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애플은 세계를 놀랠 만한 새로운 혁신이자 역사의 시작, 아이폰(iPhone)을 출시했다. 그 당시 스마트폰이라 불리던 것들은 쿼티 키보드가 달린 투박하게 생긴 것이 전부였지만, 모든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 버리고, 그저 화면 하나만 달려있으며 손가락 하나로 전 세계를 누비는 정말 진정한 “스마트폰”을 2007년 그 당시에 고안해낸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이폰을 필두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폴더폰, 슬라이드폰 등의 피처폰을 버리고,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마트폰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시대에 뒤처진 기업들은 모두 망하고, 뒤늦게라도 스마트폰 전쟁에 참여한 기업만 살아남았다. 준비가 부족해서일까, 삼성의 옴니아와 같이 실패작들이 여럿 나왔지만, 끝내 갤럭시 S, 옵티머스G, 베가를 필두로 한 안드로이드 OS 진영, 아이폰을 필두로 한 iOS 진영의 끝없는 싸움이 계속되었다.
2011년, 4.n 인치 대의 스마트폰이 가득하던 그 시절, 갤럭시 노트를 필두로 5.n 인치 대부터 6인치까지의 대화면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다. 4인치대의 스마트폰만 보던 대중들은 매우 열광했고,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하였다. 국내 스마트폰 3사(LG, 삼성, 팬택)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블릿(태블릿과 스마트폰의 합성어, 태블릿처럼 큰 스마트폰을 말한다)으로 한창 재미를 보고 있을 때에도 커봐야 4인치를 넘지 않았던 아이폰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3년 뒤 2014년, 아이폰 6를 필두로 대화면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아이폰까지 대화면 스마트폰이 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 이상 소형 스마트폰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2014년의 스마트폰 시장 변화는 아이폰뿐만이 아니다. 국내 이통 3사 1달 영업정지라는 초유의 사태와 단통법으로 LG와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2, 3위를 다투던 중견기업 팬택이 버티지 못해 완전히 무너지면서 국내 스마트폰 업체가 삼성과 LG만 남으면서, 더 이상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을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2014년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던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변화이자 제2의 혁신, “베젤리스 스마트폰”이 2017년 갤럭시 S8, G6를 필두로, 아이폰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X의 풀 화면 노치까지 합세하면서. 2017년 스마트폰 시장은 기존의 두껍던 상하단 베젤을 버리고, 16:9 비율의 공식까지 깨면서 새로운 베젤리스 스마트폰 시장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2019년, 아이폰X가 선보인 노치 디자인의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펀치 홀, LG는 물방울 모양 노치를 사용하면서 기존의 노치와는 다른 새로운 디자인으로 노치를 개선하면서 이제 전면 카메라는 “화면을 다 채우지 못하게 하는 골치 아픈 존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펀치 홀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일까, 삼성은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까지 선보이며 2019년을 기술력 과시의 해로 사용하였다.
그 외에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이 성능에서 디자인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애플이 지난 2018년, 아이폰 XR로 디자인 경쟁에서 화려한 컬러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에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역시 본격적인 컬러 대결을 시작하게 되었다. 기존에는 블랙, 화이트와 같이 단조로운 컬러 위주였다면 이제는 과감해졌다. 반짝반짝 빛나거나, 레드, 블루와 같은 강력한 색들까지 출시하면서 디자인 경쟁이 과열되었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5기 정미강기자]
지금 현재인 2020년,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은 성능에서 디자인으로, 디자인에서 기능으로 넘어가는 추세였다. 그래서일까, 삼성은 S20 시리즈를 선보이며 최대 100배 줌이 가능한 카메라를 넣으며 본격적인 기능 경쟁의 불을 지폈다. 성능과 디자인은 이제 상향 평준화되었기에, 카메라와 같은 기능적인 측면에서의 강화를 시도한 것이다. 2020년의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의 스마트폰, 성능 좋고 디자인 예쁜 ‘고가’ 위주였다면, 소비자들의 생각이 변화했다. 스마트폰은 2~3년 주기의 짧은 교체 시기를 가지고 있는데, 가격은 100만 원이 넘어간다. 가전제품은 10년 이상 사용하는 거에 비해 2~3년밖에 사용하지 않는 스마트폰이 너무 비싸단 거다. 게다가 비슷한 성능의 국내 스마트폰이 100만 원대의 가격을 받을 때 중국 스마트폰은 30~40만 원의 초저가 가격임을 계속 접하게 되는 소비자들이 이제는 ‘가성비’에 눈을 뜨게 되었다. 중국 스마트폰을 해외에서 직접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은 이제는 놀라울 것도 아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세계화랄까, 이제 소비자들에게 국경은 없다.
이 같은 흐름을 국내 제조사들이 읽어냈는지, 올해에는 중저가형 스마트폰이 완전 무장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까지 합세하면서 고가의 스마트폰의 인기가 꺾였고, 소비자들의 가성비 추구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는 큰 위기나 다름없던 것이다. 중저가형 스마트폰의 반란은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는 기능만 실속 있게 들어간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정확히 적중시켰다. 국내 제조사들은 다양한 기능과 값싼 가격을 내세우며 제2의 스마트폰 춘추전국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소비자들은 변한다. 그렇기에 기업 또한 변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변화에 뒤처진다면 그 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 야생과도 같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앞으로 소비자들은 더욱더 다양하게 변하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존의 소품종 대량생산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위의 보급형 스마트폰의 사례만 보고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스마트폰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 것인가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최초의 컴퓨터 역시 단일화된 제품이었지만, 점점 소형화, 고성능화되며 단일 제품에서 조립식으로 시장이 변화하였기에 소비자들의 보급형 스마트폰 추구는 단순히 가성비 때문이 아니라, 내가 필요한 기능만 있고 그 기능이 들어간 가격만 내면 되는 일종의 ‘반 조립식 스마트폰’의 추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근미래에는, 지금 스마트폰처럼 화면, 카메라 등의 차이의 등급이 나뉘는 것을 넘어 노트북처럼 프로세서, 램, 화면 크기, 디자인, 재질 등 스마트폰의 세부적인 사양을 고를 수 있게 될 것이며, 미래에는 옛 컴퓨터의 부품이 현재 소형화가 된 것처럼, 스마트폰의 부품 역시 소형화를 거듭하며, 소비자가 주문하고 제조사가 제작하는 방식의 스마트폰이 생겨날 것이라고 예측해볼 수 있다.
2020년, 현재의 변화를 보며 미래의 변화를 생각해 보았지만, 그 미래가 언제 올지도, 어떻게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소비자이기에, 소비자로서의 변화를 시도하고 수용할 줄 알아야 하며 앞으로의 변화를 무작정 지켜보는 게 아닌 변화를 ‘감독’하며 스마트폰 시장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 역시 자국 내 소비자들이 자국 스마트폰을 구매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소비의 세계화의 동참하여 전 세계적인 호응을 이끌어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15기 정미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