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혜영 대학생기자]
'어린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나요?' 2023 몰두 실험실 전시회가 지난달 15일 신도림역 부근 디큐브시티 해바라기 공원에서 열렸다. 구로문화재단에서 주최한 문화 다양성 사업의 일환인 ‘몰두 실험실 전시회’는 어린이 크루와 성인 크루가 동등한 위치에서 협동하여 고안해낸 체험 활동을 관람자가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하는 활동이다.
이 활동 내의 성인과 어린이는 수평적인 위치에서 서로 불리고 싶은 이름으로 불리며 자유롭게 활동한다. 기자는 봉사자로서 전시가 진행되는 하루 종일 어린이 크루를 보조하고 행사 진행을 도왔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혜영 대학생기자, 봉사자가 받는 'STAFF' 목걸이. 봉사하는 동안 어린이 크루와 상호 존중하는 태도로 존댓말을 하며 소통했다.]
어린이 크루의 동생인 한 아이는 봉사자들이 뒷정리할 때 남아서 도와주겠다고 집에 가지 않고 있었다. 수직적인 관계에서 청소를 도우라고 말할 때보다 상호 존중하는 태도를 가졌을 때 자발적으로 호의를 베풀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어리지만 존중 받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마음은 정말 고마웠지만 뒷정리는 봉사자들과 성인 크루의 몫이기에 고마움을 표현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혜영 대학생기자]
이 행사는 사전 신청 없이 나이 불문 누구나 감상하고 참여할 수 있다. 체험 부스에는 큐브 맞추기, 고무줄 총으로 종이컵 쓰러트리기, 탁구공 굴려서 구멍에 넣기, 포켓볼(만화 포켓 몬스터 등장) 던져서 미니 농구 골대에 넣기, 장난감 차로 구불구불한 길 통과하기 등등의 역동적인 활동들과 양모 펠트(가느다란 실을 모아서 바늘로 찔러 모양을 만드는 방식) 열쇠 고리 만들기, 나이프(미술 도구 중 하나로 납작한 모양)로 그림 그리기, 등의 정적인 활동들이 있다. 여러 체험 활동에서 어린이 크루가 정한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위 사진 속 스티커 한 개를 받는다. 5개의 스티커를 모으면 작은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혜영 대학생기자]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혜영 대학생기자]
안내소 옆에 있던 TV로 어린이 크루가 전시를 준비하고 창작 활동을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재생된다. 직접 글루건과 같은 여러 장비를 사용하는 모습을 통해 성인 크루가 일방적으로 도와주지 않고, 어린이가 사용법을 익히며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임을 알 수 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혜영 대학생기자]
'유신의 포켓몬 잡기' 체험 부스로, 포켓볼을 던질 기회는 7번으로, 총 7점을 획득하면 스티커 하나를 얻는다. 한 번에 맨 꼭대기의 7점 짜리 골대에 볼을 넣어도 되고, 7번에 걸쳐서 1점 짜리 골대에 볼을 넣어도 된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점수를 획득하고 스티커를 받아간다. 기자는 볼이 모두 튕겨져 나가 단 한번도 골대에 볼을 넣지 못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혜영 대학생기자]
'쨈민의 전설'로 탁구공을 굴려서 구멍에 넣는 게임이다. 10점을 달성할 시 스티커 한 개를 받는다. 기자 본인은 활동이 모두 끝난 후 뒷정리 전 게임을 시도해봤는데 10점 짜리 구멍에 두 번이나 공을 넣었다. 단 두 번의 시도 안에 벌어진 결과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해당 어린이가 활동이 끝난 후 자리를 비워 스티커나 박수는 받지 못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혜영 대학생기자, 한 어린이가 사람들에게 와서 체험하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혜영 대학생기자]
'오롹실'이라는 체험 부스로 고무줄 총을 발사해 컵을 맞추는 활동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활동으로, 예비군 남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 기자 본인은 학군단 예비 입단자로 총을 잘 쏠 인상이나, 아직 군사 훈련을 받기 전으로 이 게임에서 많은 점수 획득에 실패했다. 그러나 아이는 잘했다는 의미로 작은 젤리를 주었다.
기자 본인이 봉사자로서 하루 종일 자리했던 체험 부스 'AI 루빅스'이다. 최연소로 스피드 큐브 마스터 자격이 있는 한 어린이의 부스였다. 앞에 놓여진 세 큐브는 2분 내로 맞춘 면의 개수 만큼 간식을 받아갈 수 있다. 큐브를 공부한 경력에 따라 정해진 시간 내로 6면을 모두 맞추면 스티커 한 개와 과자 한 봉지를 준다. 난이도가 높은 게임으로 많은 어른들의 의욕을 불태웠다. 기자 본인도 하루 종일 해당 부스 어린이에게 큐브를 배웠지만 결국 한 면을 다 맞추지 못했다. 해당 어린이는 어른인 봉사자가 잘 맞추지 못해도 인내심을 가지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혜영 대학생기자]
앞서 언급한 '정적인 활동'의 경우 앉아서 체험할 수 있다. 정적인 활동의 부스 특성 상 근거리에서 사진을 찍을 시 어린이의 얼굴이 정면으로 나올 수 있어 많은 사진은 찍지 못했다. 기자 본인은 참여하고 싶은 부스가 많았으나 봉사자로서 도와줘야 하는 일들이 많아 아쉽게도 모든 부스에 참여하진 못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혜영 대학생기자, '키티와 바다 살리기' 체험 부스로, 낚싯대를 가지고 물에 있는 쓰레기를 빼내는 활동이다.]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자신의 재능 또는 관심사와 관련하여 체험 활동을 창작했다. 자신이 창작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권유하고 함께하는 이 활동의 어린이들은 유독 활발했다. 자신 있게 사람들에게 체험을 유도하고, 소개하고, 자신 있게 말했다. 자신 있게 말하지만 모든 말 안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담겨있었다. 자신도 존중을 받기 때문일까, 어린이들 또한 어른들이 게임을 잘 해내지 못하더라도 타박 대신 응원을 해주었다.
우리는 종종 유교 문화의 영향을 받아 나이에 따른 수직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절대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으나, 삶의 마지막까지 생동감 있게 살아가려면 나이에 맞춘 삶을 살기보다는 언제나 ‘행복’을 추구하고 살아가는 것이 말 그대로 ‘행복’할 수 있다.
그러려면 결국 나이에 따른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하여야 할 것이다. 나이가 다르면 친구가 될 수 없는가? 나이가 많으면 무조건 옳은가? 그렇지 않다. 나이의 구분이 없다는 뜻의 ‘연령 통합 사회’는 세대에 따른 혐오가 만연한 우리 사회의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몰두 실험실은 연령 통합 사회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7기 대학생기자 조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