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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최대 산유국, 이상적인 무상복지국가, 미인 강국'의 몰락

by 김민성대학생기자 posted Mar 29, 2021 Views 14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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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산유국, 이상적인 무상복지국가, 미인 강국'하면 어떤 나라가 떠오르는가? 바로 남아메리카의 베네수엘라이다. 지구에서 석유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나라 중 하나인 최대 산유국 베네수엘라가 엄청난 자원이 있음에도 나라가 붕괴 직전이다.


베네수엘라는 한때 남미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였다. 최대 산유국 중 하나여서 오일머니(Oil Money)로 살기 좋은 복지 국가라는 평가도 받았다. 미스 유니버스, 미스 월드 등의 세계 미인 대회에서 여러 수상한 바 있어 '미인 강국'으로도 유명하다. 아우 한 테푸이 산, 그 산에 있는 앙헬 폭포 등의 유명한 자연 관광지로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화려함 뒤에 굉장히 어두운 면이 도사린다. 2019년, 베네수엘라의 살인율은 인구 10만 명당 60.3명으로 세계에서 살인율이 가장 높고 살인율과 더불어 범죄율도 세계 1등을 했다. 또한 2018년까지 물가 상승률이 대략 13만%가 상승하였는데, 이것을 우리 대한민국의 상황으로 비추어보면 시중에 판매하는 3,000원짜리 김밥 한 줄이 대략 400만 원이 되고,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돌체 라테 TALL 사이즈의 가격이 5,600원에서 730만 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초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초인플레이션'이란,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의 극심한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정부가 전쟁, 경제 불안 등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화폐 발행을 남발하는 경우, 짧은 시간 안에 물가가 수십 배씩 치솟는 등, 물가 상승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게 되는 현상이다.


베네수엘라 환율.PN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민성 대학생기자]


이 초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의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져서 화폐로 물건을 사고파는 것보다 물물교환이 성행하였고, 돈 보다 물건의 가치가 훨씬 높아지는 상황이다. 돈은 땅에 널 부려져 있고, 베네수엘라 국민 90% 이상을 차지하는 빈곤층은 굶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쓰레기 장에 있는 음식을 뒤져서 먹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동물들이 길거리에 보이면 그대로 잡아먹고, 심지어 동물원에 습격하여 사냥해서 먹는 등, 진정 석기시대의 생활로 돌아갔다. 사회 기반 시설도 무너져서 전기도 나가고, 음식 보관이 어려워져서 이러한 현상이 더 심해졌다.


사회 시스템도 완전히 망가졌다. 공무원들이 출근을 안 해서 사회 공공시설이 무너지고, 선생님들이 출근을 하지 않으니 학생들은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도 없다. 치안은 말할 것 없이 무너졌고, 자연스럽게 가게에 들어가 강도 및 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물론이며 도굴꾼들이 무덤을 파서 장식품이나 금품을 훔쳐서 달아난다고 한다.


코로나19 대응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의료적인 시스템도 구축하지 못하여 코로나19 확진자는 병원이 아닌 수용소로 보내진다고 한다. 이에 3월 22일 기준, 베네수엘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약 15만 명으로, 190명당 한 명이 코로나19에 확진이 된 최악의 상황이 되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국민들의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그러나 2019년,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을 가둬놓고 부정선거를 통해 4선 연임에 성공하였다. 야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하면서 법에 의한 대통령을 선출하여, 현재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은 2명이다. 하지만 연임에 성공한 마두로 대통령이 군대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반정부 세력은 거의 무너졌다.


베네수엘라 시위.PN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민성 대학생기자]


오랫동안 이러한 상황이 이어져서 이제는 훔칠 물건도 없어진 상황이라 베네수엘라 난민들이 2021년 약 700만 명에 달했다. 베네수엘라의 주변 국가인 콜롬비아, 칠레, 페루, 브라질, 에콰도르 등 난민을 받아들이는 주변 국가들도 굉장히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그렇다면, 한때 잘 나갔던 베네수엘라가 지금의 초라한 모습이 된 이유가 무엇일까? 베네수엘라는 1970년대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국가의 경영은 미래를 향한 계획을 세우고 진행해야 하는데, 석유에만 의존하고 그 석유마저도 정부와 특정 계층이 독점하면서 나머지 90% 이상의 국민들이 빈곤층이 되었다. 그러다가 1980년대 중반, 국제 유가가 땅을 치면서 경제가 쇠퇴하였고, 나라에 돈이 없어졌다. 나라에 돈이 없어지면 가장 심하게 받는 것은 물론 대다수의 국민들이다. 그마저 있던 복지 시스템이 무너지고, 빈곤층들의 반발이 거세져 기존 보수 정당이 무너지면서 진보 정당의 차베스 대통령이 사회주의 정권을 내세우면서 민심을 얻어 선출되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정권은 사회주의 독재 정권이 되어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꼴'이 되었다.


2000년대에 이르러 다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진보 정당의 차베스 대통령은 다시 복지 시스템을 부활시켰다. 그러나 부활을 시켜도 지나치게 많이 늘린 나머지 무상 주택, 무상 교육, 무상 의료 등의 매우 이상적인 복지정책을 펼쳤다. 이렇게 과도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중반, 국제 유가가 최고치를 찍으면서 베네수엘라의 경제 전성기는 다시 시작되었다. 경제가 살아나니 대통령에 대한 민심도 좋아지면서, 주변에 있는 자원이 부족한 나라들도 롤 모델이라면서 찬양하기 시작했다.


이 기세를 몰아 차베스 대통령은 4선의 연임을 하면서 포퓰리즘의 원리를 동원하여 국가에서 생산되는 모든 소비재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베네수엘라의 비극의 시작이었다. 물건을 싸게 살 수 있게 하기 위해 기업들을 국가 차원에서 통제하였고, 기업들은 망해가면서 베네수엘라의 소비재는 70% 이상이 수입을 해온 것이 되었다.


국가의 산업들이 망하면서 당연히 국민들이 수많은 일자리를 잃었다. 국민을 위한 정책이 빈곤층을 더 양성하면서 국민을 망하게 하는 정책이 돼버린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들이 의존하고 있던 석유도 석유 관련 기술을 개발하지 않아서 더 경쟁력 있는 나라에 주도권을 빼앗겨 수출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차베스 본인의 안위를 위해 복지에는 투자를 많이 하고, 정작같이 해야 할 미래 산업 기술 발전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차베스가 죽고 나서 후계자로 지목한 현 대통령인 마두로 대통령이 재임하자마자 다시 국제 유가가 폭락하여 베네수엘라의 경제 쇠퇴기가 시작되었다. 국가 기반의 산업은 이미 무너졌고, 석유 수출에도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여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모습이 되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없는 돈을 마구마구 찍어내면서 시장에 돈을 많이 뿌리고, 이에 돈의 가치는 폭락하였다. 이것이 지금의 초인플레이션을 발생시켰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2기 대학생기자 김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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