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화여대 직장인 단과대 설립에 대해서 분쟁이 있었다. 대학생들은 직장인 단과대 설립이 질 낮은 교육을 통한 학위장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학교 건물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에 이대 학생들이 학교의 위상이 떨어질 까 봐 그러는 거 아니냐라는 추측도 있었다.
인터넷에서는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라는 대학별 서열을 나눈 글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는 대학별 순위가 존재 한다. 입시도 상대평가 방식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더 높은 등급의 대학에 가려고 치열하게 공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외에서 보기 힘든, 0교시, 야간 자율 학습, 주말 자율 학습, 방학 자율 학습 등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오성용 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힘들게 대학에 입학해서도 끝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대학 중 공립대학 비율은 낮은 반면 사립대학의 비율이 높다. 따라서 높은 수준의 사립대학 학비를 내야 한다. 우리나라의 의무교육은 중학교까지 아닌가? 대학은 선택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대학은 필수라는 인식이 있다.
고학력자가 불필요하게 늘어나는 학업 인플레이션은 사회적 문제이다. 또한 고졸 근로자와 대졸 근로자의 임금 차이는 약 두 배 정도다. 우리나라의 구직자 특별전형은 우리 사회가 대학 졸업장을 요구한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마인드 더 갭'이라는 영국을 소개하는 책에서는 영국의 육체노동자들은 중산층 이상의 생활이 가능하다고 나와 있다.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점은 고려 해봐야 한다.
그렇다면, 법적으로 교육이 시민의 권리인 독일은 어떨까? 독일 대학에 입학을 하려면 김나지움이라고 불리는 인문계 고교를 졸업해 아비투어라는 논술, 구술형 대입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아비투어(수능)에 통과하면 각 대학에 지원을 하고 대학은 성적별로 학생들을 순위 매겨 정원 만큼 자른다. '교육이 권리라 하면서 김나지움 졸업 안 하면 대입 자격이 없고 무조건 입학하는 건 아니잖아?'라는 의문점이 생길 수도 있다.
인문계고를 진학 안 하고 9학년까지 있는 하웁트 슐레(중학교)나 10학년까지 있는 레알슐레(특성화고)를 졸업하면 인문계고인 김나지움에 입학해서 2~3년 정도 공부(학년을 맞추기 위해)하고나서 아비투어를 시험 볼 수 있다. 만약 대입 지원에서 탈락하더라도, 기다리면 입학할 수 있다. 독일 대학은 정원이 넘쳐 탈락한 지원자가 다음 해 혹은 더 기다리면 입학 할 수 있도록 하는 전형이 있다. 또한 대학 별 순위가 없기 때문에 더 높은 등급의 대학을 가려고 발악할 필요가 없다. 대입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다. 물론 대학 학비는 무료다.
그러면 역량을 갖추지 못한 대졸자가 많아지는 거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독일 대학은 강제퇴학으로 악명이 높다. 독일대학의 졸업률은 30퍼센트(통계전문업체 슈타티스타)로 저조하다. 입학률은 60퍼센트인데 반해 졸업률은 30퍼센트다. 따라서 독일교육은 많은 기회를 주지만,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졸업은 할 수 없다.
대학 순위도 입학이 어려운 정도로 나눠지는 추세에, 교육에서 입학 혹은 졸업 '뭐시 중헌디?'라고 묻고 싶다. 또한 독일의 교육 받을 권리에 대해 한국 교육계 및 정치에서도 고려해봐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오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