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기자수첩] 창원 모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길고양이 보호' 갈등

by 22기이설현기자 posted May 24, 2023 Views 815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지난 5월 3일, 창원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소방차가 출동했습니다. 주차 중인 차 속에 고양이가 있는 것 같다는 신고가 있었습니다. 소방관 세 명이 차량 이곳저곳을 살펴보았지만 발견하지 못하였고 신고차량은 운행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금방 차가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렸고 가까운 카센터에서 재확인한 결과, 새끼 두 마리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끝이 났다면 하나의 미담이 되었겠지만,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습니다. 뉴스에서 보았던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보호하려는 사람들과 보호하는 행위가 못마땅하고 불편하다는 사람들과의 갈등이 기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발생하였고, 기자는 갈등이 진행되는 상황을 취재했습니다.


IMG_2625.jpe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22기 이설현 기자, 5월 21일 임시 보호중인 길고양이의 모습.]


3년 전 일본에서 이사 온 아주머니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동(일본 사회에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심 생태환경을 가꾸는 자원봉사로 인정한다고 합니다.)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주민들은 먹이를 주지 않았으면 했지만, 코로나 19 시절임과 더불어 남의 행동에 간섭하여 문제를 만드는 것도 부담스러운 분위기 때문인지 적극적인 제지는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문제와 새끼들 처리 문제로 많은 민원이 발생하여 아파트 전체 주민들의 갈등으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길고양이가 자신의 생활을 침해한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은 먹이 주변으로 몰려든 길고양이들의 영역 싸움에서 발생하는 소리와 발정기 때 '메이팅 콜 (구애의 울음 소리)' 는 상당한 스트레스가 된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길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모여드는 길고양이를 마주치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또한, 길고양이들의 배변과 먹이를 구하기 위해 쓰레기를 헤집으며 차량을 긁는 것도 추가 피해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길고양이 밥그릇을 치워 달라’ '새끼들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는 것입니다. 


반면에 아주머니를 포함한 먹이를 주는 주민은 길고양이도 살아있는 생명이고 보호해야 할 대상이므로 매일 깨끗한 물과 먹이를 주었고,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하며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내 돈과 내 시간을 써가면서 고양이들을 살리고 있었습니다. 또한, 아파트 등 공동 주택에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니 먹이 주는 행위를 제제할 수 없고, 먹이 주기 금지가 오히려 자신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라고 말합니다. 싫어하는 주민들에게 불편함을 주기 싫어서 구청과 동물 보호 센터에 도움을 요청도 했었다고 합니다. 


길고양이를 신고한 후 10일이 지나서도 새로운 주인을 찾지 않으면 대부분 안락사를 시킨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신고가 꺼려진다고 합니다. 민간 보호 단체들도 포화 상태인 곳이 대부분이고 경제적인 이유와 인력 부족으로 모든 길고양이의 구조가 진행될 수 없다고 합니다. 특히, 구청의 답변에 기자가 당황스러웠던 것은 새끼에게 분유를 먹일 사람이 없으니, 분유를 떼고 나서 다시 연락하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지자체들의 적극적이고 즉각적인 대처를 기대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 매우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아주머니는 소란이 지속되자 길고양이 어미를 포획하기 위해 포획 틀을 설치하였으나 5일 만에 어미가 아닌 수컷 2마리를 잡았습니다. 포획한 수컷도 풀어줄 수 없어서 중성화 수술을 시켰다고 합니다. 현재 다섯 마리의 새끼는 아주머니가 키우고 있습니다. 예방 접종도 하고 직접 분유를 먹인다고 합니다. 걸음마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섯 마리를 키우는 경제적인 비용과 함께 보내는 시간문제로 계속 집에서 돌볼 수 없어 입양할 사람들을 알아본다고 하는데 쉽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IMG_2624.jpe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22기 이설현 기자, 5월 3일 차에서 구조한 길고양이 새끼들.]


길이 집인 길고양이를 끝까지 돌보겠다는 결심이 없다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만약 외면할 수 없다면 중성화와 청결한 관리를 해 주어야 합니다.길 고양이가 내 주변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인접 지역의 다른 고양이들이 들어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남이 싫어하는 것은 엄연하게 다른 문제입니다. 서로의 생각을 바꾸려고 하거나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누가 나에게 고양이를 싫어하라고 강요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유로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이 더 인간적이고 휴머니즘을 가진 것처럼 말할 수 없습니다. 서로에게 일방적인 입장을 강조하거나 요구해서는 해결책을 찾지 못합니다.


