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의 황묘농접(黃猫弄蝶·노란 고양이가 나비를 놀리다). 고양이는 70세, 나비는 80세 노인을 상징한다. 여든 살이 되도록 젊음 변치 말기를 기원하는 그림이다. [이미지 제공=간송미술문화재단]
2015년 10월 23일부터 2016년 3월 27일까지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진행되는 간송문화전 5부 화훼영모-자연을 품다 는 전시 자체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간송미술관은 간송 전형필이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미술관으로 외부에서 소장품을 전시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이번 전시는 가장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그림 중 하나로 낯설고 어렵게만 여겨지는 우리 옛 그림과 친숙해 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대중들에게 다시 한번 더 간송미술관 존재의 의의 및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필요한 개인의 관심 및 노력을 환기시킨다.
현재 간송미술문화재단에 의해 후원 받고 있는 간송미술관은 설립 당시 ‘나라의 빛나는 보물을 모아둔 집’이라는 뜻의 ‘보화각’(華閣)이라고 불리었다. 간송 전형필은 우리 민족의 사상을 식물로 표현 하면 뿌리가 되고 그 사상이 정서와 반응하여 피게 된 꽃을 문화라고 여겼을 만큼 미술 문화와 공익이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뿌리가 제대로 보존될 수 없는 일제강점기 당시 그는 과거의 꽃을 보존함으로써 미래를 준비하고자 했고 이와 같은 그의 행동은 문화독립운동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당시 유일했던 대형 고서적 및 고서화 전문서점인 한남서림을 인수한 것을 문화독립운동을 향한 간송의 첫 발자국이라 여겨진다. 그는 작가들이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최대한 모든 시대의 모든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해진다. 고서적, 고서화 그리고 골동품을 수집하는 일은 막대한 경제력뿐만 아니라 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 개인적 관심 및 취미로 골동품을 모으는 사람은 많지만 간송 전형필과 같이 사익이 아닌 공익,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수집을 한 사람은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이러한 노력은 시대를 초월하며 한국의 문화역사를 관통하는 문화유산들의 보존을 가능하게 했고 나아가서 후대에 올바른 문화적 정체성을 물려주는데 이바지했다. 간송은 문화유산을 단순히 미의 대상이 아닌 우리 민족의 정신과 이상을 담고 있는 매개체로 생각했는데 이것은 그가 훈민정음 해례본을 어렵게 입수한 과정에서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그는 겸재 정선에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이는 정선이 조선시대 당시 팽배했던 중화사상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풍속과 산천을 직접 보고 그리려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간송 전형필과 같이 미적 대상을 뛰어넘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아봐 이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한 선조들 덕분에 현 세대는 여유롭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살아 숨쉬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 및 이상을 느낄 수 있다. 정부 하나의 노력만으로는 우리의 문화 역사를 지키는데 역부족이다. 그러므로 우리 문화에 대한 대중의 작은 관심과 이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경제부=3기 류지석 기자]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문화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