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등교, 적합한 시스템인가
백석고 양세정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시행 중인 '9시 등교'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경기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9월 1일부터 시작된 9시 등교에 경기도내 초·중·고교 2,250개의 93.6%인 2,107개교가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상외로 높은 참여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9시 등교에 대한 반대의견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일산동구에 위치한 백석고등학교에서는 9시 등교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지만 과반수이상이 반대를 했기 때문에 학교장 재량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생각보다 본교 학생들의 의견은 반대가 많았다. 반대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기로 했다.
질문) 설문조사를 했을 당시에 찬성하셨나요, 반대하셨나요?
대답) 저는 반대를 했습니다.
질문) 어떤 이유로 반대를 하셨죠?
대답) 몇 십분 더 잔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했고, 늦게 등교하는 것에 비해 하교시간이 너무 늦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질문)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지 않나요?
대답) 그렇긴 하지만 고등학생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상황이 악화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고등학생들은 공부를 하느라 잠을 잘 자지 못합니다. 그런데 늦게 하교를 하면 그만큼 시간을 뺏기고 늦게까지 밤을 새며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역효과가 날 것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9시 등교가 아예 잘못됐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개선방안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대답) 확실히 아침잠이 학생들의 건강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한국의 입시 시스템을 고치지 않고 등교시간을 늦춘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학생의 의견을 골고루 수렴한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9시 등교의 장점 또한 무시할 수는 없다.
아침에 아이를 깨우느라 감정이 상하는 일이 없어져 가족 간의 관계가 개선됐고,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조는 일이 없어졌다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수면권을 보장하고 학습 부담감을 덜어줌으로써 교육정상화를 꾀하겠다는 본 목적의 달성이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