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그들의 세상에 한 걸음 다가가기 - 질병과 편견에 대하여

by 5기박재찬기자 posted Feb 06, 2018 Views 2183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한 번쯤은 유럽의 중세시대나 한국의 조선 시대에 흔히 가지고 있었던 믿음에 대해 듣고 비웃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들이 과학에 대한 무지, 이로 인한 종교나 민간 신앙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에 의한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흔히 21세기를 과학의 시대라고 말한다. 우리는 더 이상 비가 오지 않는다고 기우제를 지내지 않고, 종교적인 믿음으로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결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특정 질병에 대해서만큼은 우리는 아직까지 과학의 시대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 에이즈나 간질, 투렛증후군과 같은 질병에 대해서 우리는 과학적인 이해보다는 그들의 증상에서 오는 혐오감, 편견, 막연한 두려움이 앞설 뿐이다.


1b45f79920d95865fcab851459c3fed4.JPG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박재찬기자]

 

질병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인식은 질병을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죽음을 연상시키고 막연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어떤 하나의 추상적인 대상으로 만든다. 이는 그 질병의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 사람들이 사회적 낙인을 우려해 병원에 찾아가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병이 악화되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병을 진단받은 사람들조차 사회적 편견을 두려워해 사회에 나오지 못하고 숨게 되고, 이는 그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를 낮춰 사람들은 그 병에 대해 점점 더 무지해지고, 국가 차원에서도 그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죽음, 공포와 관련된 질병에 대한 은유는 그 병에 걸린 환자들의 재활 의지를 꺾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음으로 내모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간질과 같이 전염성이 없으며, 극히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을 먹음으로써 일상생활이 가능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직무수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사회적 편견에 부딪혀 취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질병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가장 큰 요인은 질병에 대한 무지함이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에 사람들은 결핵이나 암에 대해 수많은 은유적인 의미를 부여하였다. 암은 항문, 유방, 방광 등으로 전이되기 때문에 숨겨야 하는 더럽고 부끄러운 질병으로 여겨졌다. 또한 중세시대에 들어와서는 종교에 의해 인간의 도덕성과 결부되어 신의 심판, 징벌 등으로 받아들여졌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종교적 색채는 옅어졌지만, 개인의 습관이나 성격과 연관되어졌다. 에이즈는 매춘, 동성애자 등을 연상시키고, 이러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국내의 수많은 에이즈 환자들이 자신의 질병을 꼭꼭 숨기고 고통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은유가 자리 잡는 데에는 우리가 하루에도 수없이 접하는 매체의 역할도 크다. 앞서 언급했던 잘못된 은유와 편견들이 사라질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매체에서 에이즈보다 무서운 광우병이 몰려온다같은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은유와 편견들이 자리 잡게 한다. 2006년에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틱 장애가 개그 소재로 쓰인 것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답답하거나 힘든 상황에 처할 때를 의미하는 말로 암 걸릴 것 같다는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병에 대한 잘못된 은유는 무의식적으로 우리 내면에 그 질병에 대한 잘못된 믿음과 편견을 뿌리내리게 한다. 질병만으로도 한없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편견이라는 돌을 던지지 말자. 그들에게 막연한 두려움, 편견, 혐오감을 가지기보다는 먼저 다가가서 그들의 병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서로 도우며 살아갈 이웃이 되어 주는 것이 어떨까?

 

