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목판화 대표 작가 18인이 5월 가정의 달 4일부터 30일까지 1개월간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전관에서 열렸다. 우리
주변의
익숙한
장소와
인물을
주제로
총
3부로
나눠
친근하게
다가가면서도, 동시에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1부 국토 LAND에서 근대 이후 인류는 자연을 재조립하여 자연의 능동성을 박탈하였음을 이야기하였다. 실제로 더 이상 자연은 주체가 아닌 인류의 타자이다. 예를 들면 우리 국토는 개항기부터 산업시대 등을 거치면서 전쟁터가 공장, 아파트 최종적으로는 관광지로 바뀌었다. 이는 국토가 본래의 모습을 잃고 기형이 된 것과 다름이 없다. 자해와 같은 이 상황을 바르게 인식하고 알리기 위해 1부의 작가들은 초대형 목판화에 자신들의 그림을 담았다.
김준권의 靑竹, 1302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이인황 대학생기자]
2부 사람 HUMAN에서 근대부터 지금까지 역사 속 인물과 동시대 이웃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형상화했다. 사람마다 살아온 이력이 다르고, 모질지 않고는 견딜 수 없기에 사람 이야기만큼 공감을 주는 내용도 흔치 않다. 그렇기에 실제 있는 사건과 사실 속 인물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시각적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2부의 작가들은 목판화의 매체와 형식의 스펙트럼 속에서 인간의 존엄, 역사적 자각, 능동적 삶의 의지를 표현한다. 자연스럽게 동시대를 함께 하는 사람들의 전형을 보여주고 공동체의 삶을 인식하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홍선웅의 제주 4·3 진혼가, 2018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이인황 대학생기자]
3부 생명 LIFE에서 지난 세기말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이나 20년이 지난 지금은 매우 우려스러움을 표현했다. 지구온난화, 대기오염, 환경 재난 등은 인류가 자연을, 그 생명성을 파괴한 결과이다. 3부 작가들은 생명성의 파괴를 반성하고 자연의 회복을 꿈꾼다. 자아의 순수함 회복, 내면의 반성, 생명성을 향한 희구, 존재론적 성찰을 목판에 흔적으로 남긴다.
유대수의 아무것도 아닌 그것 – 자라는 생각들, 2021
이렇게 현대 미술의 비주류 장르인 판화를 크고 웅장하게 관객들에게 보여주면서 판화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 깨닫게 해주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판화에 점점 다가가게 만든다. 관람객이 직접 목판화를 만들어 가져갈 수 있는 이벤트와 직장인들도 퇴근 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매주 수, 금요일은 1시간 연장 운영도 하였다.
현대 미술의 비주류이나 그렇기에 새롭고 깊이 있는 이런 신비로운 블록버스터 판화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은 어떠한가?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3기 대학생기자 이인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