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23기 도예은기자]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지난 9월부터 광주광역시 내 165개교에 디지털 기기를 보급하고 있다. 중학생에게는 노트북을, 고등학생에게는 태블릿 PC를 빌려 주는 것이다. 광주교육청은 이러한 디지털 기기 보급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학교 교육에 도입하고 에듀테크를 활용한 미래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행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무상으로 디지털 기기를 빌려 주면 학생들이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겠지만, 예상 외로 학부모와 학교 측의 반응은 냉담했다.
광주교육청이 겪은 고충은 '장기 대여 동의서'에서 시작된다. 광주교육청은 학생들이 집에 가져가서 디지털 기기를 활용했으면 하는 마음에 대여 동의서를 받았다. 하지만 교육청의 생각보다 동의 비율이 낮은 것이 문제가 됐다.
제출 기한을 늘리고 교사들이 태블릿 PC 대여를 강권했지만, 동의 비율이 약 80%에 그쳤다. 이에 광주교육청은 동의한 학생들에 한해 디지털 기기를 보급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학급 내 태블릿 PC 대여를 거부한 학생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이미 태블릿 PC를 가지고 있고, 교육청에서 나누어준 것보다 더 좋은 사양이기 때문에 굳이 필요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의 설득으로 태블릿 PC를 대여 받은 학생의 반응도 냉소적이긴 마찬가지였다. 한 학생은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태블릿 PC를 사용할 거면, 교육청에서 나눠준 걸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받았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반응도 달갑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외국에선 디지털 기기를 회수하고 종이 교과서로 다시 돌아가는 상황에 디지털 기기를 보급하는 것은 시국에 맞지 않다"며 해당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광주교육청이 대여해 준 태블릿 PC는 교육청 자산으로 사용자 과실에 의한 침수·파손 수리 시 20%, 도난·분실 시 100% 비용의 자기부담금이 발생한다.
디지털 기기의 무상 보급이 미래 교육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 '애물 단지'를 양성하는 예산 낭비 정책이 될 지 근본적인 해결책 논의가 계속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23기 도예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