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서울시 성북구 꿈빛극장에서 진행된 날컴퍼니의 ‘나는나비’ 뮤지컬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생명 존중이라는 모토 아래 공연된 ‘나는나비’ 뮤지컬은 한 중학교에서 일어나는 학교 폭력과 따돌림, 그리고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하게 되는 선택을 70분이라는 러닝타임으로 녹여낸 작품이다.
[이미지 제공=날컴퍼니,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극 중에는 ‘유나비’라는 주인공이 있다. 나비는 주변의 말과 시선에 민감한 아이이다. 뮤지컬의 오프닝 넘버<사뿐사뿐>의 ‘살금살금,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 큰소리치면 느껴지는 시선’ 과 같은 가사에서 나비의 성격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극 중에 나오는 나비의 친구 ’동훈‘이 주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비는 주변의 말과 시선에 예민한, 즉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들의 협박에 못 이겨 자신도 동훈에게 메신저로 따돌림에 동참한다.
동훈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죄책감에 휩싸인 나비는 길고양이이자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고양이 ‘나비’를 친구로 대하며 마음 속 답답함을 애써 지워냈다. 그러나 동훈을 괴롭히던 친구들이 고양이를 죽이려는 목적으로 던진 돌에 동훈이 위협을 받자, 나비는 더 이상 참지 않았다. 용감하게 돌을 던진 무리의 대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진실을 말하라며 따지고, 따돌림에 동참한 자기 자신을 끝없이 자책하고 반성하며 가해자 무리와는 다르게 동훈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
‘나는나비’ 뮤지컬은 불안정한 시기를 지나는 청소년들의 실상을 자세히 보여 주는 극이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부터가 안전하지 못한 장소로 묘사되며, 아이들은 자신들이 생존해야 할 사회에서 ‘경쟁우위’를 인생에서 추구해야 할 가장 높은 가치로 판단한다. 작 중의 가해자 무리에 속한 민지와 용준이 엄연한 가해자이면서도 어떤 부분에서는 피해자가 되는 것도 이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생명 존중이라는 키워드는 우리 사회에서 찾아보기 쉽지도, 어렵지도 않다. 그러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생명 존중에 대해 설명하라고 한다면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한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각자의 삶을 살아내느라 뒷전으로 밀려버린 현실이다. ‘나는나비’는 뒷전으로 밀린 생명 존중이라는 개념을 끄집어내 날카롭게 지적한 작품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22기 최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