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영광을 마신 남자, 배리마셜

by 4기김민정기자 posted Oct 09, 2017 Views 2226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꿀꺽" 여기 며칠간의 고민 끝에 박테리아 10억 마리를 마신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바로 배리 마셜 (Barry J. Marshall). 지금부터 그 남자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1951년, 오스트레일리아의 최대 금광 도시인 캘굴리에서 19살, 18살의 어린 부부가 첫아이를 낳았다. 바로 배리 마셜. 어린 시절의 마셜은 아무리 어려운 책이라도 끝까지 읽지 않으면 손에서 놓지 못하고, 버려진 기계가 있으면 꼭 뜯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남다른 아이였다. 또한 아버지는 수리공, 어머니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화학 약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화학 약품들을 적절히 섞어 불꽃놀이용 화약을 만들거나 모스 부호 발생기를 만들어 동생들과 함께 놀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 꿈 많고 호기심 많던 소년은 의대에 진학하여 1977년 로열 퍼스 병원에서 위장병학 전문의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20170924_151036.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민정기자]



3년 뒤, 마셜은 인생을 바꿔줄 동료를 한 명 만난다.

 그 동료는 바로 로빈 워런(J. Robin Warren). 마셜과 워런이 만났을 당시에는 워런이 만성위염 환자의 위 점막을 관찰하다가 세균처럼 보이는 나선 모양의 것들을 발견했다. 또한 이것들의 주위에는 늘 염증이 나 있어 당시의 만성질환은 세균과 관련이 없다는 것과 위에는 세균이 살지 못한다는 통념을 뒤로하고 나선 모양의 정체를 밝히는 연구에 착수했으나 학계는 그를 미치광이로 몰아가기까지 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마셜만은 워런 박사의 나선 모양의 발견을 넘기지 않고 그때부터 함께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우선 세균이 위 속에 산다는 증거를 제시하려면 세균을 배양해야 했다. 위 속 환경과 거의 유사하게 온도, 습도, 영양분을 맞추었지만 배양 접시의 세균은 자라지 않았다. 몇 달에 걸친 배양 실험이 모두 실패하자 너무 지친 나머지 휴가를 떠났는데 이때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그들에게 찾아온 뜻밖의 행운은

 실수로 방치해 두었었던 배양 접시가 휴가를 다녀오니 안에 균이 배양되어 있던 것이다. 알고 보니 보통 실험실에서는 48시간 동안만 배양한 뒤 폐기하는데, 헬리코박터균은 다른 박테리아보다 천천히 자라 관찰 기간 동안 눈에 보일 정도로 자라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 나선 모양 세균을 마셜 박사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로 명명했다. 이때 헬리코(helico)는 나선형을, 박터(bacter)는 세균을, 파일로리(pylori)는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통하는 유문 부위를, 합쳐서 위와 십이지장의 연결 부위인 유문 부위에 존재하는 나선형 모양의 세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배양했다는 기쁨도 잠시, 두 사람은 두 번째 벽에 부딪히게 된다. 배양된 헬리코박터를 동물에 주입했지만 어떤 동물도 위장질환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헬리코박터가 위 속에 존재할 수 있을 뿐 위궤양, 위암 등 질환의 원인균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셜 박사는 며칠간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가 결국 무모한, 하지만 용감한 실험을 감행하게 된다.


