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청소년의 '피, 땀, 눈물'은 어디로 갔을까 [청소년 아르바이트]

by 4기이채은기자 posted Apr 24, 2017 Views 2122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청소년의 '피, 땀, 눈물'은 어디로 갔을까.




 청소년이라면 가벼이만은 여길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그리고 시간제 일자리, 소위 말하는 '아르바이트' 문제는 청소년이 겪는 어려움을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대두되었던 문제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적잖은 친구들이 아르바이트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나는 현장에서 얼마나 노동법이 지켜지고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 그리하여 무작정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장소에, 신입 '알바생'으로 찾아가 보았다.


storageemulated0SilentCameraSoft1491644084042.jpg

어느 고속도로 휴게소의 주방.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채은기자]



?지난주 주말인 4월 8일부터 9일까지, 나는 한 고속도로 휴게실의 주방에서 하루 12시간씩 24시간 동안 근무했다. 휴게시간 1시간과 하루 세 번 주어지는 30분의 식사시간을 빼고서라고 하루 9시간 30분을 일한 셈. 이는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었다. 근로기준법 제69조에 따르면,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하루 7시간 이상의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예외적인 경우에 연장하여도 하루 1시간 이상 연장할 수 없는 것이 법. 그마저도 첫날은 휴게시간의 절반도 채 쉬지 못한 채, 바쁘다는 이유로 근무지로 다시 불려 나와 근무해야만 했다. 연장근무에 대한 추가 수당은 당연히 없었다. 몸이 지쳐가는 만큼 마음도 지쳐갔고, 하루의 일을 마무리할 무렵에는 어느새 기계처럼 그릇을 닦는 일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직접 겪어본 노동의 강도는 꽤나 셌다. 발에는 물집이 잡혔고, 첫날 일을 마치고 보니 손가락에 피가 잘 통하지 않아 손이 퉁퉁 부어있었다. 입술에 혈관이 터져 부을 정도였으니 손목과 발목, 허리는 말할 것도 없었다. 일을 소개해준 친구의 말에 따르면, 벚꽃이 만개할 즈음이라 관광객이 많았으리라는 것. 일당 76,000원. 하루 8,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시급을 받고 일했지만, 결코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일임엔 틀림없었다. 으레 '알바생'들이 그렇듯 배정받은 일보다 더 많은 일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고, 그만큼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많은 '알바생'들의 심정이 백번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흔히들 무엇이든지 남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을 받기는 힘들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대상이 청소년이라는 점은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아르바이트 자체의 문제도 큰 문제임엔 틀림없지만 우리 청소년들이 그 문제를 겪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하다.


 사실 노동의 강도보다도 더 문제 되는 부분은 청소년들이 청소년으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한 채 일한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 문제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근로계약서'라는 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는 청소년들을 비롯한 '알바생' 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서류이자 임금체불이나 추가적인 업무 요구 등에 대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이다. 말하자면 '알바생' 의 방어막인 셈. 그렇다면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고 있을까.


근로보호.jpg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2016 청소년 매체 이용·유해환경 실태조사' 중 '근로보호' 영역의 설문조사 결과. [이미지 출처=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가 지난달 8일에 발표한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청소년 15,6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 청소년 매체 이용·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아르바이트 청소년의 59.3%(10명 중 6명)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며, 25.8%(4명 중 1명)은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업무 내용, 급여, 근로 시간등이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응답자는 4명 중 1명인 24.9%에 불과했다. 아르바이트 청소년의 16.9%는 '일하기로 약속한 시간 또는 약속한 날이 아닌데도 초과근무를 요구받았다'고 응답했고, 8.8%의 청소년 아르바이트생들이 '임금을 못 받거나, 약속된 금액보다 적게 받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부당 처우를 받아도 65.8%의 청소년들이 '참고 계속 일했다'고 답했다. 그마저도 나이가 어릴수록 더 많은 학생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근로계약서는 고용주의 양심에 맡겨지는, 유명무실한 신세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내가 근무했던 곳 또한 정상적으로 임금은 지불하였으나 근로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다. 그나마 나의 경우가 다른 많은 '청소년 알바생'들과 비교했을 때 정상적인 임금을 받는, 양호한 경우였다는 것이 슬플 뿐이다. 우리 주위에는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에 참여하는 친구도, 부모님께 부담을 지워드리지 않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참여하는 친구도, 자신의 꿈을 위해 아르바이트에 참여하는 친구도 있다. 이 많은 친구들의 '피, 땀, 눈물'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여기에는 귀를 기울여 볼 만한 긍정적인 소식도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경남 창원시와 창원교육지원청, 고용노동부 창원고용지청의 대표자들이 '청소년 아르바이트 노동 권익 증진' 협약식에서 만난 것. 창원에서 시작된 이 작은 물결이 확대된다면 우리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를 희망해본다.


