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1일로 예정되었던 윤석열-이재명 후보의 양자토론이 양측의 의견차로 무산되면서, 2월 3일 심상정-안철수 후보를 포함한 4자토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 당 대선 후보들 간의 최초의 토론인데다가 진행 여부/방식 등을 두고 진통이 있었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관심은 여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들 역시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빅 이벤트'인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해올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번 토론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 각 당의 후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보자.
[이미지 제공=국민의당 홈페이지/국민의힘 홈페이지/정의당 홈페이지/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① 국민의당 안철수 – 양강체제를 무너뜨릴 경쟁력을 어필하라
1월 한 달 간 눈에 띄는 지지율 약진을 이뤄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제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양당 후보들을 꺾을 수 있는 경쟁력을 본격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19대 대선 당시 토론에서의 '갑철수', 'MB 아바타' 발언 등으로 인해 그간 안 후보의 토론 능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기도 했지만,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에 보여준 발전한 언변과 최근 보여주는 적극적인 행보들은 안 후보가 이번 토론에서 보여줄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따라서 이번 토론은 안 후보가 중요한 시기에 맞이하게 된 절호의 기회이다. 안 후보는 윤석열-이재명 후보의 양자토론 시도를 비판함과 동시에 4자토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안 후보가 양당정치를 무너뜨릴 수 있는 경쟁력을 이번 토론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② 국민의힘 윤석열 – 양자토론-4자토론 이슈를 정면 돌파하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최근까지 핫 이슈였던 '양자토론-4자토론'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국민의힘과 윤 후보 측에서 4자토론에 앞서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토론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국민의당과 정의당 측의 반발이 일었기 때문이다. 결국 1월 31일 양자토론이 결렬되면서 2월 3일 4자토론에서 윤 후보가 보여줄 모습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양자토론을 강하게 밀어붙여 왔던 윤 후보가 양자토론 무산 이후 벌어질 4자토론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는 유권자들의 표심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자토론을 강력하게 요구해온 윤 후보가 4자토론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인다면 양자토론만을 신경쓰고 준비해왔다는 부정적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 4자토론에서의 활약을 통해 양자토론 무산의 아쉬움을 털어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③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 ‘박스권’ 돌파의 기회를 만들어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추이에 대해 '박스권'이라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내부 갈등 논란/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 등의 굵직한 외부 변수에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 극적인 등락 없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안정적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지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지층 확장성의 부재라는 약점을 드러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즉 이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지지층을 확장하여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는 변곡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변곡점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유권자들에게 강점을 어필해야 한다. 따라서 토론 역시 이 후보에게 변곡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대선 후보들끼리 처음으로 직접 맞붙는 자리인만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토론장은 이 후보의 지지율에 오히려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리스크 역시 존재하는 자리이다.
④ 정의당 심상정 – 고뇌의 결과물을 증명하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지난 1월 12일 돌연 모든 선거활동을 중단하고 자택 칩거에 들어가 화제가 되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윤석열-이재명 후보를 견제할 수 있을 만큼 유의미하게 상승한 것과 달리 본인의 지지율 추이가 정체된 것에 대해 심각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수일간 이어진 심 후보의 칩거는 1월 17일, 재신임을 구하는 복귀 선언과 함께 마무리되었다.
심 후보는 이번 토론을 통해서 칩거 기간 동안 준비했을 쇄신과 변화의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심 후보가 칩거에 들어갔을 당시 심 후보의 향후 행보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으며 복귀와 완주를 천명한 지금까지도 심 후보가 어떤 쇄신과 변화를 꾀하는지를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번 토론을 많은 유권자들에게 고뇌의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각 당과 후보들에게 결전의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대선까지는 이제 40일도 남지 않았지만, 앞으로 개최될 토론들은 후보들의 득표수와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후보들이 어떠한 전략과 무기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상대방을 날카롭게 검증할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4기 대학생기자 김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