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취임사에서 '통합' 강조한 바이든…샌델은 '능력주의 극복'을 말한다

by 김도원대학생기자 posted Jan 25, 2021 Views 1834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위대함과 선량함",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 시간) 취임사를 마무리하며 사용한 표현 중 하나다. 그는 연설에서 '관용과 겸손함'을 통해 단결을 이뤄 본래의 위대하고 선량한 미국으로 나아갈 것을 천명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한번 세계의 선(good)을 선도하는 세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민주주의의 성숙에서 끝나는 말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을 언급함으로써 미국 민주주의를 도덕과 연결했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것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선량함'이었다는 것이다. '위대함'을 '선량함'과 연결하는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남북 전쟁, 대공황, 세계대전, 9/11에서 투쟁과 희생, 좌절을 통해 우리의 '더 나은 천사'는 항상 승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미국을 '항상 승리를 가져오는 천사'로 칭했다. 민주주의의 성숙을 필연적 승리와 결부시킴으로써 당위를 부여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접근이 분열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잘 알려진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은 능력주의가 분열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출판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성공, 승리와 같은 결과를 위대함, 선량함과 같은 능력과 도덕성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능력주의의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실제 결과에 능력이나 도덕성이 항상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모든 일에는 언제나 운이 작용한다. 선천적 배경에서부터 후천적인 작은 선택 하나까지 운과 동떨어진 결과는 없다. 결과적으로 능력주의는 승자에게 도덕적, 능력적 오만함을, 패자에게는 모멸감을 쥐여준다. 미국 사회의 극단적 분열은 지난 몇십 년간 극대화된 부의 양극화가 패자의 모멸감에 불을 붙임으로써 일어난 것이다. 


20210124_2204051.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도원 대학생기자]


 능력주의가 낳은 오만한 시각은 단순히 미국의 국내적 시각에 그치지 않는다. 대외정책에 대한 시각도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 '미국이 세계의 선을 선도하는 세력'이라는 시각, '미국이라는 천사는 항상 승리한다는 시각'은 능력주의의 오만함이 국제 정세 인식에 그대로 투영된 결과다. '선량함'과 '위대함'이 승리의 증표라면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실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러시아 푸틴의 편법적 장기집권과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아직도 건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가 항상 정의롭지는 않고, 선량함이나 능력이 결과를 반드시 보장하지는 않는다. 도덕성과 능력, 결과를 섣불리 연결하면 오만함은 피할 수 없다. 그 아래에서 쌓여가는 패자의 분노는 덤이다. 여기에서 유추할 수 있는 필연적 결과는 갈등뿐이다.


