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권우석 7기 대학생기자]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동화면세점 앞 인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제2주기 구국추모식’이 육사총구국동지회 주최로 열렸다. 광화문 6번 출구 앞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 2주기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린 것이다. 펜스 안에서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도, 펜스 밖에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사람도 모두 전직 군인들이었다. 지나가는 시민들과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그들은 저들끼리 사진을 찍고 무대 연설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집회에는 육사총구국동지회, 육군3사구국동지회, 해군사관학교구국동지회, 육군학사장교구국동지회, 국군간호사관학교구국동지회 등 전직 군인들이 주축이 된 단체들이 모여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 2주기를 기리고 있었다. 앞쪽에 마련된 무대 앞으로 빼곡하게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각 단체들의 깃발들이 형형색색으로 줄을 이어졌다.
무대에는 집회에 참여한 주요 인사들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앞으로 나와 짧은 연설을 이어갔으며 초청가수를 내세워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 이어진 집회는 해당 장소에서 이동하진 않고 추모사를 비롯한 연설들이 이어지는 방식으로 끝까지 진행됐다.
계속된 추모사와 재생된 영상 등에서 그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했던 것은 국가 발전에 이바지 한전두환 전 대통령의 업적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신을 전 310 특명단 소속이라고 소개한 한 예비역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기자가 묻자 “안 좋게 보는 것은 좌파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이런 추모식에 자리를 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거 때문에 눈치 보는 행위는 그만해야 한다"면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잘못 알려져 있는 것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역사왜곡의 우려가 있는 발언이 계속됐다.
이날 기자의 추모식 관계자들 인터뷰는 일반적인 추모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었다. 질문에 대한 답에는 정치 성향이 드러나는 단어와 비속어가 함께 섞여 있거나 잘못된 것을 가정하고 그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태도가 깔려 있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 2021년 11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이후 전 씨의 손자인 전우원(27) 씨가 지난 3월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하면서 또다시 화두에 오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었는지 일 년도 되지 않아 전 씨의 업적을 칭송하며 정치적인 발언이 오고 가는 집회가 광화문 한복판에서 열린 것이다. 집회에서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믿게 된다면 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실형까지 선고받은 전 씨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심어질 수 있었다.
무대 연설에도, 집회 참여자의 인터뷰에서도 공통된 점은 5.18 민주화운동과 전 씨의 죄에 대해 알려진 사실들을 정정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서 열리는 집회는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의지적이든 아니든 보고 듣게 되는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장소에서 펼치는 의견에는 진실과 책임감이 담겨있어야 한다. 1차적으로 주변을 지나가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2차적으로는 언론이나 SNS를 통해 집회 내용을 접하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주장이 무비판적으로 수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것이 역사적인 사실과 결부되어 있는 문제라면, 혹여 왜곡된 사실이 후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 추모식에서는 개인 참여자들의 의견 외에도 전체적인 집회 내용에서 정치편향적인 발언과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수 있는 주장들이 퍼지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집회나 시위는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국민의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벌어지는 집회와 시위가 혹여 잘못된 사실을 전달하여 사실을 왜곡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7기 대학생기자 권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