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기판(웨이퍼, wafer) 위에 반도체 회로를 새겨 넣어 만들어진다. 이 웨이퍼는 거의 모두 실리콘으로 만들어지는데, 실리콘이 구하기 쉬운 소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실리콘을 이용하여 웨이퍼를 만드는 과정을 간단하게 나타내면 밑의 그림과 같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한건호 대학생기자]
그러나 이렇게 구하기 쉬운 실리콘에도 단점이 존재하는데, 실리콘으로 만든 반도체의 회로 폭이 수 나노미터 단위로 좁아지게 되면 반도체 내의 전자가 의도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터널링 효과(Tunneling effect)'가 나타난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초미세 반도체 제작을 위한 실리콘 대체물질 후보로 그래핀이나 흑린 등 2차원 소재의 연구가 한창이지만, 아직 상용화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펑 딩 기초과학연구원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 연구팀은 베이징대 등 중국의 연구진들과 함께 또 다른 2차원 소재인 전이금속 디칼코게나이드(TMD)의 대면적 단결정 성장에 미치는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이용하여 웨이퍼 크기의 단결정으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에 발표하였다. (※TMD : 황, 셀레늄, 텔레늄 등의 칼고켄 화합물과 전이금속으로 이루어진 반도체 물질.)
연구팀은 기판의 재료를 적절하게 선택하면 모든 2차원 재료를 대면적 단결정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를 이용하여 연구팀은 이황화몰리브덴, 이셀레늄화텅스텐, 이셀레늄화몰리브덴 등의 TMD를 웨이퍼 크기의 대면적으로 제작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는 기존의 실리콘을 이을 새로운 반도체 소재의 실용화를 매우 빨리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김성균 기초과학연구원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선임연구원은, "결정 형성 초기 단계의 핵 생성과 성장에 대한 메커니즘을 발견한 것이 주요 성과"라며 "모든 반도체에 이 소재를 적용할 수 있지만, 우선은 메모리 반도체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위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리지' 15일 자에 실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5기 대학생기자 한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