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최원영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미움받을 용기’, ‘아프니까 청춘이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바로 서점의 베스트셀러 평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책들의 제목이다. 또한, 이 책들의 저자들은 독자들에게 활자를 통해 위로를 전하고는 한다. 그리고 그 위로들은 우리나라를 적셨다. 고가 후미타케와 기시미 이치로가 쓴 ‘미움받을 용기’ 같은 경우에는 출간 이후 51주 동안 베스트셀러 1위를 하며 역대 최장기 베스트셀러 1위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었다.
이러한 힐링 열풍은 비단 도서 쪽에서만 분 것이 아니었다. SBS의 프로그램인 힐링캠프는 연예인부터 정치인까지 공인들의 아픔과 극복기를 풀어내곤 하였고, 강연이나 토크 콘서트와 같은 것들의 주제 역시 힐링과 맞닿아있었다.
그럼 과연 힐링은 무엇이고, 도대체 대한민국은 왜 이렇게 힐링에 열광하는 것일까.
힐링(healing)은 몸이나 마음의 치유를 뜻하는 영단어이다. 우리가 힐링이라는 단어를 쉬이 내뱉었던 까닭은 그만큼 많은 위로가 필요해서였을 것이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혼자 남겨지는 사람들. SNS와 같은 도구들은 분명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곁에 있을 수 있게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며 더 외로워졌다. 세상은 자신을 알아주지 않고, 언제나 자신이 쏟아낸 진심만큼 상대는 주지 않았으며, 모든 화살은 자신에게만 맞춰진, 아주 가혹한 세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는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가해자가 없는, 피해자만 있는 상황이라는 것. 상처받는, 가엾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딜 가든 들리지만, 그것을 제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왜 그럴까.
그것은 바로 인간이라는 존재는 나르시시즘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애착을 하는 성향이 있어서, 세상의 모든 초점을 자신을 향해 맞춘다. ‘조명 효과(spotlighting effect)’ 라는 심리 현상이 말해주듯, 우리는 모든 장면의 주인공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항상 스타처럼 조명을 받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필요 이상의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러다보니 타인의 일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일이 되는 반면, 자신이 처한 일은 그 누구도 겪을 수 없는 특수한 일이 되어버린다. 사람들은 관계 속에서 자신만이 부당한 상처를 받는다고 느끼고, 그 문제는 자신이 옳고 상대가 틀려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대중 매체들은 그러한 우리를 위로해준다. ‘당신’이 상처받았다는 것을 이해해주고, ‘당신’은 한없이 선하고 나약하다는 말을 해주며, ‘당신’은 틀리지 않았다고 속삭여주고, ‘당신’은 이해받을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자신의 편에 서주는 필자와 화자에 기대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이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아픈 사람으로 만든 후에 위로받는 것이다.
물론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한번 쯤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의 문제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정말 200% 상대방의 잘못뿐인 건지, 혹시나 내가 문제의 발화점을 제공한 것은 아닌지 등등, 우리는 보다 더 자기 자신에게 객관적이어야 한다. 그것이 이야기 속 불쌍한 주인공에서 벗어나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세상을 직시할 수 있는 법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3기 최원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