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화려했던 팬택,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by 5기정용환기자 posted Aug 28, 2017 Views 1720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httpblog.naver.comultrayoung1.PNG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팬택의 본사 건물에 붙어있던 간판을 내리는 모습, 이미지 제공=http://blog.naver.com/ultrayoung,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파산 직전에서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하 쏠리드)에 극적으로 인수되며, 부활하나 싶었던 팬택이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기업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장의 이치이지만 전성기 시절 벤처기업의 신화라 불리며 LG전자를 제치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했던 기업인 만큼 다시는 만나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하다.


팬택은 현재 특허 3,000여 건을 해외로 팔아넘기고 있고, 본사 건물은 (주)한샘에게, 김포 공장은 경매에 넘어간 상태이다. 예고되었던 OS 업데이트도 물거품이 되었고, 마지막 희망이었던 IoT 사업조차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치달았다. 또한, 쏠리드에 인수되어 `뉴팬택`이 출범하며, 소비자들에게 약속되었던 해외 사업 진출은 물론, 신제품은커녕 기업 운영도 영위하지 못하게 되었다.


뉴팬택의 출범, 그리고 IM-100의 실패

httpblog.naver.comultrayoung2.PNG

[팬택이 야심 차게 출시한 IM-100의 실물 사진, 이미지 제공=http://blog.naver.com/ultrayoung,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1년 7개월의 2차 워크아웃을 딛고, 화려하진 않지만 특별한 부활을 한 팬택은 이후 해외에서 V950이라는 이름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쏘았다.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도하고 있고, 저가 시장은 중국 제조사들의 돌풍이 도드라지므로, 2016년 6월, 중저가 시장에 IM-100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팬택 스마트폰에서 전통적으로 이어오던 IM이라는 모델명을 이용해 신제품을 IM-100으로 명명, `내가 돌아왔다`라는 언어유희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며 출시된 지 10일 만에 초기 물량인 3만 대가 동날 만큼 인기가 많았다. 이후 젊은 층들을 겨냥한 SNS 광고와 과거 맷돌 춤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박기웅을 광고 모델로 선정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듯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을 뿐 연말까지 3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했으나, 결과적으로 그에 절반도 못 미치는 13만여 대로 완벽한 실패가 되었다.


사실 IM-100의 실패는 출시 때부터 예상된 절차였다. 팬택의 사정을 고려해 출시 시기를 앞당기다 보니, 초기 물량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해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 물이 들어오던 시기에 노를 젓지 못했다. 또한, 중저가 스마트폰임에도 40만 원이 넘어가는 모호한 가격에 스냅드래곤 430을 탑재하며 보급형이라고 보기에는 가격면에서 무리가 있어 보였다. 또한, 번들로 제공되었던 `스톤`이라는 이름의 블루투스 스피커를 무리하게 끼워 팔며 출고가 상승을 조장했고, 카메라의 성능 또한 기대 이하였다.


본디, 높은 사양의 스마트폰을 의도하고 출시한 것이 아니기에 성능은 부족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쉬운 성능에 모호한 가격이 공존했던 IM-100을 소비자 관점에서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불투명한 기업의 미래는 A/S의 불투명함과 같으므로 오랜 기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온 팬택은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IM-100은 그렇지 못했고 결국?실패작으로 남고 말았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2014년 10월부터 시행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은 스마트폰 보조금을 규제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아주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법안 중 하나이다.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주어지는 불법적인 보조금을 방지해 모든 소비자가 공평하고 평등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게 한 법안인데, 이로 인해 전반적인 스마트폰 구매 보조금이 줄어듦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축소되었고 결국,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팬택이 이 단통법에 찬성했었다는 것인데,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스마트폰 기업인 LG전자와 팬택은 단통법에 찬성하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의도했던 것과 달리 단통법이 시행됨에 따라 소비가 축소되는 분위기가 커졌고, 그에 따른 영업부진이 결국 자본 잠식으로 이어져 기업의 전반적인 운영에 큰 타격이 갔다. 나중에는 법원에 탄원서까지 제출하여, 스스로 무덤을 판 행태가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소비자들에게 불법적인 보조금을 제공한 SKT, KT, LGU+(이하 이통사 3사)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총 두 달여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앞서 2차 워크아웃이 확정되며, 위기가 닥친 팬택은 후속작인 베가아이언2를 서둘러 출시해 적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었으나, 이통사 3사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며, 물량을 더는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내수 판매가 90% 이상인 팬택은 다른 기업에 비해 이통사 3사의 영업정지로 인한 영향이 컸고, 결국 팬택의 재정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성능과 무모한 가격 책정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제품 일명 `메이커`라 불리는 유명 기업의 제품을 사고 싶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명 기업보다 비교적 이름값이 떨어지는 팬택은 동 시기에 나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인 출고가를 책정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는 곧장 판매 저하로 연결되었고, 더 나아가 재정 악화와 그로 인한 구조조정까지 이어졌다.?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무리하게 뛰어든 결과였다.


