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한국에 강제 송환되어 입국했다. 정씨의 입국과 재판의 향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입국 하루 전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 나타난 정유라 씨가 입고 있었던 티셔츠가 화제가 되고 있다. 윙크를 하고 있는 노란색 스마일이 그려진 티셔츠에 대한 네티즌들 사이의 반응은 “웃을 상황이 아닌데 부적절한 옷차림이다”, “스마일 티의 브랜드와 가격이 궁금하다”와 같았다.
이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지탄의 대상이 된 인물의 패션을 대중들이 모방하는 ‘블레임 룩’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블레임 룩은 ‘비난하다’라는 뜻의 블레임(Blame)과 ‘스타일’이라는 뜻의 룩(Look)의 합성어이다. 대중들은 비정상적인 수익으로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구매한 이들과 이를 가능케 한 사회적 구조를 동시에 비판하기 위해 이 블레임 룩을 입는다. 따라서 사회적 논란이 클수록 블레임 룩의 파급력 또한 커진다.
[이미지제공=G마켓 페이스북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음)]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블레임 룩’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들이 있다.
1999년 전국을 혼란에 빠뜨렸던 탈옥수 신창원이 입었던 화려한 빛깔의 쫄티는 완판 될 정도의 큰 인기를 끌었다. 2000년에는 로비스트 린다 김이 착용한 선글라스가 유행하였다. 2011년 도박파문을 일으킨 신정환이 입국당시 입었던 패딩을 제조한 브랜드는 매출이 급증하였다. 최근에는 ‘노룩패스’로 유명한 김무성 의원의 캐리어가 관심을 받게 되자 온라인 쇼핑몰들은 해당제품의 SNS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늘리고 있다
블레임 룩은 비윤리적인 일을 저지른 이들을 비판함으로서 국민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기능이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 한편 반대의견으로는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의 패션에 더 주목하게 되어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한다. 블레임 룩을 유행에 따라 무작정 구매하기보다는 그들의 잘못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를 먼저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경제부=4기 오경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