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크고 슬픈 눈을 가진 아이를 본 적이 있는가? 물론 마가렛 킨의 그림 속 아이 말이다. 아이는 일반적인 큰 눈의, 또 슬픈 눈의 아이들에 비해 비현실적이면서 다르다. 1950-60년대 미국 미술계에서 일명 '킨 열풍'을 일으킨 작가 '마가렛 킨'의 작품, 그리고 그녀를 회고전 <빅 아이즈>를 통해 알아보자.
이번 회고전은 마가렛 킨의 아시아 최초 회고전으로, 서울시 강남구 마이아트뮤지엄에서 2020년 5월 13일부터 9월 27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도슨트 해설의 경우 평일과 주말 각각 4회, 3회로 운영되지만 전시장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미리 확인이 필요하다. 총 5부로 나누어진 전시는 빅 아이즈의 시작과 현재, 그림 속의 아이들, 여인들,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고스트 화가로 살았던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5기 한채연기자]
"눈은 영혼의 창이다" 그림과 함께 전시장 벽면에 놓인 작가의 말이다. 마가렛 킨의 아이들의 크고도 슬픈 눈망울들은 말 그대로 그녀의 가장 깊은 감정을 표현하는 영혼의 창일까. 남편 월터의 사업으로 그녀의 작품은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고, 포스터나 엽서와 같은 복제품으로 팔리면서 대중미술의 상업화,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던 중 월터가 자신의 이름을 빅 아이즈에 걸면서 그녀는 작가로서의 이름을 잃었고, 동시에 거짓말에 동참하며 그렇게 고스트 화가로서 10여 년을 보냈다. 초반의 빅 아이즈 작품과 또 다른 자아를 표현하는 여인들이 그려진 작품들은 정말 당시의 작가 본인을 그려내듯 어둡고, 두렵고, 무서워 보이기도 한다.
계속되는 남편의 작가 행세와 거짓에 참여하는 자신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던 마가렛은 월터와의 이혼 후 한 라디오를 통해 자신이 빅 아이즈의 진짜 작가임을, 'KEANE' 서명의 진짜 주인공임을 밝혔고, 수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재판장에서 직접 그림을 그려 원작자임을 증명함과 동시에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이후 새 삶을 살게 된 그녀의 작품 속엔 여전히 커다랗지만 이제 슬픔과 불안보단 행복과 희망이 어울리는 아이의 눈이, 희망적인 메시지가, 밝고 따뜻한 색채가 자리 잡았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5기 한채연기자]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5기 한채연기자]
마가렛 킨은 한 명의 작가로서, 한 명의 여성으로서 이름을 내세우고 입지를 다지며 당시 사회의 변화와 예술의 확산을 이룬 이 시대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이다. 이 점을 알게 해주는, 또 회고전인 만큼 작가의 그림만큼이나 그 안에 담긴 여러 의미와 시간도 짧게나마 겪게 해주는 <빅 아이즈>를 시간이 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직접 관람해보길 권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15기 한채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