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생각이 떠다니는 곳, 카페 ‘생각구름’ 대표 최정진 시인을 만나다

by 4기유성훈기자 posted Jun 24, 2016 Views 263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최정진 시인은 지난 2007년 계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왔다. 2011년 시집 ‘동경’을 발표하였으며, 최근 고향으로 되돌아온 젊은 작가이다. 그가 서울살림을 접고 고향 순천에서 터를 잡은 곳은 순천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향교길 39번지이다.
 이 공간은 왠지 생각이 구름처럼 떠다니고 있을 것 같은 곳이다. 바로 시인이 운영하는 카페 ‘생각구름’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는 시간제로 운영된다. 기본 1시간에 2000원, 1시간 추가될 때마다 1000원이 추가된다. 1일 사용권은 6000원을 받는다. 커피와 음료는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매달 주제를 선정하고, 이달의 작가와 도서를 소개하고 있으며, 작은 전시회와 시낭송회, 강연회 등도 열린다. 누구라도 방문하여 시를 읽고, 공부하며, 작업할 수 있다.

 카페 ‘생각구름’ 곳곳에 꽂혀 있는 책들 사이에서 시인에게 물었다.

 첫 번째 질문은, 중앙에서 활동하던 작가로서 지방에서 겪게 되었을 어려움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고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활동에 큰 지장이 없다는 답변이었다. 시를 만나고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다음으로는 시의 발상이나 제재를 무엇에서 얻어 오는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시는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는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이나 사물을 따로 찾아서, 그것에 대한 시를 쓴다고 하였다. 더하여 자신은 시집 ‘동경’에 수록된 로션의 테두리를 가장 아끼는데, 이유는 높은 구현도와 오랜 시간동안 고뇌했기 때문이라 말했다.
 말이 오고가는 가운데, 시인 최정진의 시의 특징에 대해서도 물었다. 시인은 자신의 시는 서사가 주를 이루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최정진에게 시란? 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와 자신과는 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며, 인간으로서 필요한 요소. 즉, 어떻게 보면 전부라고 말했다.
 또한 시로써 대변할 수 없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으며, 어떻게 보면 그 일부이기를 바란다고 말하였다.


 ㅇ미지.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유성훈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마지막으로 최정진 시인의 시 한편을 소개한다.

기울어진 아이1

 세탁소가 딸린 방에 살았다 방에 들여놓은 다리미틀에서 엄마의 품에 안겨 잠들었다 내 몸의 주름은 구김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엄마는 다림질밖에 몰랐다 엄마의 품에 안겨 다려지다 어느날 삐끗 뒤틀렸는데 세탁소 안에서 나는 구부정하게 다니는 아이라고 불렸다

 다린다는 말은 주름을 지우는 게 아니라 더 굵은 주름을 새로 긋는 문제였다 수선된 옷들이 마지막 누운 곳은 다리미틀 위였다 뜨거운 것과 닿으면 닳은 곳부터 반짝거렸다 오래 입은 옷일수록 심했다 엄마는 밤마다 어딜 가는지 브라더 미싱 앞에서 드르륵 어깨를 떨었지만 우는 게 아니었다 꿰맨다는 말은 상처를 없애는 게 아니라 얼마나 잘 가리느냐의 문제였다 엄마, 엄마 가슴에 난 구멍은 얼마나 크길래 날 실통에 걸어야 했나요 나를 돌돌 풀어 가슴에 안아야 했나요

