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기자수첩] '노키즈존'은 혐오 표현...아동 차별에 반대한다

by 김하은대학생기자B posted Jul 21, 2023 Views 1063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따뜻한 주말을 맞아 아이와 함께 외출한 부모는 만연한 봄을 만끽한다. 부모는 곧 날이 더욱 더워지고 다리도 슬슬 아파오자, 잠시 앉아 쉴 카페를 찾는다. 마침 바로 앞에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카페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직원이 굳은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한다. "노키즈존입니다". 부모는 잠시 당황한다. 심상치 않은 기류를 느낀 아이는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자리에 서서 잠시 멍하게 있던 부모는 별 수 없이 아이와 함께 카페를 나온다. 다음 카페를 찾는 부모의 시선은 오직 문 옆에 붙어 있는 '노키즈존' 표시의 유무만 쫓는다. 


최근 들어 아이들의 출입을 막는 '노키즈존' 매장이 확산 추세에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의 행동이 영업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큰 소리를 지른다거나, 매장 이곳저곳을 아슬아슬하게 뛰어다니고, 영유아의 경우엔 울음소리도 소음이 되기 때문이다. 좋은 분위기를 즐기러 카페나 음식점을 찾은 사람들에겐 참으로 거슬리는 존재이지 않을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가 물건을 깼다. 다음부턴 아이를 절대 가게에 들이지 않겠다 생각하는 사장의 결심에 못을 박는 꼴이다. 


노키즈존을 매장 주인의 영업상 자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사람들은 대체로 고객의 행복추구권 또한 고민 선상에 함께 놓는다. 아이의 시끄러운 울음소리와 민폐 행위는 주위에 불쾌감을 일으키고 쾌적한 서비스를 즐길 권리를 침해하므로, 아이의 출입을 막는 것은 매장을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장의 영업상 자유이자 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아이의 기본권의 무게가 저울질의 싸움에서 졌다. 하지만 '노키즈존'이라는 네 글자 안에 담긴 파괴적인 이면을 주목하는 것은, 많은 어른들의 인내와 사랑을 딛고 또 다른 어른이 된, 또는 되어가고 있는 우리가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미지 제공=트위터,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이미지 캡쳐=트위터,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언제부터 우리는 아이들을 '철없고 사고만 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을까? 아니, 왜 아이가 철없고 사고만 친다는 사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을까? 아이들을 원래 그런 존재이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찼지만, 아직 순수한 감정들을 다듬을 줄 몰라 마구 방출하는 시기. 그것이 유년기이며, 아이의 성장 과정을 관용어린 눈으로 바라봐 주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사회의 역할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인간은 처음부터 완성되어 나오지 않는다. 감정에 북받쳐 울고 나서는 "피해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아이는 없다. 오히려 아이가 저지르는 철없는 사고는 순리이자 필연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이타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또 다른 '아이'였으니까.