 통합을 만드는 사회적 연대와 시민의식은 평등을 통해 꽃핀다. 자유를 통해 개인의 삶과 권리를 누리면서도, 평등을 통해 같은 공동체 구성원임을 인식해야 민주주의가 결실을 맺는다. 샌델에 따르면 능력주의는 이상적인 사회의 종착점이 아니다. 기회의 평등은 불의를 교정하는 제도지, 그 자체로 정의가 될 수 없다. 기회의 평등을 넘어 조건의 평등을 실현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길이다. 인식의 측면에서라면 국제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능력주의를 넘어 타국을 동등한 하나의 정치공동체로 볼 때 타협 가능한 대안이 생긴다. 동맹국이나 우방에 대해서라면 말할 것도 없고, 적성국에 대해서도 적대감과 업신여김은 구분되어야 한다. 샌델은 "상승에 실패한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 만족할 수 있도록, 그리고 스스로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1기 대학생기자 김도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16기문청현기자 2021.01.25 14:14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 등장해서 반가웠네요~~ '정의란 무엇인가'. 영원히 지속될 토론일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1373111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1387597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809124
베트남서 "한국어 제1외국어로 채택될 것" 1 file 2020.12.03 김유진 19552
대만 인기 퀴어 영화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넷플릭스로 찾아온다 file 2020.12.04 김예슬 28104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 특별전 예술을 담아내다. "한글의 새로운 해석" <ㄱ의 순간> 1 file 2020.12.04 이예찬 17527
시민과의 소통이 절실한 지금, 고양시는? 1 file 2020.12.08 김한나 15987
인터넷만 있어도 뚝딱 만드는 카드뉴스, 너도 만들 수 있어! file 2020.12.09 송민서 24387
일본인이 기억하는 시인 윤동주 2 file 2020.12.09 유승호 19169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학교에선 어떤 노력을 할까? file 2020.12.09 양윤아 18390
당신은 '난민 수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 file 2020.12.10 김하은 18186
하얗게 물들은 북런던 더비, 토트넘 승리의 핵심은? 2 file 2020.12.10 황동언 22775
무심코 쌓아둔 이메일이 지구온난화를 부른다? 3 file 2020.12.11 이채림 19481
입소문 탄 '경이로운 소문' 4회만에 OCN 역대 최고 시청률 2위 1 file 2020.12.11 홍재원 20471
신기하고 특별한 외계 행성 1 file 2020.12.15 이채영 15676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와 미래 file 2020.12.16 전승호 15639
UN, 중앙아시아와 아프간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 전하다 file 2020.12.17 김태환 19252
실감형 콘텐츠로 방구석 문화생활 즐기기 2 file 2020.12.18 이소은 17961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시 변화되는 우리의 일상은? 3 file 2020.12.21 신재호 16015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 file 2020.12.23 윤현서 15801
울산 현대 AFC 챔피언스리그 통산 두 번째 우승! 1 file 2020.12.23 최준우 17810
예비 고1,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작지만 거대한 그들의 상처 3 file 2020.12.24 문청현 30482
크리스마스 유래, 어디까지 알고 있니? 2 file 2020.12.24 조수민 18692
지금까지 코로나19같은 전염병은 없지 않았다? 1 file 2020.12.24 정승우 17408
2021학년도 유치원 보육비 지원 상승으로 학부모의 부담 경감시켜 file 2020.12.28 김아연 17652
공인인증서는 가고 시작된 민간인증서들의 시대 file 2020.12.28 이채은 16064
YLC 동아리 활동을 들여다보다! file 2020.12.28 정지후 20318
쿠팡, ‘쿠팡플레이'로 OTT 시장까지 노린다! 1 file 2020.12.28 유채연 21471
도산 안창호의 흥사단 평택 안성 지부 50주년 기념식 개최 file 2020.12.28 김서진 18167
12월 25일에 학교 가는 나라 1 2020.12.28 오예린 15515
전 세계 관광지들의 침체 1 2020.12.28 김상현 17183
All is well! 동탄국제고 11기 준비 오픈 채팅방을 소개합니다 file 2020.12.29 문청현 25659
마스크 착용!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 1 file 2020.12.29 정주은 18662
소셜 미디어의 충격적인 민낯 <소셜 딜레마> file 2020.12.29 김수연 20185
지구를 구하는 대학생 봉사단 ASEZ를 만나다 1 file 2020.12.29 송다은 18218
영화의 기억, 영화 굿즈 스토어 1 file 2020.12.30 이준표 20200
644골의 메시, 역대 단일 클럽 최다 득점 기록 갱신 1 file 2020.12.31 김민재 21875
대기 중 이산화탄소로 망가져가는 해양을 살릴 수 있는 기술들 1 file 2020.12.31 이지민 52521
쌓여있는 이메일, 지구 온난화의 주범? 3 2020.12.31 원규리 21182
“누구나 한 번쯤 소문의 주인공된다” 푸른숲주니어, '소문의 주인공' 신간 출간 file 2021.01.04 디지털이슈팀 19343
미디어 리터러시와 걸어가는 미디어시대 file 2021.01.04 신아인 16241
코로나19, 장애인들에겐 가시 1 2021.01.04 이수미 15111
도시 속에서 다시 태어난 자연, '월드컵공원' file 2021.01.04 서원오 19894
美 캘리포니아, 자율 주행 무인자동차 '누로'의 상용 운전 첫 허가 file 2021.01.04 공성빈 19359
방구석 랜선 세계여행 '노르웨이' 1 file 2021.01.04 이유정 28443
물 만난 물고기, 정보화 사회 속 코로나 2021.01.05 한나킴아벌레 16955
“양극화 사회에 전하는 공감과 소통” 푸른숲주니어, '네가 속한 세계' 신간 출간 file 2021.01.11 디지털이슈팀 20274
원더우먼 주인공 갤 가돗, "사람은 사람일 뿐..." 논란 file 2021.01.11 임이레 19008
면천읍성 일부 구간을 복원하다 file 2021.01.12 석종희 20704
추운 겨울, 고드름을 주의하세요! 2 2021.01.12 김성희 17394
과도한 트로트 열풍 이대로 괜찮은가? 2021.01.15 홍재원 1781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