팬택은 `베가`라는 이름으로 지속적인 스마트폰 출시를 이어왔는데, 부족한 하드웨어적 성능과 소프트웨어적인 최적화의 문제가 있었다. 일부 제품은 버그가 자주 발견되었고, A/S도 부족했다. 이로 인해 `베레기`라는 오명을 안았다. 고질적인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 특성을 극복하지 못하며, 성능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되어, 이도 저도 아닌 겉도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삼성의 독주, 애플의 추격

httpcafe.naver.comworldrank.jpg

[2008년부터 2015년까지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이미지 제공=http://cafe.naver.com/worldrank,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팬택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물러나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구도로 굳어져 가는 추세이다. LG전자는 2017년 3월 출시한 G6가 부진하면서 2017년 2분기, 1,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게 되었다. 전작인 G4, G5를 연이어 실패하며 반등을 노리던 LG전자는 G6의 실패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며, 경쟁작인 갤럭시 S8의 성공과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가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곳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독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독주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제에도 영향이 있겠으나,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질 낮은 제품을 비싼 값에 사게 되는 등 시장 권력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점유율은 상향곡선을, LG전자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던 팬택의 몰락은 아쉽기만 하다.


쏠리드의 팬택 매각


2017년 5월 팬택을 인수한 쏠리드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고 IoT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특허와 연구자료를 팔아치우며 `특허 먹튀`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어서 2달 후에는 IoT 사업 매각을 공식화하며 `특허 먹튀`는 현실화되었다. 매각된 주요 특허 중에는 애플에 11건, 골드피크 이노베이션즈에 230건을 넘기며, IT 사업에 제일 중요한 특허와 기술이 해외로 팔려나갔다. 해외로 주요 기술들이 유출되며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어쩌면 쏠리드는 처음부터 팬택을 살릴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재기작이었던 IM-100의 실패, 운영의 미숙 등 무조건 쏠리드의 탓을 할 수는 없다. 정말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팔아넘겼을 수도 있다. 씁쓸하지만 시장의 이치에 따라 팬택은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그 3년이 넘었던 `희망 고문`의 대장정은 끝이 나고 말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5기 정용환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5기안중원기자 2017.08.24 23:47
    객관적인 자료제시가 좋은것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 ?
    5기고은경기자 2017.08.28 22:53
    정보화 시대에 특히 전자기기는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펜택이라는 회사를 모르고 있었는데 기자님 기사 덕분에 많은 걸 알고 갑니다.
  • ?
    5기김동수기자 2017.09.01 05:18
    정말 디자인이 이쁜 케이스라서 관심이 많았었는데 그런 디자인의 회사가 매각이라니 ,..아쉅네요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615701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780372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995665
김복동 할머니 별세, 위안부 문제의 현주소는? file 2019.02.26 박은서 11888
의정부 고교생 장 파열 폭행 사건... 과연 진실은? 1 file 2019.02.26 최수혁 15975
