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11월,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에서는 김해 부경동물원의 동물 사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동물원법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하였다. 다음 해인 2015년 11월 8일, 민간에서 11년 동안 키워진 게잡이 원숭이 '삼순이'에 대한 방송이 방영되었고 멸종위기종인 삼순이가 보호받기 위해 가게 된 김해 부경동물원과 이후 삼순이의 근황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게 되었다. 하지만 삼순이가 생활하는 열악한 환경과 야윈 삼순이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김해 부경동물원은 사람들의 질타를 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2년이 지난 현재, 김해 부경동물원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촬영한 김해일반산업단지.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최희수기자]
2017년 8월, 직접 김해 부경동물원을 방문해보았다. 김해 부경동물원은 김해일반산업단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동물원에서도 공단이 눈에 띈다.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동물들을 위한 냉방장치는 없었다. 동물들은 유리 창문을 한 우리 안에서 더위에 지쳐 낮잠을 자거나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었다. 더운 환경에 노출된 야외방사장에는 늑대들이 지쳐 누워있었다.
야외에서 초식동물을 위한 먹이는 판매하고 있었지만 육식동물을 위한 먹이는 판매하지 않아 좁은 우리에 갇힌 하이에나 한 마리는 사람이 다가오자 먹이가 들어오는 입구에 머리를 박는 행동을 반복했다. 일본원숭이 또한 사람이 다가오자 소리를 지르고 유리창을 두드리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였으며 이로 인해 몇몇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최희수기자]
어두운 실내 전시장에서는 좁은 우리 안에서 동물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어린 아이들 중에서 유리 창문을 두드리는 등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행동을 하여도 이를 제지할 동물원 관계자는 없었다. 또한 사자와 표범이 있는 맹수 전시관에는 먹이체험을 위한 관계자 2명을 제외한 안전 요원은 없었다. 좁은 공간에서 암사자와 수사자가 동시에 생활하였으며 우리 구석에는 오래되어 말라버린 배설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2014년 동물자유연대에서 개선을 요구한 먹이체험 먹이의 양과 급여 횟수 제한 또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아이들은 관심이 가는 특정 동물에게만 많은 양의 먹이를 주었으며, 반면 먹이를 하나도 먹지 못하는 동물도 있었다. 먹이체험을 현장에서 안내하거나 어린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제지하는 직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스스로 경남 초대형 동물원이라고 자부하는 김해 부경동물원, 동물들의 규모와 관람객의 수 또한 중요하지만 그만큼 동물들의 복지도 중요하다. 2015년 김해 부경동물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게잡이 원숭이 ‘삼순이’는 다른 곳으로 이동되었지만 나머지 동물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관람객이 즐거운 만큼 동물들에게도 즐거운 동물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5기 최희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