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이상(본명 김해경)의 대표적인 소설 날개의 첫 문장이다. 그는 한국 문학에서 가장 뛰어난 천재 시인이자 소설가로 평가받고 있는 동시에 여전히 많은 대중들에게 난해하고 어렵기만하다고 인식되곤 한다. 그런 그의 시와 소설들을 그의 삶과 엮어 풀어놓은 극이 바로 뮤지컬 스모크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16년 12월 16일부터 22일까지 김경수, 박은석, 이용규, 윤소호, 정연, 유주혜 캐스팅으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마쳤다. 추정화 작, 연출과 허수현 작곡가 콤비에 의해 탄생한 뮤지컬 스모크는 트라이아웃 공연 중에 작품이 너무 난해하며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었다. 이후 많은 수정을 거쳐 현재는 본공연으로 초 역에 김경수, 김재범, 박은석, 해 역에 고은성, 윤소호, 정원영, 홍 역에 유주혜, 정연, 김여진 캐스팅으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중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지나기자]
이 뮤지컬은 시인 이상을 모티프로 한 만큼 이해하기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초와 홍과 해라는 인물들 역시 시인 이상, 더 나아가서는 인간이 보편적으로 갖는 또 다른 분열적 자아, 혹은 고통 자체라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그리고 세상과, 자신 안의 자아들과 끊임없이 싸우며 생과 사 사이에서 갈등한다는 내용은 관객들에게 다소 심오하고 고통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상의 시를 바탕으로 쓰여진 가사와 음울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 그리고 절망과 혼란과 희망에 뒤섞인 이상의 세 가지 모습 초, 해, 홍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에 몰입하다보면 어느 새 이상이라는 인간과 그의 작품들과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 작품 속에서 이상은 그저 권태롭고 우울하고 무기력한 인간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해받지 못하는 세상에 투쟁하고 글을 사랑하고 추락 끝에 날아오르고자 했던 희망을 가졌던 한 인간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는, 이상은 끊임없이 초와 같이 죽음을 갈망했지만 동시에 홍처럼 생의 고통을 껴안고 살아가고자 했던, 천재 작가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시인 이상의 고통과 절망, 그리고 생을 그려낸 뮤지컬 <스모크>는 2017년 3월 18일부터 5월 28일까지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이지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