누군가에겐 사랑스럽지만, 누군가에겐 불편한 존재인 길고양이,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개체 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존재이며 길고양이와 친하지 않은 이웃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길고양이와 사람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현재 진행형인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뿐만 아니라, 어떤 방지 대책이 효과적인지 진지한 고민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22기 이설현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612792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777342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992509
'살충제 계란'의 '마지노선' 제주 마저 불안하다. 4 file 2017.08.24 이승주 15575
'살충제 계란' 과연 그 진실은? 2 file 2017.08.29 정다윤 12462
'산성터널 시내버스', 부산 300번 버스 타봤더니 file 2018.11.02 양재원 19506
'사회의 악' 여론 조작, 이대로 괜찮을까? file 2018.08.30 최예은 13008
'붕괴 직전' 충주시 중앙어울림시장...대피하지 않는 상인들 file 2024.05.18 이성결 7424
'부산행', 왜 변칙행? 1 file 2016.07.25 강하윤 19255
'박근혜는 하야하라!'전국에서 타오르는 열기, 광주 촛불 집회 2 file 2016.11.12 박하연 23095
'바나나맛' 열전,바나나에 반한 식품업계 2 file 2016.05.25 이나현 18493
'미성년자 술,담배 극성, 판매금지 물품 구매 원천은 어디에?' 3 file 2017.09.28 이혜성 21622
'만취해 인천 모텔에서 女 폭행한 20대 남성...알고 보니 현직 경찰관' file 2021.07.01 김혜성 10784
'만 나이 통일법' 시행 3달째...연령 혼동 사라질까 file 2023.09.22 빈나현 8816
'런던 테러' 배후에 선 IS file 2017.03.24 류혜돈 13520
'동유럽'의 전쟁과 '동아시아'의 전쟁 file 2022.02.28 김준기 9222
'독서실', '스터디카페' 코로나19 방역 거대 구멍 1 file 2020.03.31 박지훈 20589
'대한청소년이공계학술연합' 이번엔 국내 유명 청소년 행사인 ‘한국청소년학술대회’ 표절·베끼기 의혹 (종합 2보) file 2017.07.17 온라인뉴스팀 24896
'대통령 탄핵 절대 안돼'... 휘몰아치는 탄핵심판 속 보수의 목소리를 들어보다 4 file 2017.02.22 조윤수 18733
'대선주자 국민면접'문재인, "저는 취업재수생입니다" 1 file 2017.02.18 유미래 17009
'대륙의 실수', 중국 직구족의 번성 1 file 2016.04.19 김도현 22381
'다사다난'했던 2017년, 가장 '빛났던' 청와대 청원 게시판 2 2018.01.02 전세연 15010
'낙태죄 폐지', 우리는 여성의 인권을 쟁취한다 2 file 2018.07.25 양성민 12360
'김제동 만민공동회'와 13차 울산시민대회의 횃불행진 2 file 2017.02.12 서상겸 17369
'김정은식 공포정치' 6년차…또 하나의 희생양 '김정남' file 2017.03.25 소희수 14358
'기생충' 축하로 시작해 '코로나바이러스'로 끝난 수석·보좌관 회의 1 file 2020.02.14 김도엽 12877
'금모으기 운동'은 어떤 운동이었을까? 1 file 2019.01.21 강민성 18040
'국가부도의 날'로 보는 언론의 중요성 3 2018.12.27 김민서 14944
'구지가'로 불거진 논란, 교권침해인가 성희롱인가 file 2018.07.24 최가영 12714
'구멍뚫린' 지역주택조합 file 2017.02.24 박다혜 15686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 작지만 큰 배려 1 file 2020.07.27 이도현 11551
'강제징용' 일본의 뻔뻔한 태도 2020.06.10 조은우 10521
'강아지 하늘샷',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이다 3 file 2018.11.19 신미솔 14831
'ㅇㅇㅇ' 열풍 그 끝은 어디? 5 file 2017.02.25 이다민 17987
'SNS'라는 가면 1 file 2019.03.05 김성철 30276
'n번방' 들어가기만 해도 처벌받는 개정안 추진 중 1 file 2020.03.31 전아린 15129
'Be 정상회담' 청소년이 정책의 한가운데 서는 시간 file 2017.11.01 오주연 16022
'AZ 2차를 모더나로...?' 강릉 주민 40명 오접종 논란 file 2021.09.24 신현우 17850
'5·18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 거리로 나온 시민들 file 2019.03.04 김사랑 13625
''우리는 요구합니다'', 스쿨미투 집회 1 file 2019.02.21 안예슬 12237
"함께 손잡고 정의를 되찾자" 삼일절 맞아 서울서 한일합의 무효집회 열려 6 file 2016.03.02 박채원 21868
"학생증 들고 왔다면 돌아가세요"...학생증 신분증으로 인정 안 한 가수 1 file 2023.09.30 이종혁 11135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3 file 2017.03.11 한지선 14812
"풀 오브 카풀(Full of Carpool)"? 카풀과 택시의 대립 1 file 2018.10.29 김지민 16065
"청정지역" 제주도, 그곳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2020.09.07 서보민 16369
"중국은 조금이라도 작아질 수 없다" 빅토리아,페이까지...대체 왜? file 2016.07.24 박소윤 20644
"정인아 미안해..." 뒤에 숨겨진 죽음으로만 바뀌는 사회 1 file 2021.01.27 노혁진 10716
"자녀 2명 놔두고..." LG디스플레이 직원, 직장괴롭힘 때문에 자살했나 file 2023.05.21 디지털이슈팀 15524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달 16일 안산서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 열려 file 2019.05.23 황수빈 12975
"우한은 코로나19 기원지 아니다" 다시 시작된 중국의 주장 1 file 2020.11.23 박수영 9938
"우리는 동물 실험을 반대합니다!' 영국 국민들의 바뀌는 태도, 한국이 배워야 할 자세 file 2019.06.14 이채린 213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