복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개개인이 검열의 위협이나 관습의 맹목적 추종에서 벗어나 자신의 다양한 선호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의 맥락에서 그는 진리에 대한 확신과 여론에 의한 호도를 몹시 경계했으며 개인의 욕망과 충동의 개별성이 발현되는 사회야말로 건강한 사회라고 하였다. 자유가 가지는 모순점 혹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간과 사회 전반을 위해 자유, 그리고 개별성은 꼭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존 스튜어트 밀의 주장이 현 한국 사회에 어떤 처방을 내릴 수 있을까?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4기 임효주기자]
현재 한국 사회의 가치 판단의 기준은 유용성이 되어가고 있다. 어떠한 사상이나 주장을 지지하는 이유가 그 주장이 옳아서라기보다는 사회의 복리를 위해, 유용성에 기반을 한 바람직한 선택이라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사는 것이 힘들다는 이유로, 정작 중요한 사안이나 문제에 대해서는 토론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한 채, 효용이라는 논리가 지배적이게 되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하자면, 진리인지 아닌지보다는 유용성을 기반으로 토론의 자유가 억압되는 것이다. '이것이 효율적이야, 이것이 사회적인 효용을 주기 때문에 이는 토론의 대상이 아니야.' 효용성을 바탕으로 현명한 선택을 내리는 듯 보일 수도 있지만, 존 스튜어트 밀이 말했듯 이는 결국 ‘내 생각은 결코 틀릴 수 없다.’라는 과신이 형태를 달리한 것에 지나지 않다.
또한 이와 함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효용의 논리를 기반으로 한 확정된 결론들의 확산이다. 확정된 결론이 위험한 까닭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를 꼽자면 이분법적 사고, 흑백 논리의 확산이다. 하나의 결론이 옳은 것처럼 유용성을 바탕으로 결론지어진다면, 이는 결국 명백히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 진리를 따져 물어야 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논리와 진리에 대한 논의가 부재한 채 양극단의 입장으로만 치닫고 소통이 결여되는 결과를 야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 이러한 소통의 결여, 이분법적 사고의 성행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양극단의 논리는 사회 전반의 공론화에 대한 피로도를 쌓이게 하고, 건강한 토론을 가로막는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의 추구가 방해받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피로할지라도, 모순적으로 느껴질지라도, 존 스튜어트 밀은 한국에게 자유를 추구할 것을 당부한다. 그 피로와 모순으로 의견을 억압한다면, 이는 공정하고 엄밀한 평가를 가로막을뿐더러 정말 필요한 생각의 날개를 꺾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존 스튜어트 밀은, 당장의 효용보다는 미래의 자유를 외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14기 임효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