환영받지 못하는 종이 빨대, 이대로 괜찮을까? 4 file 2019.02.25 이하랑 20792
보이지 않는 재앙, '미세먼지' 1 file 2019.02.25 김현정 13129
현대판 코르셋, 이대로 괜찮은가? 2 file 2019.02.22 문혜원 19242
''우리는 요구합니다'', 스쿨미투 집회 1 file 2019.02.21 안예슬 12245
SNS 마케팅에 대하여 1 file 2019.02.21 김세진 15514
이번 설날 연휴, 고속도로 정체가 발생한 이유는? 1 file 2019.02.20 권민성 15372
낙태죄 폐지를 둘러싼 찬반 대립, 내면은? 4 file 2019.02.19 하지혜 19449
페이스북 메신저,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5 file 2019.02.19 노영우 23946
경제를 움직이는 빨대효과 file 2019.02.19 김해인 13683
지방 인프라 부족 현상, 이대로 보기만 할 수 없다 3 file 2019.02.18 김지현 23036
미세먼지의 주범, 질소산화물이 도대체 뭐길래 1 file 2019.02.18 임현애 19934
청소년도 쉽게 보는 심리학: ② 자이가르닉 효과 2 file 2019.02.18 하예원 17292
부르키나파소의 총리와 내각, 사임하다 1 file 2019.02.13 이솔 12702
지방의회 이대로 괜찮은가? file 2019.02.08 이남규 12759
실생활의 많은 부분 기여한 21세기의 기술, '나노기술' 1 2019.02.07 송지윤 21818
점점 불편해지는 교복, 이대로 괜찮을까? 5 file 2019.02.07 고유진 27621
인류의 달 탐사 경쟁, 중국의 선취점 1 file 2019.02.07 백광렬 15636
순환되지 못하는 경제, 젠트리피케이션 2 2019.02.01 권오현 13259
SNS상 신조어 사용, 영화 말모이를 통해 돌아보다 3 file 2019.02.01 김수민 28441
UAE 홈 팬들의 물병 투척, 당당하지 못한 행동 file 2019.01.31 박상은 12409
우주의 탄생, 작은 점이 폭발하다 1 file 2019.01.31 김가영 11468
카카오톡 대화 삭제 기능, 득일가 실일까 3 2019.01.31 이현림 17289
학폭위 이대로 당하고 있어야만 하나? 1 2019.01.29 김아랑 14748
최악의 폭염, 얼마 남지 않은 골든타임 1 file 2019.01.29 김사랑 11689
몰카 범죄...하루빨리 해결책 내놓아야 file 2019.01.28 김예원 12551
설 연휴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홍역 예방법 file 2019.01.28 김태은 13488
고 김용균, 비정규직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다 file 2019.01.28 최경서 11781
‘박항서 효과’로 인한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 1 file 2019.01.28 이유성 14693
잘못된 생각으로 실생활 속 결정에 많은 영향을 주는 생존 편향(Survivorship bias) file 2019.01.25 송지윤 23580
지구 온난화: 이대로 괜찮은가? file 2019.01.24 신지수 17566
증가하는 노인 복지 정책 예산.. 효과는? file 2019.01.23 허재영 13255
청소년 아르바이트, 보호 vs 인정 2 file 2019.01.22 박서현 18242
일본군 '위안부' 문제-현세대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 2 file 2019.01.21 황민주 17048
'금모으기 운동'은 어떤 운동이었을까? 1 file 2019.01.21 강민성 18056
자유한국당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 발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안타까운 일···” file 2019.01.21 이진우 13533
광명고등학교 학생 10명 중 7명, "소년법 개정 필요하다" 2 file 2019.01.14 류주희 15995
언론으로 인한 성범죄 2차 피해, 언론은 성범죄를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가? 8 file 2019.01.11 하영은 19717
청소년들이 던져야 할 질문 하나, 과연 문명의 발전은 인류를 행복하게 해주었을까? 2 2019.01.11 임효주 17156
미·중 무역협상은 무역전쟁의 피날레를 결정짓는 결정타가 될 수 있을까 2 file 2019.01.11 한신원 15880
노화? 제대로 알고 방지하자! 1 2019.01.08 이지은 14088
문 대통령이 밝힌 기해년의 목표는 무엇인가 file 2019.01.08 권나영 11587
백악관에서 출입금지시킨 CNN기자 백악관 귀환 file 2019.01.07 강신재 12776
명성이 떨어져 가는 블랙 프라이데이, 그 뒤에 사이버 먼데이? file 2019.01.07 이우진 13362
음주운전과 윤창호법 1 file 2019.01.07 조아현 12206
청소년도 쉽게 보는 심리학: ① 리플리 증후군 file 2019.01.04 하예원 15884
플레디스 유튜브 계정 통합. 팬들의 의견은? file 2019.01.03 김민서 1577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