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서원오기자]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 짖는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미술관에서 반려견을 초대했기 때문이다. 10월 25일까지 열렸던 이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나 상황이 개선되면서 무사히 열릴 수 있었다.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은 미술관의 실질적인 손님으로 개들을 초대하면서 현대사회의 반려의 의미, 우리 사회에서의 미술관이 담보하는 공공성의 범위, 공적 개념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보기 위한 전시였다.
전시장은 개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해 제작되었는데, 전시장 앞의 마당에는 어질리티 기구와 추상적인 조각을 결합해 개들의 놀이터로 구성되었다. 전시장의 내부 역시 개와 사람의 높낮이를 고려한 전시구조를 갖추고 있다. 김경재 작가의 〈가까운 미래, 남의 거실 이용방법〉은 반려동물이 올라갈 수 있는 나선형의 구조물을 통해 사람과 같은 눈높이에서 전시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일방적인 애완의 관계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독특한 관계를 재해석된 거실로 표현한 것이다. 〈푸르고 노란〉과 〈다가서면 보이는〉과 같이 적록색맹인 개의 시각에서 표현한 작품도 있으며 〈늑대들〉과 같이 소리를 강조한 작품도 있다. 데멜자 코이의 〈브리더〉는 심미적인 이유로 유전자를 조작해 맞춤형 애완동물을 디자인하는 과학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데멜자 코이는 이 작품을 통해 동물의 삶을 우리의 삶에 맞추는 인간중심주의와 소비문화를 비판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볼 수 있듯 반려동물은 우리 사회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저출산에 대한 문제가 대두된 이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많은 노력이 들어갔지만, 최근 2년 연속으로 0명대의 출산율을 기록했고(2018년 0.98명, 2019년 0.92명) OECD 회원국 중에서 유일하게 출산율 0명대 국가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과거에는 ‘god의 육아일기’부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같은 육아 예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반면 그 자리를 차지한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개는 훌륭하다’와 같은 동물예능이 인기를 얻었으며 특히 강형욱 보듬컴퍼니대표는 ‘개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반려동물 연관 산업의 규모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2조 1455억에서 2020년 3조 3753억으로 성장했으며 2027년 6조 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아이가 태어나지 않게 되면서 우리 사회의 관심 또한 동물로 변하고 있다. 이번 국립현대미술관의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전시는 미술관의 접근성 향상과 ‘모두’에 대한 고민에 대한 나름의 대답이며 관람객의 입장에서도 타자에 대한 의미, 반려와 관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전시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1기 대학생기자 서원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