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개막식을 올린 ‘제 33회 국제의료기기 및 병원설비전시회(이하 KIMES)’는 코엑스에서 진행되었으며 행사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의료인의 대축제’라 불리는 KIMES에서는 각종 기술을 활용한 의학 장비들을 볼 수 있는데 실제로 그 기기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 있어 KIMES 행사에 참여한 일반인들이나 중고등학생들도 의료기기 속에 적용된 공학 기술과 원리를 배울 수 있다.
그 중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 기기는 뇌졸중 환자나 뇌손상을 입은 이들을 위해 개발된 ‘로보틱 손’이었다. 일반적으로 뇌 기능에 문제가 없는 사람은 손을 움직이려 할 때 뇌에서 움직임에 대한 신호를 근육으로 전달하면 그에 따라 운동을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뇌에 손상을 입게 되면 전달되는 운동 신호가 매우 미약하여 움직임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전기 자극이나 물리치료, 도수 치료 등 현재 보급된 것이 많지만 이것들은 일시적으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와는 달리 ‘로보틱 손’은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환자의 손상된 뇌 신경회로를 연결하고자 한다. 뇌에서 운동에 대한 의지가 생기면 운동신경으로 운동신호가 전달되고 이것을 EMG 센서가 탐지하여 로보틱 손에 의존해 운동을 하게 된다. 간단한 게임을 통해 이 운동학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환자들은 지루해하지 않고 오히려 외부의 시각화된 영상으로부터 운동재학습이 촉진되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의료기기는 신경성형(Neuroplasticity)을 가능케 하여 매년 세계적으로 약 1천 7백만 명 이상 발생하는 뇌졸중 환자의 치료를 돕는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기술이 적용된 것은 박테리아 등 여러 질병 원인균을 제거하는 멸균기이다. 이는 저농도 과산화수소 기반 솔루션이 대기저온플라즈마를 통과하여 활성산소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기기가 작동한다. 플라즈마를 통과하면서 분리된 활성산소는 단백질을 손상시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세균을 잔여물 없이 파괴할 수 있게 된다. 멸균하고 난 뒤에는 물과 산소로 전환되어 인체에도 무해하며 환경 친화적인 녹색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 날 KIMES에는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방문했다. 그 분야에서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공학 분야에 관심이 많은 중고등학생들도 눈에 띄었고, 대학생들도 쉽게 마주칠 수 있었다. 보건과학을 전공한 대학생 강OO 군은 이 행사의 의의를 묻자 "박람회 형식으로 진행되어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료기기들을 접하고, 그 속에 담긴 공학 기술을 배워갈 수 있는 것 같아서 좋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사람들이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공학 기술도 더욱 발전할 것이고 국가적으로 큰 이익이 될 것이다. 자주 이런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치료가 어려운 질병으로 인해 점차 고통을 겪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겐 KIMES와 같은 행사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날들을 지켜주고 우리를 위협하는 수많은 질병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얻은 지식들은 미래의 의학 분야 발전에서 상당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영서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4기 이영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