 사장님의 양심,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것은 그보다도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더 이상 강경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피해가 생겼다면 신고해라'와 같은 실효성 없는 방법으로만 청소년 아르바이트 문제를 대하는 정부는 바뀌어야 한다. 보복이 두려워서, 해고될까봐 신고를 하지 못하는 청소년들. 이러한 청소년들을 '부려'먹는 수많은 '유바바'들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이제, 정부와 우리 사회가 나서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이채은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청소년을 이용하여 본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업체들이 25%에나 달한다니, 사회 문제가 매우 심각했던 것 같아요.
    청소년들의 권익 보호와 향상을 더욱더 알아보고 관심을 가지는 학생이 되겠습니다.
  • ?
    4기이채은기자 2017.06.25 21:19
    멋있어요!! 꼭 그런 학생, 그런 기자님이 되시길 응원합니다:D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1307327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1321661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743039
'삐용삐용' 한파주의보 대비하기 29 file 2017.01.14 정선아 20487
서문시장야시장, 밤까지 식지않은 열기를 이겨낼 방법! 1 2016.08.26 서지민 20491
스마트 세상에 살아갈 우리를 위한 '제5회 테크+ 제주' 1 2017.09.08 신온유 20493
'도깨비'의 저승사자, 이동욱의 첫 공개방송 3 file 2017.08.31 이나영 20494
한국 축구의 미래 U-20 축구 대표 팀 아디다스컵 우승! file 2017.04.02 서재성 20495
V-POP과 K-POP 2 file 2017.12.15 이도경 20495
3월 21일, 국제 인종 차별 철폐의 날 file 2017.04.30 이슬기 20499
세계 최대 규모의 크리에이터 페스티벌 'DIA FESTIVAL 2018 with 놀꽃' 개최 1 file 2018.08.21 허기범 20501
세계의 문화를 품다 '2019 이태원 지구촌 축제' 3 file 2019.10.16 정다운 20502
피로 회복, 포천 허브아일랜드에서 만끽하세요! 1 file 2016.04.25 김은비 20503
대왕카스테라의 시대는 갔다? 이젠 명량핫도그! 3 file 2017.04.25 정혜교 20517
순수하고 풋풋한 첫사랑을 엿보다, 영화 플립 2 file 2017.08.22 박소이 20517
획기적인 기술 여기 다 모여!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4 file 2017.02.19 이재현 20520
쿠팡, ‘쿠팡플레이'로 OTT 시장까지 노린다! 1 file 2020.12.28 유채연 20522
끊임없이 흐르는 작가, 한강 file 2016.03.23 김초영 20526
여러분의 아이디어, 특허로 보호하세요! file 2019.06.27 박현준 20526
나라별 신년을 맞이하는 이색적인 방법들 1 file 2018.02.07 서예진 20533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책이다! file 2017.09.21 홍수빈 20537
트와이스의 3년, 이제 변화구를 던질 차례 1 file 2018.11.20 이수민 20539
방학? 그게 뭐야? 먹는 거야? 25 file 2017.01.26 김수민 20542
제4기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출발해 볼까요~ 6 file 2017.01.23 김지민 20543
2019 삼성행복대상, 학생부문 5인 시상...“효행과 봉사 실천했어요” file 2019.11.08 디지털이슈팀 20548
화합하는 '대한민국'이 되는 길 file 2016.03.23 김지원 20551
책소개 - 미움 받을 용기 1 file 2016.09.26 이지은 20555
공동의 리듬, 공동의 몸; '공동체'를 만나다 file 2017.10.16 박채연 20555
떠나자! KITAS 2017! file 2017.08.25 권대호 20562
일본에서 한국을 보다 2 file 2017.02.25 임지연 20565
정월대보름, 다양한 지역축제 7 file 2016.02.22 장정연 20569
국립 중앙 박물관에 자리 잡은 세 나라의 호랑이들 1 file 2018.02.20 이시현 20576
'스승의 날' 축하 뒤에 숨은 불편함 2 file 2018.05.21 신효원 20576
내가 이러려고 목숨바쳐 조국 독립 외쳤나 자괴감들고 괴로워 file 2016.11.15 장서윤 20577
굿네이버스, 가족그림편지쓰기대회 개최를 시작하다 file 2016.08.22 김가흔 20580
한국 로봇 융합 연구원, 로봇교육실 상설 운영 file 2016.08.14 이민정 20581
게임 속 등장하는 로봇, 현실 개발은? file 2017.05.24 이현승 20589
'2017 함평군 농·축협인 한마음 상생대회' 통해 팀원 간 친목 다지기 file 2017.04.24 정상아 20590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아시아 최대의 '제15회 서울환경영화제' 성황리에 마무리··· file 2018.05.25 허기범 20591
꿈을 펼치는 곳, 의정부시청소년문화의집 개관! 1 file 2017.03.12 임성은 20594
플랩 운동복-함께 숨쉬는 살아있는 옷 1 file 2017.05.28 조영서 20600
포켓몬 고 한국 정식 출시, 증강 현실(AR)이란? 13 file 2017.02.03 정승훈 20603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 종교란 무엇인가 2 file 2018.10.01 염정윤 20605
2016 리우올림픽 '축구 대표팀' … D-24 1 file 2016.07.13 한세빈 20608
성장하는 마녀, 매들린 밀러의 <키르케> file 2020.06.24 송준휘 20608
새 학년 새 학기 3월! 어떻게 보냈어? file 2016.03.24 오지은 20610
동양최대 목조건축물 대광사 미륵보전 완공 file 2017.04.18 정인교 20610
후각으로 기억을 되돌릴 수 있을까? 4 file 2017.10.13 박현정 20610
한옥, 과학의 집합체 file 2019.05.03 박성아 20612
지난 22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정월대보름 행사열려 14 file 2016.02.24 강예린 20614
'책 읽는 충주' 홍보 플래시몹 지난 2일 개최 file 2018.09.14 이정주 2061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