마셜의 무모한, 하지만 용감한 실험

 그것은 바로 직접 실험 대상이 되어 헬리코박터가 가득 든 용액을 마시는 것이었다. 마셜 박사가 이런 무모한 결정을 하게 된 것은 간단한 의학적 지식인 '인수 공통 질병은 의외로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마셜 박사는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고 용액을 마셨고, 급성 위궤양에 걸려 위가 뒤틀리고 구역질이 나는 고통을 겪으면서 스스로 일지를 쓰고 위 점막 여기저기에 헬리코박터들이 박혀있는 것을 채취하고 다시 배양해 헬리코박터가 위장질환의 원인인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헬리코박터에 의한 궤양이 아니라 단순 소화성 궤양이라 여겼을 때의 치료 방법은 위산 생성 억제였다. 그래서 헬리코박터균이 원인일 때는 오히려 더 상태가 악화되었는데, 마셜 박사와 워런 박사의 연구 덕분에 원인에 따른 알맞은 처방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헬리코박터를 통째로 마셨던 마셜 박사는 통증에 시달리다가 항생제를 먹고 나서야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로 이어진 치료 연구에서도 헬리코박터균이 위에서 제거되었을 때 환자들의 소화 궤양이 치료되는 것을 확인해 새로운 치료 기회를 얻게 되었다. 따라서 두 사람은 2005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연구로 많은 사람들이 만성감염, 염증, 암의 관련성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되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4기 김민정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1369322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1383827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805222
부산시민공원, 포켓몬 고 대신에 '스탬프 투어'로 공원 100배 즐겨 보아요. 8 2017.02.22 최영 25560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영화 재심을 만들다!! 4 file 2017.02.22 유주영 18306
나눔의 가치를 알리는 청소년들, 남양주시 청소년 자원봉사 홍보단! 1 file 2017.02.22 정현지 20008
책읽어주는 언니오빠와 함께 알아가는 책 읽는 즐거움 1 file 2017.02.22 곽문주 18854
사라져가는 비디오 대여점,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돌아오다 13 file 2017.02.21 백지웅 19536
영주시, 고교생과 함께 관사골 활성화를 위한 새뜰마을 사업 추진해 5 file 2017.02.21 박한나 20419
영상편집의 꽃, CG(Computer Graphics) 17 file 2017.02.21 오지현 20827
기억하자 0214 4 2017.02.21 이유정 16907
정월대보름, 전주 박물관에서 즐겨요 8 file 2017.02.21 김수인 16011
쓰레기 산으로 가려진 아이들의 밝은 웃음, 필리핀의 란필 지역에 가다 18 file 2017.02.21 이지안(이소미) 22653
게임과 만화마니아들은 다모여라~!. "코믹월드" 7 file 2017.02.21 전현동 19291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한 B1A4 팬클럽 BANA 12 file 2017.02.21 이다정 17473
초심잃은 기념일, 누구를 위한 것인가? 9 2017.02.21 김영은 20372
일명 '픽미 세대'의 살아남기 경쟁 속 희망 '청년창업 지원정책' 11 file 2017.02.21 이현주 25750
3.1일 민족의 고귀한 숨결 5 file 2017.02.21 김윤서 14689
뜨겁던 1990년대를 엿보다, 슈퍼소닉 3 file 2017.02.21 최윤정 16298
페미니즘에 대한 진실 혹은 오해 11 file 2017.02.21 백정현 20982
동해안과 일부 경북 건조특보…건조한 봄철, 산불 예방법은? 5 file 2017.02.21 한예진 16704
제 2, 제 3의 유관순을 찾아서... 제 16회 유관순 횃불상 워크숍 4 file 2017.02.21 강인주 15945
2월 14일 날은? 4 file 2017.02.21 김소은 15557
진정한 국경일의 의미, 역사로 찾자! 4 file 2017.02.21 정채린 18280
'한국의 우주공학과 천문학의 미래를 책임질 대한청소년천문우주공학회' 학술회 개최 7 file 2017.02.21 양민석 20967
촛불집회의 숨은 공신, 자원봉사자 6 file 2017.02.21 유림 18384
백화점의 유혹, 이 모든 것이 상술? 7 file 2017.02.21 이종은 17686
고요와 휴식의 낙원,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여행기 3 file 2017.02.21 박형근 24703
청소년증? 학생증? 18 file 2017.02.20 김애란 28398
이심전심 수학콘서트로 학생들과 공감한 EBS 2 file 2017.02.20 정윤서 24207
딥 러닝, 알파고의 천재적인 실력의 비밀? 4 file 2017.02.20 강상윤 19837
물을 사랑한 화합물, 고흡수성 고분자 4 file 2017.02.20 권보미 34561
일본 생활 문화를 엿보다 4 file 2017.02.20 장지민 20394
Ch?c m?ng n?m m?i! -베트남 다낭에서 새해를 맞이하다 7 file 2017.02.20 김량원 22447
평창동계올림픽 G-1, K-드라마 페스타 in 평창 행사 개최 1 file 2017.02.20 고주연 23259
k-pop 시장, 이젠 편의점까지? 7 2017.02.20 전예인 17805
대보름,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 세계불꽃 축제가 열리다. 2 file 2017.02.20 성다인 18740
동화 속 친구들이 살고 있는, 인천 송월동 동화마을 7 file 2017.02.20 한지민 37178
완벽함만을 추구하던 한 사람이 낳은 비극, '라플라스의 마녀' 9 file 2017.02.20 정지윤 20265
수지구청 사랑의 교복 나눔 행사 11 file 2017.02.20 이호균 20577
2월 20일, 무명의 기념일에서 유명의 기념일로 4 file 2017.02.20 조수민 17768
인문학을 두드리다, 인디고 서원 4 file 2017.02.20 오세민 19161
[MBN Y 포럼] 당신은 꿈이 있나요? 1 file 2017.02.20 임수연 15468
블락비와 함께한 "BEEUTIFUL" 했던 3시간 4 file 2017.02.20 박하연 17666
충치 치료, 때울 필요 없다? 8 file 2017.02.20 김나현 21315
“RISE”, 워싱턴 대학에서 개최한 설날 축제 2 file 2017.02.20 이민정 20551
미래를 이끌어 갈 창의적 인재는 누구? 4 file 2017.02.20 박민경 16891
학생들이 재구성한 뮤지컬 "God Spell" 하나님을 찬양하다. 3 file 2017.02.20 이찬희 20342
김윤식 시흥시장과 함께하는 우리동네 이야기 2 file 2017.02.19 최수빈 18367
[MBN Y Forum] 불가능을 즐겨라!, Enjoy the Impossible! 1 file 2017.02.19 박수연 23549
획기적인 기술 여기 다 모여!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4 file 2017.02.19 이재현 2166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