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3기 김현구 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지난 5월 11일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은 전체 관객수 6백만여명을 넘어서는 등 성공적인 흥행 성과를 보여주어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칸 영화제에서도 기립 박수를 받은 이 작품은 배우들의 연기력 뿐이 아닌 연출과 스토리 면에서도 극찬을 받고 있다.
잔인한 장면이 상당히 많고, 오컬트 공포 영화라는 다소 낯선 장르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성공적인 흥행 기록을 세웠지만, 칸 영화제에서의 극찬과 달리 일반 관객들에겐 "짜임새 있는 작품이다, 명작이다"와 "결말이 이해가 안된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등으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허나, 이러한 반응은 감독이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선택한 플롯 장치인 '맥거핀'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나홍진 감독이 고의적으로 어느 정도는 의도한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맥거핀'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에 의해 고안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창작물에서 쓰이는 장치이다. 한 기자가 히치콕 감독에게 "저기 벽에 걸려있는 것은 무엇이냐"라고 묻자, "스코틀랜드에서 사자를 잡을 때 쓰는 '맥거핀'이라는 물건"이라고 대답했고, 그 기자가 다시 "스코틀랜드에는 사자가 없지 않느냐"고 묻자 "그럼 맥거핀은 아무것도 아니겠군요"라고 답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맥거핀'은 관객을 속이기 위해 내용상 삽입되는 장치들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맥거핀에 시선을 빼앗기게 되고 그것에만 몰두하게 되며, 그것이 내용상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영화가 끝난 뒤엔 사실상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영화 곡성에선 환각을 유발하는 독버섯의 실체, 무속인 일광의 정체, 무명의 정체 등 영화가 끝난 뒤에도 밝혀지지 않는 것들이 많아 관객들로 하여금 수많은 의문을 남겨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든다. 이처럼 '곡성'은 맥거핀의 활용이 특히 많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영화 평론가 김성훈은 '곡성'을 본 뒤 "맥거핀을 쌍절곤 돌리듯이"라고 한줄평 하기도 했다. 의문을 남기는 영화의 결말과 관련하여, 한 인터뷰에서 나홍진 감독에게 영화가 나타내고자 한 의도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 영화는 '혼돈'을 매우 중요한 소재로 채택하고 있다. 극중 인물이 혼란을 겪는 것처럼 여러분도 혼돈을 경험하길 바란다. 작가의 숨은 의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를 보고 복잡하겠으나 그것이 의도인 영화인만큼 집착하지 않길 바란다. 혼돈 끝에 생각을 굳혔다면 그것이 여러번의 생각이고 결말이다. 나는 그것을 지지한다"
한편, 이 영화는 "절대 현혹되지 마라", "미끼를 물었다"가 마케팅 문구로 활용된 것 또한 눈에 띈다. 이 문구는 관객들에게 의심을 유도하는 작품의 수많은 맥거핀들에 속지 말라는 감독의 의도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 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3기 기자 김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