 질병이 가장 큰 불행이듯이, 질병이 가져오는 가장 큰 불행은 고독이다. 질병에 감염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환자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찾아오지 않을 때, 의사조차도 찾아오는 것을 두려워할 때.... 이것은 환자에 대한 사회적 추방이며 파문이다. - 수잔 손택 <은유로서의 질병>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5기 박재찬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6기이승민기자 2018.02.06 18:12
    에이즈 환자는 충분히고통받을텐데 사회에서도 좋지않은시선으로 보니 더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기사 잘봤습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1371731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1386236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807746
원광대 한약학과, 쌍화탕 전달 봉사활동 성공적으로 마쳐 file 2021.10.25 김다혜 14667
원광대, 2017 세계 뇌주간 행사 개최 file 2017.03.18 김도연 18646
원더우먼 주인공 갤 가돗, "사람은 사람일 뿐..." 논란 file 2021.01.11 임이레 18985
원숭이와 친해져볼까?! 에버랜드 '몽키밸리 리얼대탐험' file 2015.06.07 김민정 45815
원자만 한 두께의 2차원 반도체를 쌓아 초격자 구조 구현 성공... 양자컴퓨터 소자로 사용 가능 file 2021.07.26 한건호 18341
원주 노숙인 센터, 사람들과 정을 나누다 file 2016.05.19 김가흔 23051
원주 역사 박물관으로 오세요~ 2017.07.25 차유진 19622
원탁회의에서 청소년이 외치다 1 file 2017.08.26 조인정 17869
월드 스타 방탄소년단, 유 퀴즈 온 더 블럭 단독 출연! 2021.03.03 전채윤 18591
월드컵 본선 진출 성공? 아니, 본선 진출 '당했다' file 2017.10.25 정재훈 19362
월드컵으로 경제 한걸음 – 러시아 월드컵과 파레토 최적문 1 file 2018.06.21 김민우 30288
웹드라마 '독고빈은 업뎃중', 8월 28일 첫 방송 file 2020.08.26 노연우 21886
웹툰 X 가요계 특급 콜라보 열풍 file 2020.10.27 유채연 19037
웹툰보다 더 웹툰 같은 가장 완벽한 영화의 등장 <치즈 인더 트랩> 3 file 2018.03.26 김응민 22249
위기를 기회로! 학생들을 위한 자기 계발 활동 9 file 2020.04.14 송다은 19565
위기의 예술소비시장, 도깨비 책방이 구한다! 2 file 2017.02.24 김현정 15242
위로받고 싶은 당신에게,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1 file 2019.03.25 최가온 21069
위안부 소녀상을 태우고 달리는 151번 버스를 아시나요? 5 file 2017.08.25 이준형 19378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의 날갯짓을 위한 청소년들의 날갯짓 2 file 2017.10.11 노승민 18663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캠페인이 열리다. file 2017.08.31 박성준 18125
위험한 신데렐라 file 2017.05.24 한다희 16571
유기견 단체 <행동하는 동물하는 사랑>,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 나서다. 2 file 2017.04.18 정수민 19009
유기견들에게는 세상이 바뀌는 캠페인,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7 2017.03.09 박세진 20699
유기동물, 왜? 그리고 어떻게? 1 2017.03.12 장준근 34124
유기태양전지의 시대, 무한에너지의 시대가 될 것 2017.08.30 김용준 18797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과 오사카시의 만남, 전국 더 리얼 at 오사카성 1 file 2017.02.23 석채아 20222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전설의 트리가 철거되다. 5 file 2017.02.19 최현정 18333
유니클로 봉사단, 연탄배달로 사랑의 온정을 나누다 file 2017.02.24 김다연 17442
유럽 축구의 새로운 도전, UEFA 네이션스리그 2018.09.28 최용준 18946
유럽여행 이젠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 file 2016.08.25 김규리 21783
유명 모델 켄달 제너의 테킬라 브랜드 Drink 818의 양면성 file 2021.12.20 강려원 17713
유명 브랜드 신발이 하롱 야시장에서는 만원? 1 file 2020.02.10 홍세은 21337
유산균, 어떻게 먹어야 할까? 1 2017.12.01 오지원 33406
유상철 감독 체제 첫 승리 인천 유나이티드 file 2019.05.29 김민형 21649
유엔 세계 평화의 날, 제주에서 성대하게 열리다 file 2016.09.20 임주연 24480
유엔 창설 75주년, 우리가 원하는 미래,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유엔 1 2020.11.25 박성재 22333
유익한 과학 캠프 file 2017.07.25 차유진 17811
유전자 조작이 낳은 계급사회 1 file 2020.02.17 조윤혜 31182
유튜브 '알고리즘'이란? 6 file 2020.08.11 김상혁 27345
유튜브 알고리즘이 불러온, 'K-POP 역주행' 변화 file 2021.04.06 김명진 19218
유해 성분 무첨가, 자연유래 성분...진화하는 프리미엄 치약 시장 file 2023.09.30 박상연 10897
유행어, 신조어라는 거울 속에 나타나는 2017 사회 모습 3 file 2017.03.25 성채리 30339
육군, 동성애자 군인에게 군형법 제92조의6 위반으로 구속영장 청구 file 2017.04.15 최문봉 21240
윤상현 감독의 신작,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독점 공개 file 2020.05.18 정호영 18885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우리도 한국인 8 file 2017.01.31 김세흔 21952
음식물 쓰레기, 일본에선 그냥 버릴 수 있다고? 1 file 2020.10.05 김시은 29236
음식의 다양성을 겨냥한 편의점, 결과는 ‘대성공’ file 2018.05.28 김민재 19234
음악 덕에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들 3 file 2017.10.16 최슬기 1919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