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6월 16일에 신청이 마감된 2017 전국 고등학생 토론대회 경상북도 지역 예선에서 다루었던 토론 논제 중 하나는 'AI 시대의 미래는 긍정적이다'라고 하는 논제였다. 또 본 기자가 재학 중인 문창고등학교의 교내 토론대회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AI가 불러올 미래는 긍정적이다'라고 하는 논제로 토론대회를 개최하였다. 2016년 3월, 알파고가 이세돌에게 바둑으로 승리함으로써 시작된 엄청난 파동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도 속속들이 AI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미지 제공=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http://gb.nec.go.kr/gb/sub3.jsp?brdType=R&bbIdx=38840),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전국 고등학생 토론대회 경상북도 지역 예선 토론 논제 제1안이 인공지능과 관련된 논제이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은 아직 정리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누구는 AI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 분명 여러 번 겪었던 기술 혁신이지만 왠지 모를 미시감으로부터 오는 공포심이 있을 것이며, 반드시 다가올 미래이기에 확신감으로부터 오는 공포심 역시 있을 것이다. 여기에 반해 또 다른 누군가는 인공지능을 굉장히 낙관적으로 바라본다. 앞서 존재했던 기술혁신으로부터의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이다. 기술은 좋은 것이라는 결론 말이다. 둘 중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일단 2가지씩만 들어보도록 하자.
인공지능을 무서워해야 한다니깐?
인공지능은 우리의 일자리를 앗아간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것은 가장 흔히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기업가들이 능력이 좋지만 돈은 받지 않는 인공지능 대신 실수가 잦고 돈도 받아 가는 인간을 택하는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실제로 WEF(세계경제포럼)에서 2016년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는 세계 고용의 65%를 차지하는 주요 15개국에서 2020년까지 2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나지만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결국 약 500만 개의 일자리가 소멸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WEF 창립자 클라우스 슈밥은 이것이 보수적으로 예측한 것이라며 실제 감소 폭은 더 클 것이라는 말을 하였다. 게다가 한국고용정보원에서 2016년 6월부터 9월까지 약 3개월 동안 우리나라 인공지능·로봇 전문가 21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AI와 로봇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 설문조사에서는 현시점에서 우리나라 전체 직업 종사자의 업무 중 12.5%를 인공지능 또는 로봇으로 대체가 가능하며 심지어 2025년도에는 70.6%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국 보스턴 대학의 제임스 베센 교수는 은행직원을 없애지 못한 ATM을 예로 들며 직업이 소멸한다면 고용이 줄어들지만 부분적으로 자동화가 이루어지는 직업에서는 반대로 관련 노동이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OECD에서 발표한 연구에서도 소매 판매원을 예로 들며 판매원들의 직업 대체 위험도는 92%에 육박하지만 직무를 기준으로 본다면 컴퓨터가 대체하기 어려운 일을 하는 판매원이 96%를 차지하기에 컴퓨터는 겨우 4%에 불과한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면서 현재 나오고 있는 여러 연구가 꽤나 과장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악용될 우려가 너무나 크다.
인공지능이 무기화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염려하는 것은 과한 것이 아니다. 애초에 인공지능 개발과정에 있어서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지원이 있었고, 이 지원은 미국이 인공지능을 국방자원의 한 축으로써 사용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인간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소위 '킬러 로봇'에 대한 개발이 각국에서 진행 중에 있으며, 러시아는 2016년 국경에 주변 6km 내의 드론과 같은 물체를 저격할 수 있는 로봇을 배치하였으며,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무인 전투 로봇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미국은 적 공격 능력이 있는 무인 전투함 등을 개발해 놓았으며 이스라엘 역시 소형 킬러 로봇을 운영 중이다. 게다가 이런 인공지능 기술을 IS나 다른 무슬림 무장단체들이 인공지능을 테러나 공격에 이용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존재한다. 이런 것에 대해 우려를 하던 인공지능 국제회의(IJCAI)에서는 2015년 7월 서한을 발표하였는데, 그 서한은 인공지능이 추가된 로봇을 무기화하는 것을 반대하는 내용이 담겨있었으며, 이 서한에서는 2587명의 인공지능 로봇 개발자들을 포함하여 1만 7972명의 유력 인사들이 동의하였고, 그중에는 스티븐 호킹 박사와 엘론 머스크 등도 포함되어 있어 화제가 되었다.
여기에 대해 반대 입장을 지닌 사람들은 오히려 인공지능이 개발됨으로써 인간 사상자가 줄어들 수 있고, 인공지능이 개발되어 감에 따라 오히려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위험이라기보단 도움일 거 같은데?
인공지능이 인류의 과학 기술이나 연구에 미치는 효과가 대단할 것이다.
인류는 여태까지 꾸준히 발전해왔지만 그 발전의 모습은 지수함수의 모습으로 발전해오는 것 같았다. 발전 속도는 근래 들어오면서 계속해서 빨라졌고 19세기 산업혁명 이후에는 정말 폭발적으로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과학 연구나 기술 개발 등 인간의 사고 과정의 최고봉 격인 일을 처리하는 데 점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이제는 과거와는 달리 혼자 처리할 수 있는 연구나 개발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보다 더 빨리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각 분야에 적절히 도입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IBM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과학자들은 보통 1년에 걸친 조사 끝에 타깃으로 삼을 단백질 하나를 찾곤 했지만, 대표적인 인공지능인 IBM의 왓슨은 무려 7만 건의 과학 논문을 분석하여 다수의 암과 관련된 중요한 단백질인 p53을 변형시키는 단백질을 단 몇 주 만에 정확하게 찾아내, 약물이나 기타 치료법의 효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됐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줄 것이다.
어느 분야이든 상관없다. 의료 분야에서 있을 수 있는 오진이나 실수를 줄이기 위해 이미 왓슨이 암 진단이나 약물 임상실험에 이용되고 있고, 골 연령 측정 등 그 외에도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그 정확성은 인간보다 앞선다는 평가이다. 그리고 인공지능 헬스케어 서비스는 IoT 기술과 적절히 융합되어 환자의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여 환자의 상태를 빠짐없이 체크할 수 있고 환자를 위한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여 의료의 질과 진료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 굳이 로봇이 아니더라도 인공지능 자체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인공지능이 아이들을 돌보면서 가정에서 육아를 돌볼 여력이 없던 부모들은 육아와 관련하여 한숨 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015년 무려 138만여 명에 달하던 독거노인들에게도 보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노인들의 위험을 감지하거나, 노인의 말벗이 되어주는 등 훌륭히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육아 부담으로 인한 저출산이나 고령화로 인해 생기는 사회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게다가 인공지능을 통한 번역 서비스나, 마케팅 분야, 자율 주행 분야, 사이버 보안 분야 등 많은 분야에서 상용화될 예정이거나 일부는 상용화되어 활약하고 있다.
위의 2가지 낙관적 의견에 대해 반대 입장을 지닌 사람들은 이런 이득으로 인해 오히려 의도치 않았던 부의 집중이 발생할 것이며, 그 외에도 부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건들의 위험성이 더 크다는 의견이다.
당신은?
이 세계는 저 두 부류의 사람. 즉 낙관적 의견의 사람과 비관적 의견의 사람만이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바로 당신이 살아가고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세계이다. 여기에 대해 관련이 없다고 시선을 돌리고 생각을 해보지 않는다면 결코 인공지능으로 인해 당신에게 가는 이득은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 인공지능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건 어떨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4기 장영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