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월드컵을 앞두고 도하에 건설 중인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현장에서 이주민 건설노동자들이 제도적인 인권침해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는 강제노동에 내몰리는 경우도 있다고 국제앰네스티가 신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보고서 <아름다운 경기의 추한 단면: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카타르에서 벌어지는 노동 착취>는 끔찍한 처우를 받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충격적인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월드컵 건설현장 노동자 수는 향후 2년 내에 거의 열 배가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FIFA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된 카타르가 지난 5년 동안 월드컵 경기장 건설노동자의 노동착취 문제에 대해 정부가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하지 못하면서 여전히 이주노동자의 노동착취가 만연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주건설노동자 대부분이 경악할 정도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노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공개되었음에도, 카타르 정부는 만성적인 노동착취를 끝내기 위해 거의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국제엠네스티의 다른 보고서 <최소한의 약속, 거의 없는 성과: 2022 월드컵을 앞둔 카타르의 이주노동자 인권침해>에서는 국제앰네스티가 선정한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 9가지에 대해 카타르 정부의 대응을 평가했지만 몇몇 문제에 대해서만 제한적인 수준의 진전이 이루어졌고, 나머지 문제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다.
카타르 정부의 노동개혁은 고질적으로 지연되어 왔고, 이것이 인권 침해로 계속 이어져 왔다. 카타르 정부가 제시한 개혁안은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용주에게 휘둘리게 만드는 핵심적인 문제를 다루지 못하는 것이었으며, 이마저도 시행이 미뤄지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2015/2016연례보고서 2015년 1년 동안의 전 세계 160개국의 인권 상황을 담고있다. 하지만 카타르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인권은 물론 노동착취에 대해 개혁의 의지가 없어보인다. 사진은 카타르의 이주노동자인권 현황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노태인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2022년 카타르를 방문하게 될 모든 축구팬들과 축구스타들은 이주노동자들의 피와 땀, 눈물로 얼룩진 축제를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물어 봐야 할 것 같다. 이처럼 유감스러운 현실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책임이 있다. FIFA는 카타르에서 노동인권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카타르 정부 및 사업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노동착취로 쌓아 올린 월드컵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부터 카타르 이주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조사했으며 여러 차례의 현장 방문 조사를 실시했다. 꾸준히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이주노동인권의 핵심 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카타르 정부는 그 중 몇 몇 항목에서 심각하게 미흡한 수준이었다.
국제앰네스티는 만연한 이주민 노동착취 실태를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인권침해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1년 더 가까워져가고 있고 노동현자의 변화가 이루어지기까지 남은 시간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이주노동자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예정인 만큼 시급히 인권 개혁을 해야 할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하다. 하지만 카타르 정부는 노동 착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인권침해를 뿌리뽑기 보다 덮어버리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일으키고 있다. 일례로 카타르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에 대해 조사하던 기자와 인권활동가들은 정부로부터 구금과 심문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각각 이주노동자 착취 실태를 조사하던 독일 방송사 WDR과 영국 BBC의 기자들이 구금되었다.
이들을 구금하고 위협함으로써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실태를 기록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은 정부가 카타르에서 인권을 침해받고 있는 수만 명의 끔찍한 현실을 다루기보다, 국가적 이미지에 더 신경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FIFA는 월드컵 본선 기간을 전례 없이 여름에서 겨울로 변경하면서까지 카타르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간헐적으로 발표하는 공식 성명 외에는 카타르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도록 어떻게 압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고 구체적인 안건을 설정하지 않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 여부가 인권 존중 여하에 따라 결정될 것임을 분명히 하지 않지만 현재 당면한 인권문제를 빠져나가지는 못할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3기 노태인기자]