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주가은기자]
화가, 조각가, 판화가, 디자이너, 수집가, 스타일리스트, 갤러리스트, 전시 홍보 담당자. 이 모든 직업이 피에로 포르나세티를 대변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디자이너로서 살아온 그는 예술에 그의 모든 것을 담으려 했다. 복제가 아닌, 그것의 본질을 느끼고 그린 그림들이 그의 노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대상을 자신의 내면에서 형상화해 자신만의 것으로 탄생시킨 후, 이를 기반으로 그의 상상력을 펼쳐나가며 그림의 질뿐만 아니라 양도 또한 극대화하였다. 그 결과 13,000점의 작품이 포르나세티의 손끝에서 피어나게 되었다.
포르나세티 특별전은 그의 특징을 반영하듯 방대한 양으로 구성되었다. 대부분 밀라노의 포르나세티 아카이브에서 선정되었으며 대략 1300여 점의 작품이 이번 전시에서 모습을 뽐내게 된다. 화가로서의 첫 시작에서부터 1980년대 최근의 작품까지 포르나세티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든 이 전시는 아들이 바르나바 포르타세티가 전시 기획, 구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나세티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3년 밀라노에서 전시된 이것은 2015년 파리에서도 성공을 거둔 후 아시아에 착륙했다. 아시아 첫 전시이니만큼 그 의미는 더욱 깊을 것이다. 또, 비르질리로 빌로레시가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한 영상이 이번 전시를 통해 첫 공개가 된다고 한다. 참으로 매력적인 전시회이다. 이로써 안 보러 갈 이유는 배제되었으니 방학, 주말을 이용해 의미 깊은 하루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일정 : 2016. 11. 22 ~ 2017. 03. 19
장소 : 배움터 지하 2층 디자인전시관
시간 : 10:00~21:00 (입장마감 20:00) /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비용 : 성인 15,000원, 청소년 10,000원 (부모동반 36개월 미만 아동 증빙서류 지참 시 무료)
*wewi 앱을 다운받으면 오디오가이드 서비스 가능함.
전시회 속에서 지오 폰티라는 이름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그가 포르나세티에게 어떤 의미이기에 수없이 등장하는 것일까? 지오 폰티는 포르나세티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탈리아의 건축 거장이라고 불리는데 그와 포르나세티의 운명은 ‘젊은 작가를 위한 콤페’에서 시작되었다. 그와의 협업은 아르키테투라 장식장, 안드레아 도리아 여객선의 여객실과 복도 등여러 방면에 걸쳐 있다. 사진 속 장식장 또한 지오 폰티가 처음 구성하고 포르나세티가 더 발전시킨 장식장으로 역시 둘의 협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 둘의 협업으로 보는 이의 눈은 한층 더 즐거워질 것이다.
[이미지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주가은 기자]
포르나세티의 작품을 보다 보면 손, 태양, 포커카드, 물고기 등 반복되는 소재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리나 카발리에리 얼굴이다. 리나 카발리에리는 포르나세티가 19세기 프랑스 잡지에서 발견한 인물로, 이탈리아 오페라 가수이다. 그는 그녀를 모티브로 변형, 변주하여 350여 개의 시리즈를 제작하였을 만큼 그녀의 얼굴에 집착했다.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작품 속 그녀의 얼굴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하나의 재미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시회를 관람하다 보면 수많은 트레이가 전시되어 있는 방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방에서는 포르나세티의 작품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소재인 손, 태양, 포커카드, 달, 물고기들이 당신을 반겨준다. 전시회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소재들이기에 이 방에 들어갈 때쯤이면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포르나세티만의 변주, 변형은 <트레이 : 꿈을 담아내는 방법>에서 최절정에 이른다. 그의 다양한 변주를 보며 상상력과 창의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또 환상적, 초현실적, 아이러니함, 희극적인 요소를 갖춘 그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이 곳에서 더욱 쉽게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125개의 트레이들을 보며 그만의 세계관을 기초로 한 가지 사물을 다양하게 디자인한 그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나는 도자기, 가구, 물건 등 나의 거의 모든 작업에 있어서, 작은 이야기나 재미있는 메시지들을 숨겨 놓곤 한다. 이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시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마음의 눈으로 읽힐 것이다."
-Piero Fornasetti
포르나세티, 그의 말을 믿고 전시회 속에서 그의 메시지를 찾아보자. 그것은 이 특별전과의 시간을 더욱 뜻깊게 만들어줄 것이다. 포르나세티는 필립 스탁 등 1990년대의 저명한 디자이너들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들로 유명하다. 그의 이러한 유명세는 유행에 따르지 않으려 했던, 예술가적 신념을 지키려 했던 노력 덕분에 21세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들인 바르나바 포르나세티의 생산을 계속 해 온 덕분에 피에로 포르나세티의 작품들은 현재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다.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바르나바 포르나세티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21세기 디자인이라고 해도 전혀 거리낌이 없을 만큼 세련된 그의 디자인 작품을 마음껏 즐기다 오자. 그의 상상력에 자극받아 독창적인 작품이 새로이 탄생할 것이기에 포르나세티의 작품은 미래의 디자인을 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는 이번 전시회가 포르나세티 브랜드의 상업적 성공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던 그의 작품들을 예술로써 바라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의 본질적 모습을 느껴보며 이 전시회를 감상하길 바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주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