또 다른 노키즈존의 문제는 '아이의 출입 자체'를 막아드려 한다는 점에 있다. 불가침하며 천부적인 인간의 기본권은 헌법에 따라 엄격히 정해진 때에만 제한할 수 있고, 심지어 필요에 따라 제한할 때조차 그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하지 못한다. 아이의 출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것은 이에 비추어보아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여실하다. '영업의 원할하게 되지 않을 것이다'는 주장만으로 사회구성원의 존재를 막아서는 것은 결국 돌고 돌아 자신의 권리가 침해될 때에도 터무니없는 면죄부로 악용될 것이다. 아이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뛰기 금지', '소리지르기 금지'와 같이 문제될 수 있는 '행동'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한껏 풀린 날씨에 거리에는 녹음에 감싸인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이 자주 보인다. 우리 또한 가족의 일원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타인을 동등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소통해야 한다. 어린이든, 노인이든, 상대방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없다.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나의 시선에서 타인을 이해하려 할 때 우리는 눈부신 사회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6기 대학생기자 김하은]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611395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775784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991063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변질: 블레임 룩(blame; 비난, look; 주목) 3 file 2017.02.28 조나은 17798
최순실 1심 판결, 징역 20년·벌금 180억 원·추징금 72억 원 file 2018.02.22 허나영 12265
최소한의 투표권도 얻지 못하는 청소년, 이대로 괜찮은가 file 2018.08.13 장혜성 12636
최대 90% 효과? 코로나 백신 화이자 1 file 2020.11.26 김태완 9771
총선 투표율, 이대로 안녕한가? 3 file 2016.03.12 고건 20022
총선 국면 돌입한 정치권...국민의힘, 민주 당내 갈등에 이목 쏠려 file 2023.11.22 김도민 8158
총기 규제에 대한 미국 내의 두 반응 file 2018.04.05 전병규 14481
촛불집회 노벨평화상후보에 오르다? 3 file 2017.04.15 한한나 13709
촛불집회 100일...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나 5 file 2017.02.09 장인범 18641
촛불의 시발점, 광화문 3.1운동 100주년 기념 file 2019.03.11 장민주 15701
촛불시민에게 ??? 문 대통령 세계시민상 수상 1 file 2017.10.02 문서연 12302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file 2017.03.20 김윤영 11373
촛불 대통령에게 '레드카드'를 보내다 file 2017.05.16 김소희 12470
초콜릿은 모두에게 달콤하기만 한 것일까? file 2019.09.23 이채윤 12042
초유의 '4월 개학' 확정 2 file 2020.03.19 류경주 10672
초대형 선박 좌초로 마비된 수에즈 운하 file 2021.03.29 박수영 10157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 카리브 해 연안 도서 및 美 남부 강타해 피해 속출 1 file 2017.09.11 이윤희 15246
초·중·고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문제점은? 2 file 2020.04.02 유시온 10903
체포 과정에서 용의자를 질식사하게 한 미국 경찰, 그리고 이어진 '플로이드 사망 시위' file 2020.06.02 김가희 11741
청학고 새월호 참사 2주기 추모행사 3 file 2016.04.23 문채하 21040
청천 프로젝트: 한중 공동의 미세먼지 해결법 2 file 2017.05.24 임형수 14250
청주시 기록적 폭우, 사후 대책은 어떻게? 25일까지 수해피해신고 마감! 1 file 2017.07.24 조영지 13977
청주 서원구 미래통합당 최현호 후보 연이은 아쉬운패배 file 2020.04.28 한재원 10650
청와대, '난민법, 무사증 입국 폐지/개헌' 거부 답변을 내놓다 file 2018.08.07 김나현 14057
청와대, "5월 13일부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준비" file 2020.05.04 박가은 9645
청와대 해명에도 불구하고 점점 가중되는 '차이나 게이트' 의혹 file 2020.03.24 임재완 13022
청와대 이번에도 압수수색 불허... 그 이유는? 4 file 2017.02.04 구성모 20873
청와대 국민청원 '시작은 좋았으나' 2 file 2018.09.03 김지영 12706
청와대 게시판 '난민신청 허가 폐지/개헌' 청원 70만 돌파 4 file 2018.07.27 김정우 13805
청와대 '오보괴담 바로잡기' 3 file 2016.11.20 김다현 21460
청소년이 직접 만드는 청소년의 권리 2 file 2017.07.25 최지오 14242
청소년이 보는 소년법 "법의 헛점을 노린 교묘한 범죄 잇따라..." file 2018.09.27 8기심채은기자 14264
청소년의 흡연과 실질적인 방안 2014.07.28 김서정 24124
청소년의 음주 흡연 이대로 괜찮을까? 2 file 2016.05.24 최시헌 25667
청소년의 방역패스, 필수인가 선택인가 1 file 2022.01.21 최재원 17726
청소년을 향한 담배 광고, 괜찮은 걸까? file 2020.06.01 김가희 10335
청소년을 위한 페미니즘, 교육이 나서야 한다 3 file 2018.12.18 황준하 13474
청소년을 보호하는 소년법, 개정 혹은 폐지? 4 2017.11.09 박찬영 16603
청소년에게 듣는 '19대 대선과 대한민국' 1 file 2017.05.20 박상민 14173
청소년보호법과 소년법은 다르다? 7 file 2017.09.21 김주은 19889
청소년들이여 흡연의 불씨를 꺼라 2014.07.26 양나나 24176
청소년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정치 1 file 2017.02.09 정재은 17810
청소년들이 던져야 할 질문 하나, 과연 문명의 발전은 인류를 행복하게 해주었을까? 2 2019.01.11 임효주 17116
청소년들의 흡연 file 2014.07.30 1645 22088
청소년들의 흡연 2014.07.30 변다은 23332
청소년들의 일상이 되어버린 SNS 2 file 2018.01.03 정유정 16511
청소년들의 음주 문제 '심각' 5 file 2016.03.19 한지수 21659
청소년들의 언어사용 실태 5 file 2016.10.25 김나연 7204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