-최정진, 「기울어진 아이1」 중에서, 『동경』, (창비, 2011).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유성훈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1371836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1386316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807823
정보화시대의 축제, 2017 스마트 디바이스 쇼 file 2017.08.17 이예준 16069
가을꽃으로 물들은 2017 고양가을축제 1 file 2017.10.12 최나연 16068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게 file 2019.12.30 남진희 16067
차선규제봉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가? file 2021.07.26 이은별 16064
공인인증서는 가고 시작된 민간인증서들의 시대 file 2020.12.28 이채은 16058
손흥민 선수 100호 골 달성! 1 file 2018.12.26 박종운 16054
‘다시 4월, 기억하고 있어요’ 6 2017.05.03 최희정 16049
오사카에서 400년의 세월을 느끼다 1 file 2017.02.25 김민진 16047
지구촌시민교육을 온라인으로! file 2020.11.03 염현성 16046
수도권매립지, 공원으로 재탄생하다! 2017 환경사랑 걷기대회 개최 2 file 2017.10.24 허지원 16042
코로나19가 몰고 온 비대면(Untact) 문화 file 2020.04.17 김지윤 16041
[포토] 2021 삼성호암상 시상식 file 2021.06.03 디지털이슈팀 16039
매년 3월 22일은? 1 file 2017.03.21 박승미 16035
세월호 '#기억은힘이세지' 온라인행진 이루어지다 file 2021.04.22 이은별 16023
뜨거운 여름, 가족 사랑으로 이겨내다. file 2017.08.22 최연진 16021
정월대보름, 전주 박물관에서 즐겨요 8 file 2017.02.21 김수인 16021
야생 동물, 사람을 헤칠 수도 2021.03.02 이수미 16014
너무 늦기 전에, 어폴로지 2017.04.18 이가영 16012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시 변화되는 우리의 일상은? 3 file 2020.12.21 신재호 16006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file 2020.03.13 정호영 15985
코로나19로 바뀐 문화생활 file 2021.02.24 이소현 15984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까지, 공모주 청약 돌풍 file 2020.10.26 이채은 15982
시민과의 소통이 절실한 지금, 고양시는? 1 file 2020.12.08 김한나 15976
사전투표, 이렇게 한다! file 2017.04.25 이태연 15965
당신의 청춘을 불러드립니다. file 2017.03.26 김다은 15964
신창섭 감독의 토종 애니메이션 '거신: 바람의 아이' file 2023.05.25 정윤서 15958
프로야구의 9번째 심장.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우승! file 2020.11.25 김민채 15958
제 2, 제 3의 유관순을 찾아서... 제 16회 유관순 횃불상 워크숍 4 file 2017.02.21 강인주 15957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 명화전 file 2023.07.15 이다빈 15938
제주를 노랗게 물들인 싱그러운 유채와 함께하는 치유타임 file 2017.03.25 서윤 15935
방탄소년단,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 또 새 역사를 쓰다 2 file 2020.11.26 심희진 15929
탄산음료, 그것의 진실은? file 2020.11.06 김해승 15924
쓰레기장이 꽃밭으로 1 2021.04.16 김은지 15919
MZ 세대와 신축성 패션 상용화의 시대 file 2021.06.25 옥혜성 15917
우리가 지켜야 할 그곳! 2 2017.04.08 박지원 15909
WBC 개최국 한국, 1라운드 탈락 확정...한국야구의 현주소는? 3 file 2017.03.12 하재우 15908
워터파크는 코로나 시기에 안전한가? 1 file 2020.08.24 나주현 15907
백신을 맞아도 우리는 마스크를 벗지 못한다 1 file 2021.01.26 김자영 15905
아시안게임, 병역 혜택의 기회? 3 file 2018.08.30 김서진 15896
랜섬웨어, 그 대책은? file 2017.05.22 조유림 15892
가깝지만 가까워질 수 없는 존재, 가공식품 1 file 2020.11.30 김나래 15888
UN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이여, 이리로 오라! 3 2020.09.25 전민영 15885
점점 현실화되는 전기차 시대 2017.07.31 이종현 15871
공항동, 도시재생으로 다시 날 수 있을까? file 2020.11.09 김서영 15868
헬스케어 앱 슈퍼워크, 걸음 수에 따라 보상 획득하는 ‘베이직 모드’ 업데이트 file 2022.12.28 이지원 15864
인형 뽑기 범죄, 해결책은? file 2017.03.26 이호균 15862
구립증산정보도서관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옛이야기에 담겨있는 인문학 만나기 file 2022.05.17 이지원 15855
방탄소년단, 빌보드차트 1위 또다시 차지하다 file 2020.10.26 추한영 1585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