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직접 찍음)
10월 24일 공지영 작가와의 북 콘서트가 성남시청 1층 온누리 홀에서 열렸다. 마침 그날 시청 밖에서도 다양한 행사들이 열려 성남시청의 안과 밖은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웃음으로 가득했다.
11시가 조금 지나자 사회자가 나와 오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북밴이 공연을 연주하면서 북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북밴은 3인으로 구성된 밴드 이름으로 문학가들의 작품을 감상한 후 그에 대한 느낌을 노래로 만들고 그것을 연주해왔다고 한다.
북밴은 빌 에반스의 노래인 waltz for debby와 함께 고은 시인의 '꽃지에서'라는 시에서 감명 받아 작곡한 노래를 선보였다. 고은 시인의 ‘꽃지에서’는 안면도 해수욕장의 해지는 모습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라고 한다.
북 콘서트의 초반부에는 공지영 작가와 그녀의 삶에 대해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가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딸에게 주는 레시피 등 소설과 에세이 작가로 유명한 공지영은 사실 '이태원의 하늘' 이라는 시로 작가계에 데뷔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천재성을 가진 시인들과의 만남을 거듭하면서 '아 난 저분들을 따라 갈 수는 없을 것 같아. 차라리 상대적으로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한 소설을 쓰며 노력파 소설가가 되자!' 라는 마음이 들었고, 이 사건을 계기로 소설가로 전향했다는 농담반 진담반 섞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강력히 느낄 수 있던 것은 그녀는 자신의 직업을, 글쓰기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살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으면 무엇을 하시겠어요?" 라는 물음에 "글을 쓰겠어요" 라고 답할 것 같다고 했을 만큼 말이다.
북 콘서트에서 공지영 작가가 소개했던 자신의 책은 '딸에게 주는 레시피'라는 제목의 에세이집이다.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는 딸에게 보내는 삶에 관한 따뜻하고 솔직한 응원을 담은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 이 책에서는 결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인생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딸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엄마 공지영이 10분~15분이면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쉬운 요리법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생애의 긴 시간을 이겨내면서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후회했던, 때론 감사하게 살아왔던 인생 이야기를 요리법과 함께 책에 고스란히 녹여냈다고 한다.
책 소개 까지 마치고 마지막으로 '삶과 문학' 이라는 주제의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의 내용은 이러했다. 공지영 작가는 여태 인류사회에는 항상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것이 신화든 미신이든 설화든 혹은 지금의 소설이든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가 있어온 까닭은 '공감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녀는 공감하지 않는 인류는 멸망한다고 역설했다. 가령 세월호 사건을 이야기 해보자.
세월호 사건을 보며 슬퍼했던 사람들 중에는 아이를 낳아본 사람들도 또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 국민이 너나 가릴 것 없이 모두 함께 슬픔에 잠겼던 이유는 뭘까? 바로 공감능력 때문이다. 공감능력 덕분에 우리는 겪어보지 않고도 슬픔의 감정을 느꼈고 마음 아파했고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일이 잘 풀리기를 간절히 기도했던 것이다.
작가는 그럼 현대 사회의 사람들은 도대체 왜 이기적인가에 대해도 언급했다.
이야기 덕분에 우리가 공감할 수는 것임을 강조했던 그녀는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사회에는 이야기가 너무 많기 때문에 우리가 이기적으로 변한 것이라고 하였다.
오늘 날엔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 사회에 모두 감정이입 하다간 내가 죽어 나간다는게 이유였다. 그리고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모두 멸망할 것이라며 야박하고 자신 외엔 아무도 믿지 못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렇게 그녀는 공감하며 약자를 돕는 훌륭한 시민이 되는 말과 함께 강연을 마쳤다.
그리고 북 콘서트의 마지막도 개똥 벌레를 부르는 북밴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끝이 났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장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